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폭염 재난에 폭탄 전기료, 누진제 개선돼야

People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2018-08-13 1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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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폭염은 재난이다. 국내 사망자는 7일 현재 40명이 넘는다. 기상관측 111년 역사상 최고 높은기록이다. 세계적인 재난기록은 1995년 미국 시카고 섭씨 41도가 지속되며 700여명이 사망했다. 폭염은 소리 없는 사회적 재난이다.


기록적인 폭염에 국민들은 청와대에 전기료 누진제 폐지 청원에 줄을 이었다. 우선 정부가 가구당 평균 19.5%, 약 1만~2만 원 정도 내려주는 한시적 완화 대책을 내놨다. 이에 시민들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찔끔 인하', '생색 내기'라며 국민청원에 불만이 쏟아졌다.


누진제는 1974년 가정용 전기가 전체 전력 사용의 절반 이상일 때 도입됐으며, 당시 석유 파동으로 석유 값이 크게 오르자 에어컨을 켜는 부자들은 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배경과 공감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가정용 전기 사용 비중이 13%에 불과하고 국민 대부분이 에어컨을 켜는 시대이므로 누진제를 완화해 일반 가정엔 부담을 줄여주고, 저소득층은 보조금을 지원해줘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여러 선진국도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택하고 있지만, 최대 1.1~1.6배 수준으로 3배에 육박하는 한국의 전기요금 누진율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폭탄 전기료를 더 이상 내려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딱한 사정에 놓여있다. 현재 적자경영에 허득이는 한전은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전은 2015년 11조3천억원, 2016년 12조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그러나 탈(脫)원전 선언 이후 작년 4분기부터 적자 운영에 들어서서 올 연간 1조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찔끔 인하’에만 2700억원의 추가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올 상반기 한전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130억원 줄었다. 문제는 발전단가가 싼 원전 가동을 줄이고 값비싼 석탄·LNG 발전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규모는 폭염에 따른 전기료 지원 대책에 필요한 재원의 3.7배다. 이를 전기료 지원에 사용했다면 가구당 할인 혜택을 1만37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한전의 적자는 유연탄과 LNG 등 연료비가 상승했고, 원전 안전 점검을 위한 예방 정비로 인해 일부 원전이 일시 가동 중단되면서 LNG 발전 구입량이 증가했기 때문이지 탈원전 정책만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전의 주가마저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일주일 사이 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이 1조8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줄곧 영업이익을 내던 경영이 탄탄한 한전이 부실 회사로 곤두박질 친 것은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영 실적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주변의 평판이다.


탈 원전 대안으로 내세운 태양광·풍력은 흐리고 바람이 없을 땐 가동이 불가하다. 전력은 쌓아놓거나 저장이 불가능한 자원으로 전천후 가동이 요구된다. 단 1초도 공급이 끊겨서는 안 되는 전기를 태양광·풍력 등 예측 불가능한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졸속 탈 원전은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영실적 악화에 전기요금 인상으로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전은 작년 말 중국 업체를 제치고 수주가 유력했던 22조 규모의 영국 원전 우선 협상권마저 지위를 상실해 원전 수출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현지 언론은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건설·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서는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자체가 아이러니이다. 선진국은 정부가 기업의 원전 수출을 지원하는데 우리는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가 유력한 원전 수출 기회마저 놓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국의 미래 고급 인재가 해외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전 산업의 핵심 설계 인력이 중동의 UAE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1년여 동안 UAE로 옮겨간 인원만 40~50명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의 경우 휴학이나 전과하려는 재학생들이 급증하고, 카이스트(KAIST)에도 하반기 2학년 진학 예정자 가운데 원자력 전공 희망자는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각 대학의 원자력 전공 박사 지원자 마저 사상 처음 전무(全無)한 상태라고 한다. 1959년 원자력연구소 설립 후 60년 동안 쌓아온 세계가 인정하는 원전 고급 인력 기반이 무너지기 직전이다.


지구촌의 충격적인 기상이변은 속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폭염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호주 모나쉬대학교 연구팀 예측이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량, 준비 및 적응 전략, 인구밀도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시나리오 상황에서 미래의 폭염과 관련된 사망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208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폭염에 의한 사망자수가 수천명, 온열질환자 수도 수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 서울·부산·대구 등 국내 주요 7개 도시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처럼 갈수록 폭염 재난의 심각성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의 누진제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 '전기 소비 억제' 방편으로 미루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일이 전력생산 단가가 가장 적은 원전 정책에 대한 신중한 재고가 요구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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