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에 드리운 정운호 그림자...'원정도박' 경영 퇴진에도 75% 최대주주 논란

e산업 / 김지민 기자 / 2018-08-22 17: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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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에선 물러났지만 최대주주로 경영 복귀 및 영향력 행사 배제 못해
사측 관계자 "팩트가 아니라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답변할 부분 없다"
지난해 매출액 2226억원, 영업이익 ?16억원?당기순이익 ?80억원 '적자'
올 1분기 매출액 573억원, 영익 4억5천만원?당기순익 ?1억3100만원 기록
지난 2015년 당시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모습.(사진=newsis)
지난 2015년 당시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모습.(사진=newsis)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3년전 100억대 원정도박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구속된 이후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여전히 회사의 최대주주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리 혐의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의 주식을 75%이상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요주간>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신화의 위치에 올라섰다가 오너리스크에 직격탄을 맞고 추락했던 네이처리퍼블릭의 현주소를 집중조명했다.


한때 로드샵 화장품 업계의 성공 신화로 불리던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 2015년 갑작스레 터진 오너리스크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가 최근 조금씩 호전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로드샵 화장품 업계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당시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면세점 비리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실적 저하를 직격탄으로 맞으며 IPO 소식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또 정 대표가 구속되면서 대표직의 장기 공백 등으로 영업 실적 또한 꾸준히 하락했다.


이후 2016년 6월21일 김창호 신임 대표, 또 6개월 뒤 호종환 신임 대표로 다시 한 번 수장을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의 적자는 막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22일 <일요주간>과의 전화 통화에서 “2015~2016년 사이에는 사드 등 정치적 영향이 있었다”면서 “사드 여파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전체적으로 급감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당시 대기업이 H&B 스토어 등 화장품 회사에 많이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됐던 부분도 있다”면서 “H&B 스토어들의 매장이 많이 출점되면서 브랜드숍 시장 전체가 위축됐었다”고 덧붙였다.


23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확인한 네이처리퍼블릭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5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2847억원, 영업이익 163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 등에서 2016년 매출액이 2617억원으로 8.1%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또한 각각 –95억원, –120억원 등으로 추락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2017년에도 지속됐다. 2017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2226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8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네이처리퍼블릭은 이 같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는 모양새다. 전성기 때와 대비하면 아직 한참 모자른 수준이지만 네이처리퍼블릭 입장에서 올해 반기 보고서에서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된 것만으로도 분명 희소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1분기보고서에서 매출액 573억원, 영업이익 4억5300만원, 당기순이익 –1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액 546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42억원 대비 훨씬 개선된 모습이다.


또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은 2분기 및 상반기 전체에서도 이어졌다. 올 2분기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575억원, 영업이익 1억3900만원, 당기순이익 -4억1100만원, 올 상반기 매출액은 1148억원, 영업이익 5억9300만원, 당기순이익은 –5억4200만원 등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1073억원, 영업이익 –43억원, 당기순이익 –67억원에 비해 경영지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는 등 경영내실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원래 기초제품이 인기제품이었는데 올 초부터 파운데이션, 셰도우 등의 색조 제품과 기초라인이 히트 제품을 선보이면서 예전보다 성장하는 기록을 달성 중”이라고 전했다. 네이처리퍼블릭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수는 총 680개로, 직영점과 가맹점이 6:4의 비율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원정도박 등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정운호 전 대표가 보유한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분 때문이다. 정 전 대표는 원장도박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임에도 여전히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주주로서 무려 75.37%(604만6663주)에 달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정 전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최대주주인점을 감안하면 기업 경영에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던 정 전 대표가 추후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정 전 대표의 경영 복귀 가능성 및 영향력 행사에 대해서는 팩트가 아니라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답변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정 전 대표처럼 75% 이상의 과도한 주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가 혹 나중에 경영에 복귀하겠다 해도 나머지 25%의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이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정관을 변경하려 해도 참 애매한 부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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