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폭탄 돌리기식 공론화에 누더기로 변한 대입제도

People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2018-08-21 16:06:24
  • 카카오톡 보내기
[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이번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1년 이상 논란을 거듭해 오다 달라진 게 없다며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안 유예 이후 1년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쳤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동안 ‘교육부→국가교육회의→대입개편특별위원회→공론화위원회→시민참여단→교육부’까지 거치면서 폭탄 돌리기식으로 돌고 돌다온 입시안은 수능으로 뽑는 인원을 지금보다 조금 늘리고, 수능 과목 중 제2외국어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정도다. 그러나 탐구과목 조합이 수백 가지가 나와 학생 입장에선 더 복잡해졌다고 한다.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말았다. 1년 동안 예산만 20억 원을 쏟아 부었다.


교육부 김 장관은 지난해 8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시도하다 역풍을 맞았다. 이에 이해관계자들의 주장을 반영한다면서 49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에 맡겼다. 결국 공론화위는 ‘수능 전형 45%이상 확대’ 등 4가지 안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자 다시 이를 넘겨받은 국가교육회의는 수능위주 정시 전형을 확대하라는 어정쩡한 권고안을 만들어 교육부에 넘겼다. 입시안이 각 위원회의 하도급에서 재하도급의 폭탄 돌리기식의 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1993년 현행 수능제도가 도입된 이후 입시제도는 19차례 개편으로 번복해왔다. 그때마다 학생과 학부모들만 우왕좌왕 몸살을 앓아왔다.


이번 입시안 개편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교육과정을 도입하는데 의미를 두었지만 새 입시제도에는 여전히 문·이과 칸막이가 놓여있다. 수능시험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뒤섞여 누더기가 되어 혼란만 키웠다고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럴것이 영어와 제2외국어는 절대평가이고, 국어·수학·사회·과학은 상대평가 이다. 기하와 과학Ⅱ는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과목에서 제외하려 했으나, 수학·과학계 반발 때문에 수능 과목에 남기기로 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부가 이번 입시안에 '정시전형 30% 이상 룰'은 끼워 넣어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대학엔 예산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대학에 갑 질로 줄 세우기라도 해서 끌고 갈 셈인가. 대학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 인재양성에 획기적인 제도개혁이 선행돼야지 교육부가 재정 지원을 규제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어부성설(語不成設)이다.


결과적으로 입시제도에 발전적인 큰 변화가 없자 보수와 진보단체 모두 반발하고 있다. 진보단체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 도입의 교육개혁 공약을 파기했다고 목소리가 높다. 보수 단체는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적 열망을 무시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대입 개편안을 공론화위에 넘겨 책임을 회피하려던 교육부의 꼼수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을 지지해 온 진보 교육단체들조차 “이번 안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아마추어리즘과 포퓰리즘에 기반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고교학점제는 당초 2022년 전면 적용에서 3년 미뤄 2025년도에 전면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입시제도에서 추진해야 할 핵심 정책들은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겼다. 교육부 김 부총리는 결국 제자리걸음에 원점으로 돌아온 대입 개편안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불러일으킨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충웅 언론학 박사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