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1923~2012)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중략)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중략)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ㅡ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ㅡ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
▲ 이은화 작가 |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름을 부르는데 장미꽃이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묘한 쓸쓸함을 줍니다. 사람은 처음과 끝, 삶과 죽음 앞에서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지요. 그러나 내일을 약속받은 것처럼 이 순간의 절실함을 유예하곤 합니다. 모든 시작은 곧 끝을 포함하고 이 끝은 기억의 서문이 되는 것을 잊곤 하지요. 혹여 이처럼 흘려보낸 시간 속에 자신이 놓친 절실함과 입술에 머무는 이름들이 있었을까요.
만약 현재의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나만의 고유한 시간’임을 자각한다면 이 깨달음은 삶의 감사로 이어질 거예요. 가장 뜨겁게, 가장 조용히 그리고 가장 깊은 떨림으로 말이에요. 이 깨어있는 떨림은 자신을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힘이 되지 않을까요. 당신과 내게 지금은 매 순간이 처음이지요. 첫 떨림, 첫 연인, 첫 실수 혹은 첫 용기의 서툰 민낯들은 두 번은 만날 수 없는 찰나일 테니까요. 이와 같이 한 생을 살아가는 동안 똑같은 순간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화자의 말, 맞습니다.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