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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고임금·저임금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반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세는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고용과 고임금 근로자 고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아 AI 확산의 영향이 일자리 총량보다 임금 분포와 고용 구성에서 차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대응과 저임금 근로자의 직무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 |
인공지능(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이 확대되고, 산업 간 임금 격차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전체 고용이나 고임금 근로자 고용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AI 확산의 영향이 단순한 일자리 감소보다 임금 분배와 고용 구성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대응과 저임금 근로자의 직무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최지은 연구위원이 지난 8일 발표한 ‘AI 노출과 임금 불평등: 산업 수준의 실증분석’ 보고서는 AI 확산이 산업 내 임금 불평등과 산업 간 임금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AI의 노동시장 영향을 전체 고용 규모의 변화로 살펴보는 기존 접근에서 나아가 산업 내부의 임금 분포와 고용 구성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임금 불평등이 개인의 학력과 경력뿐 아니라 산업의 생산성, 보상구조, 숙련 구성 등 다양한 구조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같은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근무하는 산업에 따라 임금 수준과 분포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산업 단위에서 AI 노출도와 임금 불평등의 관계를 분석했다는 설명이다.
분석에는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하반기 B형 자료를 활용했다. 임금 분포를 산출할 수 있는 217개 산업 소분류를 대상으로 AI 확산 이전인 2013년과 이후인 2023년을 비교했다. 직업별 AI 노출도는 Webb(2020)의 지표를 활용했으며, 2013년 산업별 직업 구성을 가중치로 적용해 산업 단위의 AI 노출도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산업 규모와 인적자본 구성, 고용 안정성 등 사전적 특성과 로봇·기계에 의한 자동화, 평균회귀 경향 등을 통제한 장기 차분 모형을 추정했다. 이를 통해 산업별 AI 노출도 차이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임금 불평등의 변화와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살펴봤다.
◇ AI 노출도 높은 산업, 임금 상·하위 격차 확대… 저임금 고용 증가율은 둔화
보고서의 핵심 결과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산업 내 임금 불평등이 확대되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산업 내 임금 불평등은 임금 10분위(P90/P10) 배율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 배율이 높아질수록 임금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의 상대적인 임금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모든 통제변수를 포함한 모형에서 AI 노출도가 0.1포인트 높은 산업은 P90/P10 배율의 증가율이 8.1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고임금 근로자와 저임금 근로자 사이의 임금 불평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분석 기간에 걸친 누적 효과로, 연평균 변화율을 의미하지 않는다.
반면 P80/P20 배율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상위 구간과 하위 구간을 나눠 살펴본 P90/P50 및 P50/P10 배율에서도 AI 노출도의 유의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AI의 영향이 임금 분포 전체에 균일하게 나타나기보다 분포의 양극단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분석 결과만으로는 불평등 확대가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 때문인지, 저임금 근로자의 상대적 임금 하락 때문인지 구체적인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임금 불평등이 확대되는 경향은 다른 요인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유지됐다. AI 도입 이전의 산업별 평균임금 수준과 최저임금제의 영향, 공공부문 관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AI 노출도 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값을 보였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고려한 분석에서는 AI 노출도 계수가 기준 모형보다 커졌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하위 임금을 끌어올려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으며, 이러한 효과가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나타난 임금 불평등 확대를 일부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행정 및 국제·외국기관 관련 산업을 제외한 분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의 임금 불평등이 확대되는 경향은 유지됐다. 이는 특정 산업의 특성만으로 전체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보고서는 AI 노출도 계수가 분석 기간에 걸친 누적 효과라는 점과 통제변수를 고려한 실증분석 결과라는 점을 전제로, AI 확산과 임금 불평등의 관계를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나타난 고용 변화는 전체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총고용과 고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은 유의하게 둔화했다.
