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숭이! 2016 병신년 누구도 반기리!

e산업 / 정성수 시인 / 2016-01-07 09: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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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의 신년특별기고
ⓒNewsis
2016 병신년은 천간(天干)이 ‘병(丙)’이고 지지(地支)가 ‘신(申)’인 해이다.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헤아리면 서른세 번째다. 병(丙)이 상징하는 색상은 붉은 색이고 신申이 상징하는 동물은 원숭이다. 그렇기 때문에 2016년 병신년은 붉은 원숭이 해다.

● 붉은 원숭이의 해
원숭이는 다재다능하다. 머리가 좋고 호기심이 많으며 임기응변도 탁월하다. 감각적이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여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능력도 있다. 단점으로는 한 가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주위가 산만한 경향이 있다. 인내와 끈기가 부족하다.

원숭이는 아이들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한다. 그것은 여러 동물 중에서 외형이 인간과 가장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식과 부부 사이의 극진한 사랑이나 협동하는 능력 등 인간 못지않다. 풍부한 감정 표현과 높은 지능은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동물원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는 이유다.

‘병신 육갑떤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주에서 나온 말로 ‘환갑’은 육십갑자의 ‘갑(甲)’으로 되돌아온다는 말로 이를 줄여 ‘육갑’이라고 한다. 이 중 가장 뛰어난 글자가 ‘병신’으로 나머지 글자들 ‘육갑이 무서워서 덜덜 떤다’는 뜻이다.

영리하고 활발한 원숭이들처럼 모든 사람들이 새해에는 위기를 영리하게 극복하고, 활기찬 기운을 곳곳에 가득 채웠으면 한다. ‘병신년’은 발음하기에 좀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천간(天干)’ 중 ‘병(丙)’은 화(火)를 의미하기 때문에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열정을 가득 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해이다.

● ‘혼용무도(昏庸無道)’
금년에도 다사다난했다. 이 말은 해마다 년말이 되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말이다.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다는 의미의 다사다난은 금년 을미년에도 빠지지 않고 회자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어려움이나 재난 등 사건사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건사고는 천재와 인재로 구별한다. 인재 중 큰 인재는 말로 인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거나 ‘남아일언중천금’ 등은 한 마디로 말을 신중히 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한 마디의 말은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말로 세상을 얻을 수도 있고 얻은 세상을 놓칠 수도 있다. 총칼에 죽은 사람보다 말에 의해 죽은 사람이 월등 많았던 역사적 사실만 보아도 말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면 정부기관이나 기업은 물론 특정인들이 사자성어를 인용해서 새해 희망이나 각오 또는 세태를 풍자한다. 네 글자에 포함된 깊은 뜻이나 절묘한 해학은 촌철살인의 미학이라고 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촌철살인은 주자(朱子)의 제자 라대경(羅大經)이 쓴 ‘학림옥로(鶴林玉露)’에 있는 말로 한 치 밖에 안 되는 쇠붙이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 말이 수 천 마디의 말을 능가한다. 그런 사자성어는 자귀 하나에 많은 뜻을 품은 한자의 묘미와 함께 사서삼경(四書三經)에 근거하며 한국과 중국 문화의 뿌리를 알게 하기도 한다.

한 해를 대표적으로 표현하는 사자성어는 각 계에서 발표되는 많은 사자성어 중에서 일반적으로 교수신문이 선정하는 것을 택하고 있다. 이것은 전국 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여 신뢰도를 높인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고른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다. 이 말은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無道)하다’는 말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무도한 정치를 했다는 뜻이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 혹은 암군(暗君),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으로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를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 근거를 두고 표현한 것이다.

혼군(혹은 암군)은 ‘정치를 잘하려는 뜻은 있지만 총명하지 못하고 아둔하거나 또는 간사하거나 심지어 무능하여 신뢰할 수 없는 자들을 기용해서 패망하는 군주’를 말한다. 용군은 ‘나약하고 과단성이 없어 구태만 되풀이 하다가 나라를 망치는 지도자’다. (율곡전서 ‘잡저 · 동호문답’)

교수들이 ‘혼용무도’를 고른 이유는 연초에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민심이 흉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능함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르스 발생 당시의 늑장행정은 신속하고 확실한 대응을 못해 사태를 크게 악화 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중반에는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 압력을 넣어 삼권 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훼손됐고 후반기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 낭비를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기업들의 갑작스런 직원들의 해고나 감원 또는 제자에게 인분을 먹인 어떤 교수의 용납 받을 수 없는 행동, 백화점이나 식당 등에서 종업원들에 대한 손님의 갑질 등은 올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들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선량이라고 하는 국회의원들의 성추행이나 당연시하면서 받은 뇌물, 한 가정의 가장이 딸들을 인질로 삼아 벌린 인질극 또는 각계각층 지도자들의 기상천외한 행동들이 난무한 한 해였다. 이런 사건사고들로 하여금 교수들이 사자성어 ‘혼용무도’를 고르도록 하였다.

‘혼용무도’는 구직자 · 직장인의 희망마저 깡그리 짓밟았다. 희망이 희망이 된 것이 아니라 절망이 됐다. 희망이 이뤄지기를 염원했던 사람들은 올해의 사자성어인 ‘혼용무도’의 분위기 속에서 기쁨이나 즐거움 보다는 상처를 더 많이 받았다.

년 초에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정본청원’이 희망의 사자성어로 소개되며 한 해가 시작됐지만 결국 ‘혼용무도’로 한 해를 마무리한 셈이다.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부재했고 이로 인해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했음을 교수들은 ‘혼용무도’를 통해 이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 병신년을 맞으며
새해에 정치권은 국민 앞에 환골탈태로 거듭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국민의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과 소통하고 화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변화와 함께 국민 앞에 분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과감히 기득권을 내려놓고 멱살잡이 정치나 패거리 정치인의 구태를 청산해야 할 것이다. 탐욕과 독선을 버리고 자신의 이익추구나 이권개입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정치가 안정돼야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안정되며 민생이 안정된다는 사실은 명학관화(明確觀火) 하다. 사회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원칙과 기본이 중시되고 평범한 진리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이웃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사회 풍토가 정착되는 새해가 될 때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열린사회가 된다.

새해에는 국민들도 할 일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선량 선출에 각별한 관심을 갖아야 한다. 봄철에 있을 20대 총선에서 훌륭한 선량을 뽑아야 정치가 변하고 사회가 변할 것이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 또는 지도층인사들의 생각과 태도가 변화되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마음을 열면 새롭고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 무슨 문제이든 양보하며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 나갈 때 밝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된다.

병신년에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 땅에 공고하게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병신년에는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생활정치가 실현되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열리길 간절히 바란다.

▲ 정성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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