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관계자 "협력사, 경영 어렵다고 해 기성금 선지급...갑자기 폐업 상황 주시 중"
하청업체 OO기업 대표, 전화 받지 않은채 문자 메시지 질의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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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sis. |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한국 조선업의 초호황이 지속되면서 조선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하청업체들의 줄도산과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금속노조)는 "삼성중공업도 영업이익 779억 원을 기록하는 등 원청 조선소는 조선업 초호황에 힘입어 분기 수백억 원의 흑자를 내는데 정작 조선소 직접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업체 하청노동자는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며 "지난 2월 고용노동부가 파악한 임금체불 규모가 삼성중공업의 경우 50억 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이유는 원청 조선소가 하청업체가 하청노동자 임금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기성금(공사 중간에 공사가 이루어진 만큼 계산하여 주는 돈)을 지급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더해 인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고용구조 악화(이주노동자 및 물량팀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모두 하청업체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하청업체 기성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그러나 삼성중공업 등 원정 조선사들은 기성금을 인상하지 않고 다음 달 기성금을 미리 당겨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당장의 임금체불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 "기습적 폐업 공고에 하청노동자 250여 명 임금체불"
굼속노조는 "삼성중공업 하청업체인 OO기업이 폐업하자 삼성중공업이 하청노동자의 임금으로 지불해야 할 기성금을 자신들의 채무 변제를 위해 먼저 가로채서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이 발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중공업 발판업체 OO기업은 지난 6월 17일 기습적으로 폐업을 공고했다"며 "OO기업에는 상용직 노동자 50여 명과 10개 물량팀 200여 명 등 250여 명의 하청노동자가 일하고 있는데 폐업 발표와 함께 6월 18일 지급돼야 할 5월 임금이 20% 체불됐다. 더 큰 문제는 6월 1일부터 17일까지 일한 임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 측은 다음 달 기성금을 당겨서 지급했다고는 하지만 6월 1일 이전에 6월 기성금이 발생할 수 없으니 당겨서 미리 준 기성금의 실질적이고 법률적인 성격은 삼성중공업이 OO기업에 빌려준 돈, 즉 일반채권"이라며 "또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노동자의 임금이 여타의 일반채권보다 우선변제권을 갖는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의 행태는 하청업체 OO기업에 빌려준 일반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우선변제권이 있는 하청노동자 임금에 사용해야 할 기성금을 안 주고 가로채겠다는 것이다. 법률적으로 따져봐도 이는 부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법률적으로 기성금은 일종의 채권...노동자들에게 양도·양수하면 된다"
금속노조에 때르면 조선소 하청업체는 사실상 인력공급업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성금의 90% 이상을 하청노동자 임금이 차지한다며 6월 1일부터 17일까지 발생한 OO기업의 기성금도 우선적으로 하청노동자 임금 지급에 사용돼야 한다.
금속노조는 "6월에 발생한 기성금 지급일은 7월 10일이다. 삼성중공업은 하청업체 OO기업에 지급해야 할 6월 기성금을 가로채지 말고 7월 10일 정상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삼성중공업과 하청업체 OO기업은 폐업으로 발생하는 임금체불에 대해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국금속노조 관계자는 "올해 삼성중공업 임금 체불 문제가 심각하다. 그런데 하청업체가 폐업하면서 삼성중공업 측이 해당 하청업체에 기성금을 주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삼성중공업이 안 주고 있는 마지막 달 기성금이 4억 정도 되는데 실제 노동자들이 받아야 될 돈은 총 10억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률적으로 OO기업 대표가 받아야 될 기성금이 일종의 채권이다. 그 기성금(채권)을 노동자들에게 양도·양수하면 된다"며 "OO기업 대표가 양도·양수 계약서를 써서 그 계약서를 원청에 보내면 원청에서 해당 노동자들에게 직접 돈을 준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협력사가 경영이 어렵다고 얘기하면서 기성금 선지급을 요청해서 선지급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해당 협력사가 폐업을 선언하는 바람에 저희도 피해를 보고 있다"며 "향후 진행 상황을 두고 보면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서 폐업한 OO기업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닿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질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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