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등 ‘메가주총데이’ 본격 개막

e산업 / 김슬기 / 2017-03-30 17:54:21
  • 카카오톡 보내기
전체 상장사 절반 일제히 개최...일부 주총장 ‘최순실 게이트’성토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요주간 = 김슬기 기자] 삼성전자와 SK, 롯데 등 주요 상장사 900개 이상이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이른바 ‘메가 주총데이’가 본격 개막됐다.

전체 상장사의 절반에 달하는 924곳이 24일 일제히 개최한 정기주주총회는 별다른 이변없이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삼성전자 등 일부 주총장에선 일명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주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 코스피 358곳과 코스닥 552곳, 코넥스 14곳 등 총 924곳이 정기 주총을 개최했다.

먼저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엔지니어링 등 16개 계열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진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다소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검토 과정에서 보니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밝혔다.

앞서 작년 11월 말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상법개정안 등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한 것을 의식한 듯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작년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선 약속한대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4조 원 규모의 2016년 배당 △총 9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올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행 등은 충실히 이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비선 실세' 최순실씨 관련 질타가 이어지자 권 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과 관련 “불법적 지원은 없었다”고 못박았다. 또 반도체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과 주가 고공행진에 대한 주주들의 극찬이 이어졌지만 사외이사의 무능을 꼬집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밖에 백혈병 노동자 문제 등 기존 주총에선 제기되지 않았던 지적도 다수 흘러나왔다.

아울러 12세 최연소 주주가 등장해 “앞으로 ‘갤럭시노트7’과 같은 폭발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LG는 16분만에 주주총회를 속전속결로 마쳤다. 같은 날 LG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주, 사외이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주총에서 하현회 LG사장의 경영성과 발표 및 올해 사업 전략 보고가 이어졌고 △제55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가지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

통신업계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나란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양 사가 동시에 주총을 진행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일이다. 먼저 KT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을 확정하며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가 황 회장에게 주문한 경영계약서 승인도 함께 진행했다.

CEO 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에게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했다.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외부 입김에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 시간 SK텔레콤은 을지로 T타워에서 박정호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 사장은 이날 일정상 이유로 불참했으며 작년까지 SK텔레콤 사장을 지냈던 장동현 SK㈜ 사장이 주총 의장을 맡았다. SK그룹은 SK텔레콤 외에도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대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주총을 일제히 개최했다.
롯데그룹 역시 이날 계열사들 주총을 일제히 진행했다.

특히 대표 계열사 롯데쇼핑 주총에선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등기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돼 롯데 창업 50년 만에 신동빈의 ‘원리더’ 체제가 공고해졌다. 이번 주총으로 신 총괄회장의 사내이사 직함은 롯데자이언츠와 롯데알미늄 등 일부만 남게 됐다.

CJ그룹 주총에선 일각 우려와 달리 이채욱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었다.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이 부회장의 진행으로 열린 제6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채욱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송현승, 유철규, 박윤준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