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정리하다보면 화장 지워질 정도로 땀 흘려“
![]() | ||
또 교대시간 없이 최소 12시간에서 14시간의 근무를 하며 높은 하이힐을 신고 근무를 하기 때문 발의 기형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열악한 환경을 토로했다. LVMH( Louis Vuitton Moët Hennessy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은 세계 1위 명품업체로 군림하고 있는 큰 규모의 회사다. 꼬냑과 샴페인으로 유명한 ‘모에 헤네시’사와 가죽 가방으로 유명한 ‘루이비통사’와 합병해 같은 계열에 속해있다. 이번에 시위를 한 이들은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P&C(화장품·향수 부문)’ 계열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겔랑(Guerlain), 메이크업 포에버(Makeup Forever), 겐조(Kenzo)와 베네피트(Benefit)에 속해 있는 코스메틱 매장의 근로자들이다.
<일요주간>은 LVMH P&C(화장품·향수 부문) 전하영 노동조합위원장을 만나 명품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면서 겪고 있는 애환을 들어봤다.
- LVMH 그룹의 아르노 회장이 방한했을 때 시위를 강행했다. 시위를 하게 된 이유는.
▲이 시위는 직원들이 분노를 해서 뛰쳐나간 것이 1순위 이다. 가장 큰 것은 임금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아르노 회장이 1년에 한 번 오는데 이 때 코스메틱 수장들이 온다. 그래서 저희가 “우리 힘들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르노 회장이 전용기 한 번 띄우면 100여명이 같이 온다. 그리고 이 분이 오시면 매장한 번 쓰~윽 지나갈 뿐인데 직원들은 이틀 동안 바닥청소부터 시작한다. 수건하나 들고 대리석을 한 시간씩 닦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다 들어내고 닦는다. 이틀 밤 12시 까지 한다.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회장이 한국을 방문오는 날로 날을 잡았다. 아르노 회장이 왔을 때 집회를 했고 이것이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 급여는 어느정도 수준인가.
▲급여가 형편이 없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백화점에서 명품을 끼고 있는 브랜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급여가 천차만별 이다. (급여가)낮게 책정이 되어있기도 한데 ‘줄까 말까’하는 ‘받아갈 수도 있고 못 받아갈 수도’ 있는 낚시줄 가늠한 월급이 많다. 그리고 어떤 브랜드에서 있었느냐에 따라 몇 만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들 말고 각 브랜드별로 슈퍼바이저들, 리테일 매니저가 있는데 이런 분들이 개별로 스카우트 해오기도 한다. 누가 데리고 왔느냐에 따라서 여기서도 몇 만원씩 차이가 난다.
최저 임금이 올해 약 103만 5,000원이다. 명품 화장품 브랜드에서 근무를 한다면 처음 들어오는 신입사원에게 예를 들어 ‘110만 원으로 한다. 115만 원으로 한다’는 식으로 정해 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사무직을 가더라도 ‘기본급 얼마로 한다’라고 하지 최저임금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느 정도 퀄리티를 단 5만 원이라도 높여놓고 나서 월급 측정이 됐다고 하면 이렇게 많이 힘들지 않았을 텐데... 그 해 최저임금이 얼마냐를 보고 그 해 신입사원들은 최저임금부터 시작을 한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103만 5,000원 이여야 하는데 A라는 사람이 데리고 오면 104만 5,000원. B라는 사람이 데리고 오면 106만 원. 이런 식 이다. 여기에 작년에 입사한 사람이 98만 원 받고 올해 입사한 사람 103만 5,000원 받는다. 매 년 최저 임금이 달라지니까 이렇게 되는 데 이것이 정당할 수 없다.
또 가만히 이 일을 하다 보니 너무 많이 당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급여가 이렇게 적은 줄 모르고 다녔고 세상을 조금 나와서 보니까 ‘너희들은 급여가 많을 거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 우리가 있었던 거다. 그런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10년을 한 눈 팔지 않고 한 회사에 다녔는데 140만 원, 150만 원 받고 있다. 하물며 20년을 다닌 사람이 기본급이 200만 원 이다. 제일 많이 받는 사람이 250만 원 이다.
- 백화점 근로자에 대해 열악한 환경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는데요.
