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People / 남해진 논설주간 / 2019-12-26 12: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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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주간 남해진

[일요주간 = 논설주간 남해진] 온 겨레 정성들여 해 돼 오르니 올 설날 이 아침야 더 찬란하다 뉘라서 겨울더러 춥다더냐 오는 봄만 맞으려 말고 내 손으로 만들자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정치‧경제‧외교‧국방‧안보 할 것 없이 전방위로 질곡(桎梏)을 헤매며 달려온 기해년(己亥年)이 저물어 간다. 매년 미흡한 심경과 아쉬움으로 보내는 세모(歲暮), 늘 기대와 희망으로 맞는 원단(元旦)이다.

정인보 선생의 ‘새해의 노래’, 신동엽 시인의 시 ‘새해 새 아침은’이다. 온 겨레의 갈망으로 찬란한 희망의 태양이 솟아오르고, 새해 아침은 새해에 대한 덕담으로 넘친다. 그러나 희망의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덕담만으로도 오지 않는다.

512조 3,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12일 문희상 국회 의장에 의해 절차를 건너뛰며 날치기로 처리되었고,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의해 23일 시작된 선거법에 관한 필리버스터가 여야 의원 14명에 의해 25일 자정까지 50시간 10분 동안 진행되었다.

패스트 트랙에 올린 선거법은 민주당과 친여 정치 그룹인 ‘1+4 협의체’에 의해 꼼수에 꼼수를 거듭하다가, 지역구 253 비례대표 47 현행 안으로 회귀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47명 중 30명에 대해 50%의 비례 연동을 적용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72시간 자동폐기를 위해 여당은 본회의를 하루 연기하고, 27일 선거법을 강행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응하여 자유한국당은 위성정당으로 ‘비례한국당’ 창당을 예고했다.
신의 한 수‧절대 묘수로 불리는 이 안에 허를 찔린 범여권이 한국당을 향해 ‘불법’ ‘꼼수’라며 길길이 날뛰고 있다.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출범시키지 않는 한, 자유한국당의 총선 승리와 정의당을 비롯한 범여권 중소 정당의 필패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무소불위가 될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친여 4군소정당을 꼬드겼고, 하이에나 본성으로 비례 몇 석에 눈 먼 이들은 이 꼼수에 서슴없이 야합했다.
적의 적은 우군이듯이, 꼼수의 꼼수는 자충수(自充手)로 귀결된다. 궁여지책으로 짜낸 자유한국당의 정당방위 ‘비례한국당’ 창당이 범여권에는 부메랑 자충수가 되었다.

선거법을 4군소정당에 양보하며 ‘공수처법’에 당의 명운을 거는 집권 여당과 청와대의 속셈은 무엇인가. 공수처법은 대통령이 국회동의 없이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40명의 수사관을 임명하도록 했다.
‘기소심의위원회’ 설치를 배제 했으며, 고위 공직자 범죄를 ‘인지할 경우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했다. 독재(獨裁)로 가는 초헌법적‧위헌적 ‘슈퍼 사정기구’이다. 이 법 신설에 침묵을 지키던 윤석열 검찰이 ‘수사 검열’과 ‘독소조항’을 언급하며 격노했다.

국민의 안보 불감증이 심히 염려되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위중하다. 글로벌 호크 등 미군의 유‧무인 초계정찰기 4대가 24~25일 5차례나 출동하며 북한을 감시했다.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공언한 김정은에 대해 ‘화염과 분노’로 경고한 미국이다. 총동원령을 내린 김정은이 ICBM이나 SLBM 어느 것을 불쑥 내밀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23일 베이징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주석은 한국 내 사드와 미국의 중거리 배치를 언급했다. 끊임없는 내정 간섭에도 사대외교를 자처하는 정권이다. 일본 아베 총리와의 회담은 수출규제와 징용배상문제에 대해 상호 원론적인 주장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이 났다. 우리 외교의 현주소이다.

7,000억 들여 정비한 월성1호기 원전을 영구 정지한다고 한다. 모순투성이의 탈원전 정책을 끝내 고집하는 문 대통령이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충당하는가.

18번을 주무른 누더기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은 폭등하고, 생존을 위한 기업의 해외로의 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투자가 5년 사이 13조 4,800억 감소한데 비해 해외 투자는 1조 9,000억이 늘었다. ‘소주성’, ‘주 52시간 근무’, 급속한 ‘최저임금정책’의 당연한 귀결 아닌가.

평화경제가 이루어지면, 2045년에는 GDP 7만 달러의 선진국이 된다고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뜬구름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가 “한국 경제가 상당히 궤도를 이탈한 절박감이 있다.”고 해도 문 대통령은 줄곧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폭군의 대명사 연산군의 폭정(暴政)에는 분노와 복수에 더해 주류 신하들의 아첨이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독선과 아집으로 강행되는 이 정부의 정책과 실행, 文비어천가 소리만 높고 사회주의·전체주의로 끌고 가는 폭정이 결코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조국 게이트 등 불거진 사건과 게이트가 만만치 않다. 작년 울산시장 선거의 ‘김기현 하명 수사 건’에서는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과 VIP 언급의 메모가 나왔다. 3‧15부정선거를 능가하는 조직적 부정선거로 이 정권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이란 사건, 게이트란 게이트, 이 정권이 쌓아 온 온갖 적폐를 묻기 위해 사력을 다해 공수처법을 강행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나치면 폭발하게 되고 강력한 국민적 저항을 받게 마련이다. 무한할 것 같지만 정권은 유한하다. 국회 선진화법처럼 자승자박의 굴레에 묶이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들의 눈빛 속에서 열린다.”고 시인은 노래했다. 이제 독선과 오만을 버리고 소통과 화합, 통합으로 가자. 꼼수가 아니라 경자년 새해에는 개과천선(改過遷善)하며 공명정대의 대의(大義)로 나아가자.


그럼으로써,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새 해 새 아침에 새로이 다짐하고 실천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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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진 논설주간

남해진 논설주간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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