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는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1국에서 이 9단을 상대로 18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당초 바둑계는 이세돌의 일방적 우세를 점쳤다. 하지만 알파고는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뛰어난 계산과 수읽기로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전투적 기풍을 보였다.
대국 종료 후 이 9단도 알파고가 예상외로 강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알파고 첫 대국을 마친 뒤 “알파고에 너무 놀랐다”며 “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늘 바둑은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9단은 남은 경기에서 승률을 50%로 전망했다.
이 9단은 “이제는 승률이 50%대50%이 아닌가 싶다”며 “오늘은 비록 졌지만 내일 2차 대국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대국에서의 패배가 남은 4경기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 “패배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알파고와의 바둑은 굉장히 즐겁게 임했다”며 “대국을 받아들인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으며 오늘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오히려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경기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프로기사로서 충격적인 하루이지만 알파고는 인간 프로기사와는 다른 스타일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며 "알파고는 자신의 실수에도 냉정함을 보인 것이 승리 요인이다. 한 마디로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바둑을 두었다"고 평했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공개 해설을 한 김성룡(40) 9단은 “이세돌 9단도 충격을 받았지만 프로기사 모두가 충격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설하면서 분명 프로기사가 느끼는 것과 다른 스타일을 느꼈다. 알파고는 실수를 했어도 시종일관 냉정을 유지한 것이 특이하다. 알파고의 승리 원인은 냉정함인 것 같다.”
KBS 2TV 중계방송을 해설한 박정상(32) 9단은 “생각보다 알파고가 만만치 않다.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겠다”고 전했다. “기사 입장에서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다. 부분적 수 읽기에 대해선 이세돌 9단도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인공지능 최고의 장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바둑TV를 통해 해설한 유창혁(50) 9단은 이 9단이 패배할 가능성이 짙어지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유 9단은 “이세돌답지 않게 실수가 많았다”며 “이세돌이 정상 컨디션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 번 지고 나면 다음 대국 때에는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내일 대국에선 기량 발휘를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편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매치’는 15일까지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장에서 5회에 걸쳐 치러진다. 매일 오후 1시에 대국이 시작된다.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약 12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는 경우 상금은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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