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거래를 하는 기업이 납품 클레임을 걸고 있다”며 “이미 납품이 끝난 대금에 대해서 조차도 결제를 미루고 사태만 주시하고 있거나 클레임을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특히 “형지엘리트는 이미 결제기일이 지난 결제대금에 대해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개성에 놓고 온 원부자재 가치와 상계 후 차액에 대한 배상을 통보했다”면서 “원부자재에 대해 부동산 담보까지 설정한 상황에서 형지엘리트가 미루고 있는 결제대금은 16억여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교복유통업체로 잘 알려진 형지엘리트는 패션그룹형지의 자회사로 개성공단 입주기업 4곳과 거래 중에 있다.
이에 대해 형지엘리트는 입주기업과 손실 협의 없이는 대금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손실에 대한 협의 없이 임의로 대금을 지급하게 되면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갈등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 ‘2차 피해’로 당초 예견됐었다. 입주기업뿐 아니라 거래기업 역시 피해기업으로서 분류되기 때문.
현재 입주 기업은 거래 기업에 대한 배상 여력이 현저히 낮아 양측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4일 비대위 발표에 따르면 120개 입주기업의 피해액 규모는 총 8,1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입주기업의 무형자산 손실, 영업손실, 원청업체의 클레임이 미포함돼 실제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문제는 입주기업의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 비대위에 따르면 자산이 10억에서 120억 원 규모의 기업이 절반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56개사는 최근 평균 연간 영업이익이 5억 원을 밑돌았으며 21개사는 이미 적자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형지엘리트처럼 입주기업을 상대로 한 거래기업의 피해 보상 요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현재 입주·거래 기업 양 측 모두 피해 보상을 요구할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정부의 보상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상태다. 앞서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가 5.24조치를 내놓았을 당시 남북경협 기업이 정부를 상대로 손실보상 요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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