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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지역 6개 시민단체가 2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newsis) |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의 일환으로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 주요 항만공사를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천지역 항만·물류·경제·시민사회단체들이 통합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항발전협의회와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항운노동조합, 인천상공회의소 등 인천지역 16개 단체는 지난 22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항만공사 일괄 통합 논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항만별 특성과 지역 산업구조, 광역권 경제 현실을 외면한 획일적 통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 “항만공사는 지역 산업과 물류 경쟁력 떠받치는 핵심 기관”
이들 단체는 항만공사가 단순한 공공기관이 아니라 지역과 광역권의 산업, 물류, 고용, 수출입 경쟁력, 도시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항만은 행정 편의에 따라 일괄적으로 묶을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 선박과 화물, 기업과 노동자, 배후산업과 지역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국가 기간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특히 항만공사는 중앙정부 중심의 경직된 항만행정에서 벗어나 항만별 여건에 맞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개발·관리·운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체들은 “항만공사 제도의 설립 취지는 중앙집중형 관리가 아니라 항만별 자율성, 전문성, 책임경영,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며 “여러 항만공사를 하나의 기관으로 일괄 통합하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 “효율화 필요하지만 법인 통합이 해답은 아니다”
성명은 주요 항만들이 각각 다른 산업적 배경과 물류 기능, 광역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은 부울경과 동남권 수출산업을 세계와 연결하는 글로벌 해운물류 허브이자 환적 중심항만으로서 국가 수출입 물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인천항은 수도권과 환황해권을 연결하는 관문항으로 소비·산업 물류와 대중국 교역, 국제여객, 크루즈, 해양관광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울산항은 동남권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을 지탱하는 국가 기간항만으로 액체화물과 에너지 물류의 핵심 거점이며, 여수광양항은 광양만권과 전남권, 호남권, 남해안 산업벨트를 연결하는 종합 물류거점으로 국가 기간산업의 물류 기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항만공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것은 항만별 차이와 지역 현실을 무시한 행정 편의적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공공기관 효율화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사와 회계, 전산, 감사, 교육, 연구개발, 해외사업 등 일부 지원 기능의 중복을 줄이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효율화의 해답이 반드시 법인 통합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진정한 효율화는 항만공사의 지역성과 전문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유지하면서 공통 기능을 공동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동 회계시스템 구축, 통합 전산 플랫폼 운영, 공동구매, 공동 교육, 공동 연구개발, 공동 해외사업 추진 등은 법인 통합 없이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통합 시 지역 목소리 약화·균형발전 역행 우려”
이들 단체는 법인 통합이 오히려 항만공사의 본래 설립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합 조직이 출범할 경우 항만별 독립채산제와 책임경영 원칙이 약화되고, 지역과 광역권의 현장 수요가 중앙 의사결정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항만별 투자 우선순위가 획일화되면 산업과 물류 현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항만공사 본사와 의사결정 기능이 지역에 있어야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대학, 연구기관, 항만 이용자 등과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며, 통합으로 의사결정 권한이 중앙에 집중될 경우 지역의 목소리가 약화되고 항만정책이 현장과 괴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정부에 ▲항만공사 일괄 통합 논의 중단 ▲항만별 전문성·효율성·자율성·책임경영 원칙 존중 ▲부산항·인천항·울산항·여수광양항의 기능과 산업구조를 반영한 광역권별 항만 발전전략 수립 ▲통합 논의 전 지방자치단체와 항만 이용자, 노동계, 산업계, 시민사회와의 충분한 협의 ▲공통 기능 공동화 및 협업 강화 방식의 효율화 추진 ▲항만위원회와 지방정부 협의 구조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항만공사의 지역 존치는 단순한 기관 소재지 문제나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라며 “항만공사 제도의 설립 취지를 지키고 항만별 전문성을 강화하며 광역권 산업 경쟁력과 국가 해운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획일적인 항만공사 통합 논의를 멈추고 항만공사의 설립 취지에 맞게 지역과 현장을 기반으로 한 항만공사 체계를 유지·발전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성명에는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항운노동조합, 인천상공회의소, 한중카페리협회, 인천시물류창고협회, 인천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인천지부, 인천항만산업협회, 인천항도선사회, 인천복합운송협회,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 모임, 인천경총,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16개 단체가 참여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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