▲이번 시위를 통해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네티즌들의 관심도 받았다. 하지만 우리가 댓글 보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 “너희들은 백화점에서 시원한 바람, 따뜻한 바람 맞아가면서 일하면서 너희들이 노가다를 아느냐. 너희들이 정말 편하게 일하면서 징징거리지 말아라” 등의 댓글을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일 아니라고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 하나 싶었다.
하루라도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분이라면 그렇게 이야기 못할 것이다. 백화점에 들어오면 정말 백조 같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1주일에 주중 5일에 들어오는 박스가 하루에 10∼20박스가 들어 오는데 그러면 여직원들이 타이트한 치마를 입고 박스정리하면서 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 한다.
아침에 박스를 나르고 나면 사은품행사를 한다하면 30∼40박스까지 들어 온다. 남자들 하는 일 못지않게 일들을 한다. 겨우 땀만 식히고 12∼14시간을 대리석 위에 하이힐을 신고 서 있는데 그나마 인원보충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면 몸도 망가지지만 인원보충이 없으니까 밥도 못 먹으러 가고 화장실도 겨우 가는 상황이다. 임산부들도 쉬지 못한다.
- 명품을 판매하는 근로자로서 자부심을 느낄 것 같은데.
▲이 회사를 18년 동안 다니던 사람으로서 그 자부심 하나로 여기를 다녔다. 직원들에게 임금을 못 올려준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것이 제일 답답하다. 회사 규모가 크면 뭐하나. 루이비통 계열이이라는 것은 보기 좋은 떡일 뿐이다. 저희 명품브랜드는 정말 이미지다. 근데 ‘회사가 이것 밖에 해 줄 수 없었나’를 생각하면 LVMH이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회사) 이미지가 좋아지려면 직원들이 애사심을 가지고 회사에 몸을 불사질러야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없어지고 의심을 하게 되고 ‘벌어 둔 돈이 다 어디 갔을까’ 의심을 하게 되면 일하는 강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 현재 근무조건에 있어 가장 열악한 부분은.
▲일단 백화점에서 교대근무 없이 12∼14시간 근무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 이다. 7년 전인가... 그때는 오후 7시 30분에 백화점이 폐점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다른 백화점에서 8시에 폐점을 하니까 또 너도 나도 8시에 폐점을 했다. 그리고 주말에 8시 30분. 그러다 갑자기 9시. 신세계 죽전은 10시. 이번 신세계 의정부점 9시. 지방은 10시. 이런 식으로 계속 연장영업이 되었다.
저희는 협력사원이다. 모 백화점 직원이 아니라 백화점 입점 되어 있는 협력사원이다. 근데 백화점이 문을 안 닫으니 이것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거다. 또 사람들은 백화점이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여니까 10시 30분에 오는 줄 안다. 물론 옷 파는 샵 마스터 직원들은 오전 9시 30분에 오기도 하고 10시 이렇게 출근하기도 한다. 근데 저희 같은 경우 오전 7시 30분 8시에 출근을 한다. 진열대가 다 유리기 때문에 이것을 다 닦아야 된다.
그리고 립스틱 하나하나 다 뽑아서 닦아야지... 하루가 시작이 되고 그 청소를 하려면 최소 8시정도에는 와서 본인 메이크업을 하고 청소를 한다. 이것이 직업이다 보니 정해진 메이크업을 해야 된다. 머리 한 올 한 올 빗질을 해서 깔끔하게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이렇게 오전 8시쯤 출근해서 12시간 넘는 근무를 한다. 저도 개인적으로 밤 11시 이전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사실 출퇴근 시간도 1∼2시간정도 걸리는데 집에서 나와서 출근하려면 보통 6시 30분 정도에 나와 집에 들어가면 11시 정도다. 이러니 직원들의 육체자체가 병들어 버린다.
백화점에서 매일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데 컴플레인(complain)에 걸렸다하면 회사 측은 손해를 안 보려하고 다 직원들한테 뭐라고 한다. 조금만 뭐라고 하면 저 직원 인격이 안 되었으니 빼라고 하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리고 주 5일제 근무는 다른 나라일 같이 여겨진다.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5일제 근무를 한 적이 없다. 하물며 임신을 했을 때도 휴무 거의 반납하고 출근했었다. 하루 12시간 똑같이 근무하고...
- 동종업계 다른 브랜드 상황은 어떠합니까.
▲S브랜드, C브랜드 등은 임금협상이 체결이 됐다. 이 브랜드들도 저희랑 시장이 별반 다르지가 않다. 이번에 7∼9%까지 임금인상이 됐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