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먹거리' 말하던 풀무원, 살모넬라 제품 급식 납품…ESG 모범생의 이중성 드러나

e유통 / 노현주 기자 / 2025-06-09 15: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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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유통 빵류 제품서 살모넬라 검출…식약처, 판매 중단 및 전량 회수 조치
풀무원이 100% 지분 보유한 ㈜푸드머스 통해 전국 유치원 및 학교 등에 납품
ESG 모범기업으로서의 명성에 걸맞은 투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 절실
▲ 풀무원에서 판매한 빵류에서 살모넬라균 검출. (사진=식약처 제공)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든다”는 슬로건을 표방하며 ESG 모범 기업으로 손꼽혀온 풀무원이 자사 유통 제품에서 살모넬라균(Salmonella Enteritidis)이 검출돼 판매 중단 및 전량 회수 조치를 받으면서,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을 자처해 온 이미지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는 지난 5일, 풀무원 계열 유통사 ㈜푸드머스를 통해 유통된 가공 빵류 제품 2종에서 식중독균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즉각 판매 중단 및 회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식약처와 질병관리청, 충청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청주시 상당구보건소, 진천군보건소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급식에 제공된 제품이 식중독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짐에 따라 조치가 이뤄졌다.

 

문제가 된 제품은 최근 충청북도 청주시와 진천군 내 집단급식소 2곳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와 관련된 역학조사 과정에서 제품과 환자 모두에게서 동일한 유전형의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식품 제조업체 (유)마더구스가 생산하고, 풀무원이 100% 지분을 보유한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푸드머스를 통해 전국 유치원 및 학교 등에 납품돼왔다.

식약처는 안양시청을 통해 제조업체에 신속한 회수를 지시했으며, 문제의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해당 제품을 절대 섭취하지 말고 구입처에 즉시 반품할 것을 당부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제품은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로, 식품유형은 빵류이며, 경기도 안양시에 소재한 (유)마더구스에서 제조했다. 해당 제품은 풀무원 계열의 ㈜푸드머스를 통해 유통됐으며, 내용량은 50g, 소비기한은 2025년 10월 12일까지로 표시돼 있다.
 

▲ 풀무원에서 판매한 빵류에서 살모넬라균 검출. (사진=식약처 제공)

두 번째 제품은 ‘고칼슘 우리밀 초코바나나빵’으로, 동일하게 빵류에 해당하며 같은 제조업체인 (유)마더구스에서 생산됐다. 이 제품 역시 ㈜푸드머스가 유통했으며, 내용량은 22g, 소비기한은 2025년 9월 21일로 확인됐다.
 

◇ ESG 모범생? 구멍뚫린 위생관리 


이처럼 식중독균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풀무원의 유통망을 통해 전국적으로 배포된 사실이 알려지며, ‘사람과 지구의 건강’을 외치던 풀무원의 ESG 경영 철학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풀무원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업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환경친화적 설비와 동물복지, 친환경 포장재 도입,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인권 존중 및 공급망 관리 체계 등을 앞세워 지속가능성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2021년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로부터 ESG 대상을 수상했고,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S&P 글로벌의 CSA 리포트에 5년 연속 등재되는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식중독 사태는 그러한 ESG 성과의 실질적 실행력과 현장 위생관리 수준에 대한 냉철한 검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람과 자연의 건강한 내일’을 말하면서, 정작 취약계층이 밀집된 급식소에 위해 식품을 납품했다는 점은 ESG 중 ‘사회적 책임(S)’ 부문에서의 심각한 이율배반으로 읽힌다.

◇ 어린이들에게 유해 식품 유통한 풀무원, ESG 철학과 현실의 괴리

 

ESG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전 과정에 걸쳐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행동 시스템’이다. 풀무원이 ‘식물성지향’, ‘건강한 먹거리’, ‘동물복지’ 등 화려한 핵심 전략을 내세웠지만, 식품 안전의 기본도 지키지 못한 채 소비자와 어린이들에게 유해 식품을 유통한 사실은 풀무원의 ESG 철학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풀무원은 이번 회수 조치를 계기로 기업 내부의 식품 안전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재점검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 더불어, ESG 모범기업으로서의 명성에 걸맞은 투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회적 책임 이행이 절실하다. 


한편 식약처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집단급식에서 제공된 가공식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된 것은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향후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제조 및 유통 단계 전반에 대한 위생 관리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지자체 및 유통망과 협력해 해당 제품의 유통 여부를 점검하고, 남아 있는 물량에 대해서는 전량 회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해당 제품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는 소비자는 식약처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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