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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신라면배에서 대국 중인 최철한(왼쪽)과 천야오예 |
[일요주간=백대현 프로 8단] 한국, 농심배 대회 2연패에 적신호 커져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대회 2연패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의 두 번째 주자인 천야오예에게 강동윤에 이어 최철한 마저 무릎을 꿇었다.
1차전 마지막 대국에서 중국의 판팅위에게 역전승하며 판팅위의 연승을 끊었던 강동윤은 2차전 첫 대국에서 일본의 고노린에게 승리하며 2연승으로 순항했다. 그러자 중국은 탄샤오가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강동윤의 연승을 저지하기 위한 특명을 내고 강동윤에게(4승1패) 강한 면모를 보인 천야오예를 조기 출전 시켰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성공했다. 초반 출발은 강동윤이 좋았다. 좋은 흐름을 잡았고, 무엇보다도 강동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진행이었다. 중반, 후반부터 천야오예의 반격이 시작됐다.
천야오예는 두텁고 차분하게 실리를 챙기며 팽팽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대국 후반 미세한 승부가 연출됐다. 반집을 다투는 어려운 싸움. 천야오예는 자신의 강점인 끝내기에서 결국 반집을 이기는 길을 찾아낸다.
본래 계가를 하면 강동윤의 반집패. 이에 강동윤은 계가를 하지 않고 돌을 거두었다. 강동윤의 3연승을 저지한 천야오예의 기세를 막아서기에 일본의 유키사토시는 역부족이었다.
천야오예는 선실리 후타개 작전으로 유키사토시에게 완승을 거둔다. 흐름을 끊어야 하는 상황. 위기의 순간에 그동안 농심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최철한이 출전했다. 최철한은 천야오예에게 4승 9패로 약간 면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갑조리그에서 3연승을 거두었기에 천야오예에게 약한 부분을 극복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철한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바둑은 하변에서 시작된 전투가 중앙으로 번지며 어려운 전투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최철한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 차례 바꿔치기가 일어난 시점에서 최철한이 20집 가량 불리한 형세. 천야오예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최철한은 아쉬운 마음에 끝까지 대국에 임했고, 대국결과는 흑을 잡은 천야오예의 흑 18집반승. 천야오예의 완승이었다.
천야오예는 일본의 마지막 주자인 장쉬를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현재까지 중국은 저우루이양, 스웨, 탄샤오와 천야오예까지 포함해 4명, 한국은 박정환과 김지석 두명, 일본은 장쉬 한명이 남아있다. 천야오예와 장쉬의 승자는 한국의 김지석과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제15회 농심신라면배는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한다. 대회의 총규모는 10억원,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박정환 다시 1위 복귀, 이세돌 3위로 밀려나
12월 한국랭킹이 발표됐다. 최상위권의 랭킹 싸움이 치열했다. 전달 5개월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던 이세돌은 3위로 밀려났고, 박정환이 다시 1위에 복귀했다.
박정환은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이세돌에게 2-0으로 패했으나 나머지 대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11월 한 달 동안 9승 3패를 기록해 30점이 오른 9,826점으로 다시 정상의 자리에 섰다.
2013 olleh배 바둑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GS칼텍스배에 이어 2관왕에 오른 김지석은 5승 3패를 기록했다. 무난한 성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국내 최대 규모의 olleh배 우승을 등에 업고 36점이 상승한 9,807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세돌은 11월 한 달 동안 9승 6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국수전 도전자의 자리는 차지했지만, olleh배에 목진석에게 일격을 당해 결승진출에 실패하며 점수는 오히려 15점이 하락한 9,802점을 기록, 3위로 밀려났다. 1위 박정환과 3위 이세돌의 점수 차이는 불과 24점이다. 언제든지 역전 가능한 차이다.
12월에 열리는 시합 중 삼성화재배 결승전, 명인전 결승전,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등 굵직한 대회들이 많아 대회 결과에 따라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랭킹 4위부터(최철한, 박영훈, 강동윤, 백홍석, 원성진)8위 까지는 자리변동이 없었다. 9위는 2전 전승을 기록한 이영구가 차지했고, 5전 전승의 호조를 보인 이지현(남)이 10위에 올라 본인의 최고 랭킹을 갱신했다.
한편 여자 기사로서 유일하게 랭킹 100위권 안에 랭크되어 있던 박지은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여류명인전, 여류기성전을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른 최정이 98위에 올라 처음으로 랭킹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
2009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로운 한국랭킹은 레이팅 제도를 이용한 승률기대치와 기전 가중치를 점수화 해 매달 랭킹 100위까지 발표된다.
제57기 국수전 도전자결정전 제2국
흑: 박정환 백: 이세돌
결과: 146수 백 불계승
조한승 국수에게 도전할 도전자는 누구인가?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이세돌과 박정환의 빅매치가 이루어졌다. 1국에서 패한 박정환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 대국 초반 흐름은 박정환의 선착의 효가 살아있다.
초반이 마무리 되고 중반전에 접어들 무렵 박정환이 1도 흑 1로 하변에 침투하며 이세돌의 약한 돌을 공략하고자 한다. 2도는 실전진행. 백 1은 놓칠 수 없는 큰 자리다. 반대로 흑 돌이 그곳에 놓이면 집으로도 크지만 하변 백 돌이 약해진다.
흑 2는 두터운 지킴으로 보이나 느슨한 행마였다. 백 3의 행마에 이은 백 5의 침입이 타개에 강한 이세돌 스타일의 강수였다. 흑 2로는 3도 흑 1로 씌워가는 것이 일감.
백 2, 4로 움직여나갈 때 흑 5, 7을 교환하고 흑 9로 지키는 것이 좋은 흐름이었다. 백이 바로 4도 백 1로 움직여나가는 것은 무리. 흑 6까지 좌하에 백△가 약해진다.
다시 2도로 돌아가 보자. 이세돌이 침입에 5도 흑 1로 섣불리 공격하는 것은 백 2, 4로 쉽게 안정시켜주게 된다. 하변을 흑 5로 공격해도 백 6, 8이 좋은 행마로 후속 공격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박정환이 선택한 수는 6도 흑 1이다. 하변 백돌을 압박하는 동시에 우변 백돌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뜻이며 모양의 급소이다. 7도 백 1로 밀고 나가는 것은 무책. 흑 2, 4로 우변 백돌이 곤란해진다.
하지만 이세돌이 타개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었다. 8도 백 1로 들어다보고 백 3으로 벗어난 것이 멋진 행마. 계속해서 흑 가로 공격하면 백 나. 흑 다로 씌우면 백 라로 건너 붙이는 수가 있어 공격이 어렵다.
박정환은 하변 백 대마의 공격이 여의치 않자, 이번에는 9도 흑 1로 우변 백돌을 공격한다. 하지만 백 8까지 거의 완성한 형태. 자체 안형도 풍부하고 무엇보다도 A로 중앙으로 달아나는 것이 남아있다.
수순 중 흑 5는 10도 흑 1로 씌워서 계속해서 압박해야 했다. 살려주더라도 이것이 최선이었다. 이세돌은 여기서 잡은 우세로 국면을 주도해 나갔고, 박정환은 끝내 흐름을 돌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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