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7900만원 부과...법인 및 직원 5명 검찰 고발 조치
[일요주간=하수은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칼을 빼든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사실이 확인하고 강력한 제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작년 9월 ‘기술유용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기계, 전자 등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한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790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법인 및 관련 직원 5명을 검찰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2010년부터 굴삭기에 장착되는 에어 컴프레셔를 인노코퍼레이션이라는 하도급업체로부터 모두 납품 받아왔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노코퍼레이션측에 2015년말경부터 에어 컴프레셔의 납품가격을 18% 정도 인하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 당하자 이노코프레이션의 에어 컴프레셔 제작도면 31장을 제3의 업체에 총 5차례에 걸쳐 전달해 그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개발하도록 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측은 이노코퍼레이션에 기술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이유로 ‘에어탱크의 균열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직전 1년 동안 납품한 에어 컴프레셔 약 3000대 중 에어탱크의 하자가 있었던 것은 단 1건에 불과했고 그 하자의 내용도 ‘용접 불충분’이었다며 두산측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노코퍼레이션에 대해 도면을 추가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행위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던 것”이라며 “기술자료 유용 이전의 그 요구 행위만으로도 별도로 또하나의 하도급법 위반행위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이 유용한 이노코포레이션의 도면 31장 중 11장은 이노코퍼레이션과의 거래과정에서 승인도라는 명칭으로 이미 확보했고 추가로 제출받은 도면 20장은 제 3의 업체에게 전달됐다”며 “이는 제 3의 업체의 에어 컴프레셔 개발을 지원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 제3의 업체가 에어 컴프레셔를 개발해 납품을 시작하자 에어 컴프레셔 납품업체는 이노코퍼레이션에서 제3의 업체로 변경됐다는 것.
두산인프라코어가 제3의 업체로부터 에어 컴프레셔를 공급받은 가격은 이노코퍼레이션의 납품가격에 비해 약 10% 정도 낮아졌으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노코퍼레이션의 도면을 유용함으로써 그 만큼의 이득을 취하게 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두산인프라코어는 같은 방식으로 굴삭기 부품중 하나인 ‘냉각수 저장탱크’ 기술 자료를 요구해 제재를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납품업체인 코스모이엔지가 냉각수 저장탱크의 납품가격을 인상해달라고 하자 이를 거절하고 코스모이엔지의 냉각수 저장탱크 제작도면 38장을 5개 사업자에게 전달해 그 사업자들이 냉각수 저장탱크를 제조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자료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원사업자는 하도급업체에 대해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는 반드시 △기술자료 명칭ㆍ범위 △요구목적 △요구일ㆍ제공일ㆍ제공방법 △비밀유지 방법 △기술자료 권리귀속 관계 △대가 및 대가의 지급방법 등이 기재된 서면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30개 하도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승인도’라는 부품 제조에 관한 기술자료를 제출받아 보관해 왔지만 그 기술자료를 요구함에 있어 서면을 통한 요구 방식을 취한 경우가 없었다. 이는 모두 하도급법을 위반한 행위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하도급 업체들은 자신의 기술 자료가 제3의 업체에게 전달되는 것을 용인했다거나 피해사실 진술을 위해 공정위 심판정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못했다”며 “이러한 모습들에서 우리 하도급업체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유용을 행한 사업자의 배상책임 범위를 현행 손해액의 3배에서 10배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도 하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며 기술유용 사건 2개를 연내에 추가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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