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로 전 국방부대변인 칼럼 '北 장거리 로켓 발사와 1인 독재체제'

칼럼 / 뉴일요서울 / 2009-04-11 17: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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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로 김일성 동상이 밧줄에 묶여 끌어내려지고, 김정일과 그 측근들이 전범재판소에 서는 날을 재촉하는 조종(弔鐘)이 될 것"

북한이 기어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그토록 만류해 온 국제사회의 충고와 경고를 헌신짝처럼 차 버린 만행이다. 이번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가? 만사가 그렇듯 꿰뚫어 보면 본질은 지극히 간단하고 단순하다. 바로 북한 내 김정일 독재체제의 연장을 위한 악수이며 자충수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핵무기 개발에 집착해 왔다.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체 개발에만도 4억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억 달러면 우리 돈으로 약 6000억 원이고, 20㎏ 쌀 1포대가 5만 원이라면 1200만 포대의 쌀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이 돈은 성인 1명이 20㎏ 쌀로 4개월을 먹는다고 볼 때 400만 명이 1년을 먹을 수 있는 식량이다.

결국 북한이 최소한 핵개발만 포기해도 수백만 우리 동포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꽃제비란 용어도, 크로싱 영화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 아닌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개발비 자체의 손실도 문제지만, 그로 인한 남북 대결 구도와 국제사회의 고립화 자초로 야기되는 손실이 더욱 크다.

우선 남북 대결 구도로 인해 대북 식량지원은 물론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됐고, 북한이 여기에서 벌어들이던 연간 3000만 달러의 수입도 자동 차단됐다.개성공단도 위태위태한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개성공단은 3만9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월 70∼75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 내에서 최고의 일자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들 모두가 실직자가 될 위기에 처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그뿐인가?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50만 톤의 식량지원도 중단됐다. 미국은 2008∼2009년 사이에 약 20만 톤의 식량을 이미 지원했는데 북한은 나머지 식량지원을 거부하고 북한 내 관계자들을 철수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강행했다.

한마디로 김정일의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수백만 인민들의 굶주림 정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입만 열면 ‘인민’을 들먹이는 북한체제의 이중성이고 야만성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계의 독재자들은 하나같이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히틀러는 권총으로 자살했고,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애인과 함께 군중들에게 맞아 죽었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도 전 세계가 망명을 거부하자 국내에서 시민들에게 붙잡혀 마누라와 함께 공개 처형을 당했다. 유고의 독재자 밀로세비치는 헤이그 전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다가 감옥에서 죽었고, 우간다의 이디아민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도피행각을 벌이다 사우디에서 죽었다.

그 외에도 이라크의 후세인, 필리핀의 마르코스, 스페인의 프랑코 등도 모두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다수를 잠시 속일 수 있고, 소수를 영원히 속일 수는 있으되 다수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자 준엄한 경고다.

따라서 수백만 인민을 인질로 한 북한의 핵개발 놀음은 저들의 체제를 잠시 동안은 연장해 줄 수 있으되, 영원히 보장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며칠 전 북한이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의 굉음은 북한 땅에 있는 김일성 동상이 밧줄에 묶여 끌어내려지고, 김정일과 그 측근들이 전범재판소에 서는 날을 재촉하는 조종(弔鐘)이 될 게 분명하다. / 윤창로(재향군인회 이사·전 국방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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