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총체적 관리부실로 '아현지사 화재' 피해 키워...통신구 도면 없어 '우왕좌왕'"

사회 / 조무정 기자 / 2018-12-26 0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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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화재 점검 회의록
소방방국 "KT관계자가 구조를 잘못 알려줘서 진압에 어려움" 토로
KT 측 "화재 당시 입구에 붙어있던 도면이 분실돼 찾을 수 없었다"
KT 관리부실이 초래한 인재(人災) 정황...피해보상 규모 늘어날 수도
지난달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가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가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일요주간=조무정 기자]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화재가 KT의 늑장신고와 통신구 연결통로(약 79m) 내부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정황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로 당시 서울 서대문과 마포 등 서북부 지역의 KT 인터넷, 휴대폰 무선통신 등이 마비되면서 통신대란이 일어났다.


이 사고의 경우 화재 규모에 비해서 피해가 컸는데, 당시 KT 측은 통신구가 지하에 있는데다 비좁아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KT로부터 건물 구조를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해 방화문에 소화액 등을 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화재 초기에 소방대원들이 소화액을 분사한 곳은 KT건물 지하 1층 통신구가 연결된 교육실쪽이었는데, 이곳은 방화문이 닫혀져 이었다. 사실상 문에다 대고 방수를 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소화액은 화재 지점까지 제대로 닿지 못했고,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


이밖에도 통신구는 밖으로 갈수록 완만한 내리막 구조를 하고 있어 소화액을 뿌려도 경사를 따라 아래로 흘러 내려가 건물과 연결된 44미터의 통신구 부분은 무방비로 계속 타 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국과수의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이 역시 KT측은 건물 구조에 대해 소방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


그렇다면 왜 KT는 통신구 내부 구조를 소방 측에 제공하지 않았을까. 통신구 도면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은 <MBC>가 공개한 KT 화재 점검 회의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5일 KT 아현지사 화재 진압에 참여했던 소방관, KT 관계자 등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방당국 관계자가 "최초 진입할 때 KT관계자가 구조를 잘못 알려줘서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고, 이에 KT 관계자는 "화재 당시 입구에 붙어있던 도면이 분실돼 찾을 수 없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이처럼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KT 아현지사 화재로 영업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피해보상 규모와 민사소송 참여 상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KT불통피해 상인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소송으로 KT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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