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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바둑대상 시상식 수상자 |
2013년을 마감하며 지난 12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2013 바둑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바둑대상의 꽃 중에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최우수기사상은 박정환이 수상했다. 박정환은 일간지, 방송, 인터넷 담당기자들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에서 40.74%를 얻었고, 인터넷(사이버오로, 타이젬, 한게임, 넷마블) 네티즌 투표에서 30.96%의 표를 얻어 총 37.81%의 득표율로 김지석(선정위원단 38.41%, 인터넷 20.91%, 합계 32.46%)을 제치고 2013년도 최우수기사로 선정됐다.
박정환은 2013년도 한 해 동안 제31기 KBS바둑왕전 우승, 제9기 한국물가정보배 우승, 제14기 맥심커피배 우승 등 국내기전 3관왕에 올랐고, 제14회 농심신라면배에서는 한국팀의 최종 주자로 나서며 한국팀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수기사상은 김지석이 차지했다. 김지석은 제18기 GS칼텍스배와 2013 olleh배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고, 제3회 초상부동산배에서는 주장전에서 승리하며 한국팀의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4기 대주배 우승과 2013바둑nTV배, 제7기 지지옥션배 팀 우승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조훈현이 시니어기사상을 수상했고,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예기사상은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받고, 제1기 메지온배 신인왕전에서 우승한 변상일이 받았다.
여자기사상은 여류명인과 여류기성전을 우승하며 여류대회 2관왕에 오른 최정이 차지했다. 기록부문 수상에는 박정환이 다승(77승 20패)과 승률(79.38%)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상을 추가했고, 이희성이 연승부문에서 17연승을 기록하며 연승상을 받았다.
평소 바둑계의 공로가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은 한국물가정보의 노영현 회장이 받았고, 미디어상은 연합뉴스의 천병혁 기자가 수상했다.
바둑대상은 5개의 경쟁부문과 3개의 기록부문, 그밖에 바둑 보급 발전에 공로가 큰 사람에게 주어지는 공로상과 미디어상 등 모두 10개 부문의 상이 수여되며 예전에는 기도문화상, 프로기사 MVP, 바둑문화상이란 이름으로 시상되어 오다가 지난 2003년부터 바둑대상으로 확대됐다.
<수상자 명단>
최우수기사상(MVP): 박정환 9단, 우수기사상: 김지석 9단, 시니어기사상: 조훈현 9단, 신예기사상: 변상일 2단, 여자기사상: 최정, 4단다승상: 박정환 9단(77승 20패), 승률상: 박정환 9단(79.38%), 연승상: 이희성 9단(17연승, 2013. 2. 20~2013. 4. 8), 공로상: 노영현(한국물가정보 회장), 미디어상: 천병혁(연합뉴스)
‘양신’의 첫 결승무대 성사
미래의 이세돌, 박정환을 꿈꾸는 18세 이하(1995년생 이후) 신예들의 대회인 제2기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열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9명의 신예 기사들이 출전해 예선부터 본선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제1기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입단 동기 신민준과 신진서의 결승 대결이 성사됐다.
신진서는 준결승에서 나현을 물리치며 결승에 올랐고, 신민준도 변상일을 제압하며 신예 기사들의 선두권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두 기사 모두 한국 바둑이 주목하고 있는 영재들이다. 두 기사 모두 앞으로 3~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한국 바둑계의 정상에 설 수 있는 재목들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중국 바둑에 밀리는 양상을 보여주는 시점에 두 기사를 비롯한 신예 기사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에 바둑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준과 신진서는 입단 이후 한 번도 공식 대결이 없었다. 비공식 시합에서만 두 차례 만나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작년 1월에 열린 영재정상대결 순위결정전에서 신진서가 먼저 승리를 거두었고, 작년 10월에 벌어진 태백산천제단 대국에서는 신민준이 이겼다.
입단 이후 성적을 보면 신민준이 조금 더 좋다. 신민준은 작년 한 해 동안 35승 29패를 기록하며 다승랭킹 24위에 올랐고, 신진서는 30승 20패로 39위에 이름을 올렸다. 랭킹을 살펴보면 신민준은 현재 랭킹 44위를 기록 중이고, 신진서는 아직까지는 공식 랭킹이 없다.
