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셈법 공개…“18조 4,000억 창출”

현장+ / 성지온 기자 / 2022-05-24 11: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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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사회적 가치 18조 창출…관계사별 사회적가치 측정값•세부 산식•데이터 공개
-최태원 회장 “측정 결과 투명 공개 및 외부 소통 통해 측정 방법 개선책 마련”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2021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일요주간 = 성지온 기자] SK그룹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 산출 결과를 공개했다.


SK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2021년 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라는 주제로 언론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약 18조 4,000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약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60%에 달한다는 자체 평가를 한 셈이다.

SK는 2018년부터 무형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유형의 화폐 가치로 산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DBL 경영 강화에 따른 행보로 해석된다. 

 

▲김광조 SV(사회적 가치)위원회 부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언론 설명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성지온 기자>

이날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 위원회 위원장은 “재무제표나 실적 등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 존재하나 사회적 가치 부분은 그렇지 못했다”라면서 “측정되지 않으면 관리될 수 없다는 경영학계 격언이 있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방향성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이 이해관계자들과 당면한 문제를 해결 혹은 완화하면서 이바지한 가치다. 지표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경제 간접 기여 성과(E):고용, 배당, 납세 ▲환경 성과(E): 환경 공정, 환경 제품·서비스 ▲사회 성과(S):사회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이다. 다만, 이날 지배구조(G) 지표는 관리 중인 관계로 발표하지 않았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관계사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납세(+100%)와 고용(+39%)이 전년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사회 제품·서비스(+76%), 노동(+93%) 분야 증가세도 뚜렷했다. 반면 환경공정(-2%)과 동반성장(-0.07%)은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에 앞서 최태원 회장은 “긍정적인 측정 결과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와의 소통 과정 등에서 보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형희 위원장은 환경 지표와 관련해 “환경 부분은 온실가스가 굉장히 중요한 항목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대기오염 물질은 과거부터 꾸준히 관리를 해서 수준 있게 관리되고 있지만 온실가스는 공장 증설과 조업률 증가에 따라서 변동이 많다”라면서 “넷 제로와 RE100 선언 등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향후 2~3년간은 탄소배출 총량을 줄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나 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촉발하는 ‘경영 인프라’로 기능해 오고 있다”면서 “그 결과 관계사들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 셈법 공개 

SK는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생산, 판매, 인력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긍정 성과는‘+’, 부정 성과는 ‘–’를 적용해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적용한 주요 항목은 세 가지다. 시장 평균 기준(베이스라인), 국제기구·정부·협회 등 발표 지표(화폐화 단위 기준), 기여도 등이다.

SK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전체 시장 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 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 가치 총액을 산정한다”라고 설명했다.

 

▲SK는 지난 23일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산출하는 셈법을 외부에 공개했다. 사진은 SK인천석유화학의 폐열을 온실가스 저감에 활용하여 28억 원의 사회적 가치로 창출했다는 설명의 그림. <사진=SK그룹 제공>


 
예를 들어, SK인천석유화학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폐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인근 지역 사회에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함으로써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28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SK는 설명했다. 해당 금액은 온실가스 배출계수 및 감축 비용, 공급 열량 등을 대입했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사례도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내트럭하우스’로 115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내트럭하우스’는 대형 화물트럭 주차장과 정비소, 주유소, 각종 운전사 휴게시설을 한자리에 모은 SK이노베이션의 서비스 상품이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ESG 추진 담당은 “내트럭하우스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쉴 공간이 없어서 이면도로나 주택가에 불법 주차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라면서 “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의 휴식으로 올릴 수 있는 교통사고 예방 편익은 1인당 5,917원이다. 여기에 내트럭하우스 연간 이용자(60만9,000명)를 곱하면, 교통사고 예방효과는 36억 원이다. 대당 2,350원의 주차 비용을 아껴 화물차 140만 1,000대가 33억 원을 절약했다. 편의시설 이용으로 46억 원의 여가가치 개선 효과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ESG 추진 담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2021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성지온 기자>

SK텔레콤은 ▲NUGU 코로나·백신 케어콜 ▲보이스 피싱 예방 시스템 ▲T맵 운전 습관 등을 통해 지난해 약 2조 3,408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인공지능과 ICT에 기반한 사회안전망 제품과 서비스 이용자 증가가 사회적 가치 성과 확대를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호 SK텔레콤 ESG 추진 담당은 “SK텔레콤은 누구(NUGU) 케어콜을 통한 코로나19 증상 발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보건소 등 관련 기관의 자가격리 등 업무를 대폭 줄였다. 이같이 공무원 인력 대체를 통한 사회적 가치는 약 11억원의 효과를 기록했다. 이는 케어콜 누적 통화시간에 보건소 9급 공무원 평균 시급을 대입한 수치”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가 자체 반도체 전문 학습기관 ‘반도체 아카데미’ 운영으로 얻은 사회적 가치는 지난해에만 85억 원으로 집계됐다.

 

▲박철범 SK하이닉스 ESG 추진 담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2021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성지온 기자>

 

SK하이닉스 박철범 ESG 추진 담당은 “SK하이닉스는 사설 교육기관의 평균 교육비에 지난해 전체 수강 인원을 곱한 수치”라면서 “이 외에도 신기술, 신소재 개발 협력과 인프라 공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지표 역시 금융 지원부터 노동 여건 제공, 기술지원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형희 위원장은 ‘계산식’과 관련해 “사회적 가치 창출 및 화폐화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동시에 사회적 가치 정보를 투자와 소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공개를 결정했다”라면서 “사회적 가치 도출 계산식과 성과가 가지는 의미를 공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측정 시스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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