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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배한성 예술 칼럼니스트] 중세의 모습은 그대로 가직한 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도시 체코. 그 중에서도 체코의 수도이자 동유럽의 보석이라 불리는 역사, 문화, 예술의 도시. 그 멋진 낭만의 도시에서 지난 4월 13일 첼리스트 박현아가 모라비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Mario de Rose)와 협연무대를 가졌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차르트를 ‘작곡가들의 그리스도’로 여길 만큼 ‘고전적인 스타일’을 사랑했다. 그래서 당시의 급진적인 음악가들과 동떨어진 분위기를 냈던 것이다.
로코코변주곡( P. I. Tchaikovsky : Variation on Rococo Theme op.33) 은 1876년 모스크바음악원 교수로 재식 할 당시 동료 교수였던 빌헬름 피첸하겐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피첸하겐은 독일인 이었지만 러시아로 건너가 음악교사이자 첼리스트로서 명성을 떨친 인물이었다. 피첸하겐은 1877년 로코코변주곡의 초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특유의 감상적이면서도 탐미적인 바이올린파트의 우아한 선율로 시작되는 이 곡은 첼로가 만들어 내는 서정성 풍부한 음색과 비루투오시티가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각 변주곡에 담겨있는 다채로운 풍경을 대단히 절묘하게 제시해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변주곡은 18세기적 비율로 가득한 섬세한 주제를 바탕으로 하고 서주와 주제 그리고 7개의 변주곡으로 되어 있다.
사실, 로코코 변주곡은 첼리스트들에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다. 이 곡에는 강렬한 시적 감흥, 뛰어난 유머 감각과 현란한 스피드가 들어 있다. 아무리 대단한 비르투오소도 방심할 수 없는 곡이다.
첼리스트 박현아가 뜨거운 환호 속에서 조심스럽게 걸어나왔다. 고요함 속에서 잠시 후 우아하고 아름다운 관현악의 멜로디가 시작되고 줄을 튕기는 현악의 낭랑한 소리, 그리고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호른의 음색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박현아가 활을 들어 연주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서정적이고 독특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주제를 이끌어 나갔다. 주제에 이어 연주되는 여러 가지의 변주들이 계속 이어지자 조금은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던 연주는 첼리스트의 더해져가는 기교로 조금씩 긴장을 하며 지켜보게 되었다.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빨라지는 템포와 첼로가 보여주는 여러 가지 기교를 맘껏 뽐내며 연주를 하는 첼리스트는 연주의 중간마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보며 대화를 하듯이 연주를 풀어나갔다.
이날 그녀가 들려준 연주는 관객을 매혹시킬 뿐만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곡에 숨은 아름다움과 진지함까지 표현하는데 충분했다. 작은 체구인 동양인의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주는 프라하 전체를 휘감는 듯 했다.
그녀가 연주하는 음 하나하나가 순식간에 스메타냐 홀 관객들을 사로 잡았고 그녀의 노력이 빛을 바라는 순간이었다.
연주가 끝 난 후에도 관객들 마음속에 그녀의 여운은 잔잔히 남아있었다. 연주가 마치자 객석에서 보내는 뜨거운 박수는 멋진 연주를 선사해준 첼리스트에 대한 인사이자 찬사였다.
객석의 뜨거운 반응은 쉽사리 그녀를 보내주지 않았고 첼리스트는 관객의 뜨거운 박수 덕분에 여러번의 커튼콜을 한 후에 무대에서 나올 수 있었다.
첼리스트 박현아는 대진대학교 주최 음악콩쿨, 한전아트센터 음악콩쿨에서 입상하며 우크라이나 국립 심포니,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 채리티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Lindenbaum Music Festival 과 일본 Suntory Hall Camber Music Garden에 참가하여 연주를 하였으며 도호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정기연주회에서 협연을 하였다.
일본첼로협회 주최Tatjana Vassiljeva의 Masterclass, 이외에도 조영창, 정명화, Tsuyoshi Tsutsumi의 Masterclass에 참가 및 연주활동을 펼쳤다. 일본 도호 음악 대학 대학원 석사를 수료하였으며 Tsuyoshi Tsutsumi, Hisaya Dogin, Ko Iwasaki, 채희철, 장성은을 사사하였다.
앞으로도 더 넓어질 그녀의 음악적 행보에 대해 주목하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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