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광장] ‘수단공화국 내전 양상’

칼럼 / 소정현 기자 / 2023-05-19 12: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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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정현 편집인

[일요주간 = 소정현 편집인] 지난달 4월 15일부터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정규군과 아랍계 민병대 신속지원군(RSF)간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력 충돌이 수단 전역으로 번지며 수도 ‘하르툼’을 비롯한 곳곳에서 약탈을 비롯해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혼란상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가 폭격당하고 병원과 시장이 불타고 거리에 시체가 뒹굴고 있다. 주요 도시 인프라가 파괴됐고, 많은 가정에 수도와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와 함께 수많은 피난민 가족들이 버스와 트럭을 타고 남수단, 이집트, 차드 등 국경과 가까운 이웃 나라들로 피신하고 있다. 현재 피난민 캠프 14개가 운영 중이며, 구호단체는 피난민들을 위한 물과 위생용품,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긴급 보호를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있다.


또한 수단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계속된 가운데, 치안이 극도로 악화하자, 한국을 위시 미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재외국민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와 관련 병력을 급파하여 외교관과 민간인을 속속 탈출시켰다. 유엔 등에 따르면, 수단 내전이 4주째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로 최소 550명이 숨지고 5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무려 33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현재 유혈충돌은 북아프리카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지도부 내 치열한 권력 다툼이 파벌 간 무력 충돌로 확대돼 초래된 것이다. 2019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뒤, 거듭된 쿠데타로 혼란을 겪어온 수단에서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2021년 10월 쿠데타로 과도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군부 지도자 ‘부르한(Burhan) 장군’과 쿠데타를 지원했던 RSF의 ‘함단 다갈로’(Hamdan Dagalo)는, RSF를 정부군에 통합시키는 문제로 갈등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과 민정이양 협상을 진행해온 부르한 장군 측은 2년 안에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갈로 측은 통합 기간으로 10년을 제시했다.


앞서 2019년 쿠데타로 전복된 당시 알바시르 장권은 2013년 4월 ‘다르푸르와 남코르도판(South kordofan), 블루나일(blue nile)주’ 등의 무장세력이 ‘수단혁명전선’을 결성해 공격을 감행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같은 해 8월 RSF를 출범시켰다. RSF는 다르푸르의 무장세력 진압은 물론 민주화 시위 국면에서도 군부를 지원하며 학살과 방화, 성폭행 등 잔혹 행위로 악명을 떨쳤다.


아랍계 베두인 부족 리지가트 출신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는 초기 대략 5천~6천명 선의 병력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급속도로 세력을 키워 현재는 병력이 1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수단에서 벌어진 무력충돌이 국제적으로 많은 경종을 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단의 집안싸움에 주변국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무력충돌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심각하다. 수단 사태는 한계점에 이르렀으며, 국제사회는 이번 전쟁이 수단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결국, 양측 지도자는 지난 5월 6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사우디와 미국의 중재로 휴전 회담에 착수했다.


교전 시작 후 양측이 직접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로서는 정부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전투가 더 확산되어 비교적 단순한 권력 투쟁에서 더 복잡한 내전으로 비화되기 전에 무력충돌을 종식시키는 데 초점 맞춰진다.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혈사태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80만 명 넘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유엔은 우려한다. “수단 사태가 멈추지 않으면, 시리아나 리비아 분쟁보다 더 큰 악몽이 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평화정착 노력을 거듭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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