하지만 이번 결승전을 바라보는 바둑계 관계자들은 박빙의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누가 이기더라도 최종국까지 가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필자가 생각에도 5:5의 박빙의 승부, 1국에서 승리한 쪽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두 기사는 이번 대회 결승 뿐 아니라 앞으로도 많은 무대에서 승부를 펼칠 것이다. 과연 누가 먼저 기선제압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기사의 결승 대결은 1월 10~12일까지 3일에 걸쳐서 진행된다. 미래포석열전의 우승상금은 7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1분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제2기 미래포석열전 4강전
흑: 신민준 백: 변상일
결과: 173수 흑 불계승
제1기 메지온배 신인왕전에서 우승한 변상일은 이미 검증된 신예 강자이다. 하지만 바둑 영재 신민준 역시 변상일에게 전혀 밀리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신예 기사들의 패기와 패기가 맞서는 전장을 함께 들여다보자. 대국 초반 좌변에서 새로운 변화가 나왔다. 그러나 형세에 큰 변화는 없다. 팽팽한 국면 가운데 변상일이 1도 백 △로 짚어가며 우상귀 흑 진영 견제에 나선다.
이 수는 이러한 형태에서 상용의 수법이다. 이 부근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형세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승부처를 맞이한 셈이다.
2도 흑 1로 받아주는 것은 백의 의도. 백 2의 침입으로 미리 짚어둔 백 한 점이 위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2도 진행 중 흑 3으로 3도 흑 1로 받아주는 것은 어떨까? 백 2로 움직여 나오면 백 6까지 흑△가 차단되어 백 성공이다.
그래서 신민준은 4도 흑 1로 밀어가는 수를 선택한다. 백 2로 붙이는 수가 좋아서 백 6까지 2도와 언뜻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2도와 비교했을 때 흑 1이 가에 있는 것보다 더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여기서 5도 흑 1로 이단 젖히는 수가 먼저 떠오른다. 5도의 진행은 부분적으로는 흑 7까지 귀에 백 두점을 잡아 불만이 없다. 하지만 이는 백도 상변이 두터워져서 A에 끊어지는 약점이 보강되어 백 8로 젖히는 수가 성립하게 된다.
이에 신민준은 6도 흑 1로 차단하는 수를 선택한다. 백 2, 4로 우상귀가 선수로 살아가서 집으로는 손해지만 흑 5까지 흑은 두터움을 얻었다. 흑 7, 9를 선수로 행사할 수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부분.
그리고 흑 11로 짚어간 수가 신민준이 준비한 날카로운 압박이다. 단순하게 7도 백 1로 받아주는 것은 흑 2, 4로 중앙이 막히는 것이 아프다. 백 5로 중앙을 밀고 나오면 흑 6을 선수로 교환하고 흑 8로 우변 백 대마를 압박해서 백 돌을 공격하며 이득을 취할 수 있다.
8도 백 1은 기세의 반발. 신민준도 흑 2로 차단하며 우변 백 대마의 공격을 이어간다. 백 9는 고급행마. 수순 중 백 3으로 그냥 9도 백 1로 젖히는 것은 흑 2로 젖히는 곳을 당해 싸움이 안 된다. 흑 6까지 백이 망한 형태. 10도 흑 1로 젖혀가는 것은 무리. 백 2로 차단하면 다음 응수가 없다.
중앙 흑 한 점은 요석이기 때문에 흑 3으로 살려야 되는데, 백 4, 6으로 우변에 흑의 요석이 잡힌다. 11도 흑 1로 참아주는 것은 책략부족. 백 2의 지키는 모양이 좋아서 우변에서 흑이 전혀 이득이 없다.
신민준은 12도를 선택했다. 흑 1, 3이 강수. 흑 11까지 우변에서 실리로 크게 이득을 보며 우변 전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후에 좌상귀 흑 대마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으나, 공격과정에서 변상일의 실수를 신민준이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응징하며 승리를 쟁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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