구체적으로 AI 노출도가 0.1포인트 높은 산업에서는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이 16.9%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저임금 근로자가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16%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고용 변화가 전체 일자리의 일률적인 감소로 나타나기보다 저임금 일자리의 증가세 둔화와 고용 구성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이 그 자체로는 산업 내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상대적 비중이 줄어들면 임금 분포의 하단이 올라가는 구성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분석에서는 이러한 완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P90/P10 배율이 유의하게 확대됐다. 저임금 고용 둔화에 따른 구성 변화만으로는 임금 불평등 확대를 설명할 수 없으며,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AI 확산의 영향이 임금 분포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체 고용 규모에 뚜렷한 변화가 없더라도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가 둔화하고 산업 내부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의 노동시장 영향을 평가할 때 취업자 수나 전체 고용 규모만 살펴보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용이 유지되더라도 임금 분배와 일자리 구성에서는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AI 고노출 산업 평균임금 상승률도 높아… 산업 간 격차 확대 가능성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평균임금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산업별 실질 평균임금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산업 특성과 초기 임금 수준, 최저임금 효과 등을 통제한 모형에서 AI 노출도가 0.1포인트 높은 산업의 임금 증가율이 4.12%포인트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평균임금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과 낮은 산업 사이의 임금 수준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산업 간 임금 격차는 개별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과 구분되는 문제다. 특정 산업의 평균임금이 다른 산업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산업 간 상대적인 임금 격차가 커질 수 있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평균임금 상승률이 높게 나타난 이번 분석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2013년 당시 평균임금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AI 노출도와 초기 평균임금 사이의 피어슨 상관계수는 0.135, 스피어먼 상관계수는 0.161로 나타났으며, 모두 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이 같은 초기 임금 수준과 산업 특성을 고려한 뒤에도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의 평균임금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AI 확산이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뿐 아니라 산업 간 임금 격차 확대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평균임금이 빠르게 상승하는 동시에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도 확대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산업 전체의 평균임금이 상승하더라도 그 편익이 산업 내 근로자에게 고르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고숙련·고임금 전문직에 대한 AI의 노동 대체 우려와 관련해서도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고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과 비중에 유의한 둔화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은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AI의 영향이 단순한 대체 우려와는 다른 양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AI 노출도 자체에도 상당한 차이가 확인됐다. 데이터에 기반한 인지적 업무가 중심인 산업은 AI 노출도가 높은 반면, 대면 상호작용과 현장 판단이 중요한 노동집약적 산업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는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개발업, 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관련 기술서비스업,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 전문 디자인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이 포함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과 항공기·우주선 및 부품 제조업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음식점업,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업, 경비·경호 및 탐정업 등은 AI 노출도가 낮은 산업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은 대인 상호작용과 현장에서의 정성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 비중이 높아 AI가 업무를 수행하기에 상대적으로 적합하지 않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산업 대분류가 같더라도 세부 업종별 AI 노출도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산업 전반에 걸쳐 노출도가 고르게 높은 반면, 정보통신업과 금융 및 보험업은 세부 업종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정보통신업에는 AI와 밀접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함께 분포하고, 금융 및 보험업에서는 일부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제외한 다수 업종이 중하위 수준에 집중돼 대분류 평균이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산업 대분류의 평균만으로는 실제 AI 노출 수준과 잠재적 영향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산업군 안에서도 세부 업종에 따라 고용 구조와 임금 분포, AI 노출 수준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보다 세밀한 업종 단위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은 취업자 규모가 크고 대졸자와 상용직 근로자가 많은 등 AI 도입 이전부터 산업의 구조적 특성과 연관돼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AI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금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순한 상관관계만으로 AI가 임금 불평등을 확대하거나 완화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에 연구진은 산업의 사전적 특성과 로봇·기계 자동화, 평균회귀 경향 등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는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관찰되는 임금 불평등 변화가 산업 규모나 기존 임금 구조 등 다른 요인에 의해 나타났을 가능성을 고려하기 위한 것이다.
◇ 저임금 근로자 직무 전환 지원·AI 리터러시 강화 필요
보고서는 AI 확산으로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과 산업 간 임금 격차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과 업종에 따라 AI 노출 수준뿐 아니라 고용 구조와 임금 분포도 서로 다른 만큼, 획일적인 정책보다 산업별 특성에 기반해 정책의 우선순위와 수단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내부의 임금 분포 개선과 산업 간 격차 완화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 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들의 직무 전환과 역량 제고를 선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저임금 근로자의 AI 활용 역량과 AI 리터러시를 강화하고, 노동시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AI 확산에 따른 고용 구성의 변화가 저임금 근로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거나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AI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분석 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고용 총량 중심의 분석만으로는 임금 분포와 근로자 간 보상 격차의 변화를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보고서는 산업별 AI 노출 수준에 따른 저임금 일자리 위험도와 임금 분포의 변화를 상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별 고용 구조와 임금 분포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정책 수립의 실증적 근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AI 노출도 지표와 개선된 식별 전략을 활용해 AI 확산과 임금 불평등의 관계를 다각도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AI 확산의 노동시장 영향을 전체 일자리 수의 증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분석 기간 전체 고용의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저임금 고용 증가가 둔화하고, 산업 내부의 임금 불평등과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AI 확산에 따른 편익과 부담이 노동시장 전반에 고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산업별 AI 노출도와 고용·임금 구조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저임금 근로자의 직무 전환과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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