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롯데의 대형 복합몰에 신음하는 골목상권…몰락이냐, 상생이냐 ‘갈림길’

현장+ / 황경진 / 2014-08-19 16: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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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 방이시장상인회, 롯데 측과 재래시장 발전 기금 차원 보상협상 완료
일부 상인들 “주차장 만들고, 통로 새로 정비한다고 해결 될 일 아니다” 토로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조기 개장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송파구 일대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제2롯데월드에서 1Km 떨어진 방이시장이다.
[일요주간=황경진 기자] 롯데가 추진 중인 거대 쇼핑타운으로 인해 해당 지역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경기도 수원역사에 롯데몰 개장을 앞두고 있고 서울 잠실에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 개장 승인을 신청해놓고 서울시의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 중소상인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나다시피 한 상황에서 대기업 유통몰까지 개장할 경우 골목상권이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며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다.

방이시장의 불안한 미래

서울 잠실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123층, 높이 555m) 저층부(에비뉴엘동·쇼핑몰동·엔터테인먼트동)의 조기 개장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송파구 일대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제2롯데월드에서 1Km 떨어진 방이시장이다.

이곳 상인들은 올 초까지만 해도 시장 일대에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을 비방하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7월, 방이상점가진흥조합(이하 상인회)와 롯데 간에 방이시장 발전 기금 차원의 보상협상이 타결되면서 양측 간 갈등이 봉합된 상태인 것으로 지난 12일 취재결과 확인됐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 상인회 측은 함구했지만 조합에 가입한 일부 상인들에 따르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상비가 상인회 쪽에 입금되면 고객의 편의를 위해 방이시장 내에 주차장을 건립하고 시장 통로를 중심으로 바닥을 새로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햇볕과 빗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가림막을 조합원 상가에 설치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12일 취재과정에서 만난 상당수 방이시장 상인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세월호 여파로 인해 작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가) 개장하게 되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게를 이미 1년 전에 부동산중개업자에게 내놨는데 팔리지도 않고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길거리를 보라”며 “사람들이 다니나, 가게가 너무 어렵다. 주차장을 만들고 길을 새로 닦는다고 해서 (제2롯데월드 개장으로 인한 피해가)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막막한 심정을 전했다.

이미 몇몇 점포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상당수의 가게들은 부동산중개업자를 통해서 임대를 내놓은 상태라는 게 일부 상인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현장 취재 도 중 상인회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는 조합사무실을 방문했다. 롯데와의 협상 내용에 대해 묻자, 상인회 한 관계자는 "상인들에게 (롯데와 협상한 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했다"라는 짧막한 입장만 밝혔다.

-사진출처 : 수원시상인연합회 카페
롯데몰 수원역점, 수원상인연합회와 보상 협상 중

경기도 수원에서도 롯데몰 수원역점 개장에 맞서 지역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수원시 상인연합회(이하 상인연합회)는 올 초부터 수원역사 롯데몰의 개장에 따른 수원지역 상권 몰락위기를 막기 위해 수원역 주변에서 롯데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와 단식 농성을 벌였다.

당시 상인연합회 측은 수원역사에 AK입점 후 매출이 반으로 줄었는데, 롯데몰이 입점하면 상인들이 다 죽을 수 밖에 없다며 롯데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롯데몰은 쇼핑과 더불어 문화와 여가를 함께 즐기는 복합몰이라는 점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골목상권에 미칠 파괴력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상인연합회 측 주장이다.

롯데몰 수원역점은 4만 3,000㎡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8층, 총면적 23만㎡ 규모의 복합몰로 백화점 및 대형쇼핑몰, 영화관(8개관) 등 쇼핑과 문화 시설이 입점 할 예정이다.

롯데몰 개장으로 위기에 처한 곳은 팔달문시장을 비롯해 역전시장, 매산테마거리, 로데오거리가 꼽힌다.

이처럼 지역 상권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원 상인연합회와 롯데 간에 보상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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