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국부 발언' 역풍인가? 文 대선-호남 1위 탈환…安 상승세 주춤

정치 / 고보성 / 2016-01-18 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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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오른쪽). ⓒNewsis
[일요주간=고보성 기자]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출범 이후 부실한 외부인사 영입과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호칭’ 등이 악재로 부각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광주 민심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안철수 의원은 지난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신당의 명칭을 ‘국민의당’으로 확정하고 야심차게 첫발을 내딛었지만 이날 발표한 외부인사 5명 중 3명이 과거 부적절한 전력으로 영입이 취소되면서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안철수 의원이 부정부패가 없는 인물을 영입하겠다고 공언해 왔던 터라 파장은 더 컸다.

이같은 인사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상진 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이 논란을 불러왔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서울 강북구의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을 ‘국부’로 평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광주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항거하다가 희생당한 300위의 영혼이 모셔져 있는 성지에서 ‘국부’라고 표현한 점 때문에 파장이 더 커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 분이라고 치켜세우며 국부라고 발언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지난 11일 “이승만의 과뿐만 아니라 공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 이후 야권과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거세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위원장의 수구적 보수 우파 역사인식을 질타했다.

이날 협의회는 “현재까지의 모습만 놓고 보면 안철수 신당의 역사인식이 의심스럽다”며 “국민의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노선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라”고 성토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지난 2014년 민주당과의 통합 과정에서의 당헌· 당규 5·18삭제를 주장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잇단 구설수로 광주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4·19혁명을 높이 평가하고 ‘국부’ 발언의 배경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당 기획조정회의에서 “4·19혁명은 자유당 정권과 이승만 대통령의 국정파탄 때문에 일어났다”며 “(4.19혁명은)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한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승만 국부 호칭 발언 배경에 대해 “사회 통합관점에서의 제 진의였다”고 전제하고 “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 대통령의 과오와 책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도덕적·역사적 기준을 떠나 대한민국을 세운 공적에 대해서 국부에 준하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가치관을 이 땅에 도입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파했다”고 강조하고 “선거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킨 업적은 정당하게 평가해야한다”고 주장해 ‘국부’ 호칭 논란의 여진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탈당 ‘주춤’…여론 반등

이처럼 국민의당이 각종 구설수로 역풍을 맞고 있는 사이 동교동계를 비롯해 전현직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으로 분당 위기에 몰렸던 더민주당은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과 문재인 대표의 사퇴 선언, 여론조사 반등 등으로 새국면을 맞고 있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표의 외부인사 영입이 당 안팎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인사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로 비정치인이라는 점이다.

김종인 전 의원의 영입 카드는 문재인식 ‘인재 영입’의 백미로 꼽힌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영입과 더불어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 영입을 차치하더라도 문 대표가 젊고 유능한 신인들을 새 인물 수혈해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 대표는 지난 15일까지 총 10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1호 영입으로 관심을 모았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비롯해 김병관 웹젠 의장,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 양향자 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등이 더민주당에 입당했다.

더민주에 합류한 10명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치안, 외교·안보, 벤처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라는 점이 눈에 뛴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30대에서부터 60대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문 대표의 외부인사 영입이 정치권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간 탈당을 고민하고 있던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경우 탈당 선언을 미루고 향후 당내 사태 추이와 여론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던 일부 인사들도 탈당 기자회견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여론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할 때까지만 해도 국민의당 지지율이 급등했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더민주당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대표가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6%를 획득해 1위를 탈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13%로 2위로 기록했다. 줄곧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2%로 3위에 그쳤다.

20대 총선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36%로 1위,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국민의당)은 각각 19%로 동률을 기록했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32%, 안철수 신당 30%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전주(1월 1주차)에 비해 무려 11%나 폭락한 반면 더민주당은 한 주 만에 13%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9%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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