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백대현 프로 8단] 박정환 9단 9개월 만에 랭킹 1위 자리 탈환
박정환 9단이 9개월 만에 랭킹 1위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박정환 9단은 6월 한 달 동안 4승 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제9기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 본선 8강에 이름을 올렸고, 제25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2위는 김지석 9단이 차지했다.
김지석 9단은 중국 갑조리그에서 저우루이양, 천야오예 9단 등 중국의 정상급 기사들을 제압하며 좋은 성적을 보여줬지만, 제18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32강전에서 중국의 샤천쿤 2단과 제 9회 물가정보배 본선에서 홍성지 9단에게 각각 반집패하며 아슬아슬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박정환 9단에게 양보해야 했다.
지난 8개월간 랭킹 1위 자리를 수성해 왔던 이세돌 9단은 4승 5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3위로 밀려나게 됐다. 이세돌 9단이 2위 밑으로 랭킹이 추락한 것은 7년 3개월 만에 일이다.
이세돌 9단은 6월 한 달 동안 중요한 시합을 많이 치렀다. 무엇보다 제9회 춘란배 세계선수권전에서 준우승(중국 천야오예 9단에 1-2패)에 머물러야 했고, 제25회 TV아시아바둑선수권에서는 1회전(중국 왕시 9단)에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한국 기사들이 8강에 한 명도 진출하지 못하며 한국 바둑계에 충격을 안겼던 제18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에서는 16강전(중국 퉈자시 3단)에 패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최철한 9단은 4승 2패의 성적으로 4위 자리를 지켰고, 6승 1패의 호조를 보인 조한승 9단은 랭킹이 한 계단 상승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시 랭킹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이창호 9단은 6승 6패의 성적으로 11위 자리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호조세 김지석 아쉬운 2위…8개월 장기집권 이세돌 3위까지 추락
한편 2013 중국 을조리그에서 6연승을 거두는 등 12승 1패를 기록한 이동훈 2단은 5계단을 수직 상승하며 16위에 올라 입단 이후 가장 높은 랭킹을 기록했다.
여자 기사 중에서는 박지은 9단이 93위에 랭크되며 100위권 안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고, 최근 시니어 파워를 과시하며 4전 전승을 기록한 서봉수 9단은 오랜만에 100위에 랭크되며 순위권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9,708점, 2위 김지석 9단은 9,706점, 3위 이세돌 9단이 9,701점을 기록하고 있다. 1위부터 3위까지의 점수 차이는 불과 7점. 한판의 대국으로도 역전이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당분간 랭킹 1위부터 3위까지의 랭킹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 될 전망이다.
한국 남자단체전 금메달 획득
한국 바둑대표팀이 중국을 꺾고 제4회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 바둑 남자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나현, 변상일, 이동훈 강승민, 등 모두 신예기사들이 출전했다. 반면에 중국은 랭킹 5위 탄샤오와 9위 펑리야오가 포함되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을 앞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바둑 관계자들 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국의 신예 군단의 잠재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중국과의 결승에서 나현은 중국의 탄샤오를 꺽었고, 변상일이 탕웨이싱을 제압하며 2-1로 남자단체전 금메달은 한국이 가져왔다.
한국의 주장 나현이 주장전에서 탄샤오를 제압한 것도 너무나 쾌거지만, 변상일이 탕웨이싱을 꺾은 것은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변상일은 이 대회에서 탕웨이싱과 무려 4번이나 대결을 펼쳤다.
남자 개인 3라운드, 남자개인 결승전 그리고 남자 단체전 3라운드 등 변상일은 이 대국 전까지 3전 3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4번째 만남 마지막 결승 무대에서 한국에 꼭 필요한 승리를 안기며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바둑 종목에서 한국은 금 1개, 은 3개, 동 2개를 획득하는 성적을 거뒀다.
혼성페어에서 은 1개(나 현-최 정), 동 1개(강승민-오정아)를, 남자개인에서 은 1개(변상일), 동 1개(이동훈)를 차지했고, 남자단체전 금 1개, 여자단체전은 은 1개를 획득했다.
금3개 은1, 동2개를 차지한 중국에는 밀리는 성적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신예 기사들이 주축이 되어 출전해 기록한 성적이기에 값진 의미가 있다.
남자개인전과 혼성페어의 제한시간은 각 30분 30초 초읽기 3회, 남녀단체전의 제한시간은 1시간 30초 3회였다.
인천 실내ㆍ무도 아시안게임은 2년 주기로 열렸던 실내아시안게임과 무술아시안게임을 4년 주기의 종합대회로 통합하여 새롭게 출범한 대회이다.
29일 개막한 본 대회에는 42개국 4,000여 명이 참가했고, 당구, 볼링, 체스, 바둑, e스포츠, 댄스 스포츠, 풋살, 실내카바디, 킥복싱, 무에이, 크라쉬, 25m 쇼트코스 수영 등 다양한 종목이 펼쳐졌고, 바둑은 11개국이 금메달 4개를 다퉜다.
종합 우승은 금 29개, 은 13개, 동 10개를 획득한 중국이 차지했고, 한국은 금 21개, 은 27개, 동 19개의 성적으로 2위에 올랐다. 반면에 일본은 금 3개, 은 4개, 동 8개로 종합 9위를 기록했다. 제4회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는 6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집중분석
제4회 실내 무도 남자 단체결승전
흑: 탕웨이싱 4단 백: 변상일 2단
결과: 144수 백불계승
변상일이 3연패를 극복하며 탕웨이싱에게 승리한 대국을 함께 살펴보자.
바둑은 초반부터 복잡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1도를 살펴보면 좌상과 좌하가 비슷한 형태이다. 백 9까지 두 기사 모두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탕웨이싱이 2도 흑 1로 젖혀서 반발하는 것은 어떨까?
백 4, 6이 좋은 행마로 백 14로 중앙에 머리를 내밀 때 흑의 다음 행마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탕웨이싱은 3도 흑 1로 교묘하게 전면전을 피해 좌상 백 대마 공격에 초점을 맞춘다.
흑 9까지 좌상 백 대마가 포위된 모습. 자칫 당황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변상일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난다.
좌상을 보류하고 4도 백 1로 좌하 흑 대마를 선제공격한 것이 주효했다.
흑 2에 백 3이 좋은 수. 흑 4, 6으로 삶을 도모할 때 백 7로 끼워간 것이 복잡한 국면을 알기 쉽게 정리한 호수이다.
5도 흑 1이하 흑 5까지 모양을 결정짓고, 백 6, 8, 10까지 모두 변상일의 수읽기가 바탕이 되어 있는 수이다.
흑 17까지 바꿔치기의 형태. 하지만 좌하 백 돌은 미리 끼워둔 교환으로 인해 사는 수단이 남아 있다.
수순 중 흑 11로 6도 흑 1로 연결한다면 어떤 진행이 될까? 백 2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흑 3으로 차단하려고 해도 백 4이하 8까지 완벽하게 연결되는 모습. 이것은 그야말로 ‘닭 좇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격’이다.
하지만 실전도 변상일이 우세가 확연하다.
변상일은 7도 백 1, 3을 교환해 좌하 흑 대마를 차단해 두고 백 5로 좌하 백 돌을 유유히 살린다.
계속해서 8도 흑 1로 차단하려고 해도 백 2, 4로 연결되는 모습. 흑 1로 백 4에 곳에 붙이는 것도 백이 3의 곳으로 받아 연결되는 모습이다.
이후 탕웨이싱의 흔들기가 이어졌으나 변상일이 침착하게 막아내며 연패를 끊고 동시에 남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에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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