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님을 위한 행진곡’ 국민통합 촉진제

People / 노금종 발행인 / 2017-05-22 1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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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주간 노금종 발행인
[일요주간 = 노금종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공약을 재차 확인하면서 개헌 의지를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기초위에 위에 있으며, 1987년 6월 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면서 “이제 차별과 배제,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달라”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강조했다.

그리고 이날 1만여 참석자들과 문재인 대통령은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애창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면 원하는 참석자들만 따라 부르는 합창 방식으로 바뀐 지 9년 만에 제창 방식이 부활한 것이다.

그렇다면 ‘님을 위한 행진곡은 지금까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본질적 요소였을까. 지난 우파정부들의 시대 역행적인 편 가르기가 이제 정상으로 복원된 것에 늦게나마 기쁨을 감출 수 없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5월 18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박근혜 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것은 지극히 옹졸한 것이었다.”고 썼다.

5·18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2009년 갑작스레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합창단 합창으로 바꾸면서 ‘원하는 사람은 합창단을 따라 부르라’ 강요했다.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가사 중의 ‘님’은 김일성이고 ‘새날’은 사회주의 혁명을 의미한다고 청와대에 보고하여 제창을 용감무식하게 가로막은 것이다.

2013년 6월 ‘님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이 여야 의원 158명 찬성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됐지만 보훈처는 ‘버티기’로 일관했다. 탈북 외교관 태영호 전 영국주재북한공사가 “1990년대 초까지 북한 대학생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굉장히 많이 불렀지만, 노래에 깔린 저항·반항 정신 때문에 지금은 금지곡으로 지정됐다”는 고백은 이런 허무맹랑 주장들의 맹목성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에 만들어졌고, 북한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는 훨씬 뒤인 1991년 제작됐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명실 공히 한국 진보와 좌파를 망라하는 보편적 민중가요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재야운동가 백기완이 작사, 시인 황석영이 개사를 했고,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전 남대 학생 김종률이 희생자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서 1981년 작곡한 민중가요다.

두 사람은 광주 지역 최초의 노동야학 ‘들불야학’에서 교사로 함께 활동했다. 신랑은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인 1980년 5월 27일 전남 도청에서 최후를 맞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은(당시 30살), 신부는 1978년 사망한 박기순(당시 20살)이었다.

박기순이 연탄가스 중독에 애석히도 저 너머 세계로 가자, 윤상원은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불꽃처럼 살다간 누이여/왜 말없이 눈을 감고만 있는가. 두 볼에 흐르던 장밋빛/늘 서럽도록 아름다웠지/….” 다정다감한 동료와 먼저 사별하고 2년 후에 윤상원은 광주 민주화 운동의 한가운데에 섰다.

2000년대 이후에는 진보진영 측이 주도하는 촛불집회를 비롯한 대중 집회에서도 많이 불리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널리 확산되었다. 홍콩, 대만, 중국,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악보를 자기 나라에 맞게 개작하여 부르면서 애창하는 국가만도 무려 10여 개국이나 된다.

2016년 5월 21일자 한겨레 논조를 곰씹어 볼일이다. “10년 넘게 아무 탈 없이 불리던 노래가 2009년 난데없이 푸대접받기 시작해서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길바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불러본 적도 없고, 민주주의 가치를 몸소 느껴본 적도 없는 자들을 대통령이라 부르는 것이 우리 시대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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