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지급 확인·재량근로제 재조사·근로감독 요구
성수유니온랩 출범…현장 상담·제보 통해 권리 회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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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사진=newsis) |
한국노총이 젠틀몬스터와 무신사에서 확인된 체불임금과 연장근로 한도 초과 사례를 제시하며 청년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날 성수유니온랩을 출범시키고 청년 노동자에 대한 상담과 권리 회복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7일 서울 성수역 3번 출구 앞에서 ‘청년노동, 미래를 조직하다’ 기자회견을 열고 성수유니온랩 출범을 알렸다. 국제노총이 정한 올해 ‘세계 양질의 일자리의 날’ 주제에 맞춰 청년 노동과 소비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 현장에서 청년 조직화를 시작한다는 취지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수역을 비롯한 성수 일대가 청년들이 소비하고 일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만큼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한 청년 노동자의 노동환경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국제노총의 주제인 ‘청년노동자가 미래를 조직한다’에 맞춰 괜찮은 일자리와 생활임금, 안정된 고용, 노동권 존중 등이 청년에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체불임금 지급 내역 전수 확인·재량근로제 재조사부터 자회사·위탁업체 근로감독까지 요구
한국노총에 따르면 젠틀몬스터에서는 노동자 464명에게 약 4억 3000만 원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회사가 이와 별도로 7억여 원을 추가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노총은 체불임금 지급 내역을 전수 확인하고 퇴사자에게도 개별적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신한 노동자의 야간노동과 육아기 단축근무자의 연장근로 등 12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된 점도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특히 해당 체불임금 규모가 젠틀몬스터의 지난해 하루 평균 영업이익 약 4억 8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량근로제가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됐는지에 대한 재조사도 요구했다.
무신사의 경우 2024년 근로감독에서 노동자 128명이 181차례에 걸쳐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일한 것으로 고용노동부가 파악했다. 초과 근로시간은 총 2903시간으로, 노동부는 법 위반으로 판단해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한국노총은 이와 별개로 노동시간 제한이 현장에서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무신사 자회사와 매장 위탁업체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이 1조 4000억 원을 넘었다면서도 직영매장은 자회사가, 팝업매장은 운영 전문업체가 고용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팝업매장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한 한 청년의 월급이 230만 원 안팎이었다는 사례도 제시하며 매장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또 고용노동부가 급성장 기업에 대한 예방적 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이 몰리는 신산업 지역의 노동통계를 구축하고 급성장 기업에 대한 예방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젠틀몬스터와 무신사에는 청년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정확히 기록하고 정당하게 보상하는 한편 노동자가 모이고 목소리를 낼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 성수유니온랩 출범해 청년 노동자 상담·제보 및 권리 회복 지원
한국노총은 이날 공개한 사례가 청년 노동 현실의 일부라고 보고 김주영 국회의원실과 함께 서울 소재 사업장의 만 20~39세 임금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는 오는 13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조사에서는 청년들이 일한 시간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이유와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 수준, 현재 직장에서 미래를 계획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은 기업 사례를 넘어 서울 청년 임금노동자의 전반적인 노동 현실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성수유니온랩은 상담과 제보를 통해 청년 노동자의 현장 문제를 파악하고, 회사와 직군을 넘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노동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노총은 체불임금과 부당대우 등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이어가고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쟁점이 현장에서 개선되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청년들이 기존 노동조합의 문턱을 넘기만을 기다리기보다 노조가 없거나 불이익이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확대에 앞서 체불임금 해결과 부당한 대우 개선 등 실질적인 보호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를 인용해 청년층 노동조합 미가입 사유의 80.5%가 일터에 노조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노총 청년위원회 한다스리 부위원장은 “청년이 노조를 떠난 것이 아니라 노조가 청년의 일터에 없었던 것”이라며 청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조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성수유니온랩을 통해 회사와 직군을 넘어 청년 노동자들을 연결하고, 받지 못한 임금과 수당, 시간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성수에서 시작하되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변화하는 산업과 노동환경 속에서 노동조합의 보호가 닿지 못한 청년들에게 활동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일요주간 / 고형준 기자 knc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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