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아, 견딜 수 없는 치졸함

칼럼 / 최철원 논설위원 / 2024-07-12 18: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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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나는, 모자람이 많아 스스로를 낮추어 지내며 겨우 일신의 적막을 지탱하고 있다. 더구나 현역에서 은퇴 후 대구 어느 동네 깊숙한 곳에 엎드려 지낸 지 오래니 세상사 입 벌려 말할 만한 식견이 있을 리 없고, 이러한 말조차 구차하게 내 입장을 변명하는 것 같아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하되 서론부터 굳이 내 입장을 변명하며 글을 쓰는 것은 세상사 돌아가는 사태가 하도 상식 밖이고 기가 막혀서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기에 정치하는 개인의 정치 행위를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은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진 데 굳이 개인 정치 행위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은 정치라며 하는 게 하도 치졸해서 쓴다.

22대 국회의원들은 개원도 하기 전에 그들의 본연인 민생은 둿 전이고 자신들의 정쟁을 가지고 정치 놀음을 하고 있다. 누가 봐도 그 속이 뻔히 보이는 야당 대표 지키기 방탄용인데 민생으로 둔갑한 채상병 사망 진실규명을 두고 나라 전체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국회가 먹이 하나를 놓고 달려들어 마구잡이로 물어뜯으며 으르렁대는 하이애나가 득실대는 정글로 보인다. 평소 '애국' '애민'을 말하며 대중 앞에서 서민들의 대변자라 떠벌리는 국회의원들의 작금 행동을 보며 "시정잡배들도 이러지는 않는다"라는 생각에 참담함을 느끼며 견딜 수 없는 허망함을 느낀다.

원래 조악한 것일수록 당당한 외양을 들어내게 마련이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 비난의 화살은 배가 된다. 여소 야대가 된 22대 국회가 딱 그 모양이다. 야당이 절대다수의 의석을 포진한 국회는 출발부터 힘으로 우격다짐하듯 몰아 붙이며 상대방 죽이기에 모든 것을 다 걸고 있다. 우리 사회 정서는 첫발을 뗄 때는 기대와 희망으로 덕담을 하곤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기에 염려스럽다. 국민은 분노에 찬 정치인이 아닌 서민을 위한 대변자를 만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불법 혐의로 야당 대표가 기소된 현 상황을 정치보복이라며 야당은 갈았던 복수의 칼을 기어이 빼 들었다. 휘두르는 검풍이 오싹해야 함에도 하는 짓거리가 팩트에 관한 논리보다 으름장으로 일관하니 의원으로서의 품위 상실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인격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채상병 특검 청문회는 시작부터 꼴불견이다. 회의를 진행하는 법사위원장의 표정은 심술로 가득 찼다. 여당 동료의원 이름을 묻는 법사위원장의 행태는 마치 동네 건달이 상대방을 무시하며 이름을 묻는 것이나 똑같았다. 법사위에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여당 소속 위원의 이름을 몰라서 물었다면 위원장 지적 수준에 문제가 있고, 알면서 비꼬기 위해 묻었다면 인격에 분명 문제가 많다. 더구나 증인으로 불어나온 장군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며 호령하니 볼썽사납기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국회가 무슨 당신들 놀이터냐. 제발 좀 이러지 말라. 국민이 쳐다보고 있다.

청문회를 진행하는 과정에 불거져 나온 의원의 형태가 시정잡배보다 못한 행각이 심히 우려스럽다. 그 장수의 무지한 오만은 염불이 아닌 잿밥에 맘을 두고 있어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의원이 논리의 전계보다 고압적 자세로 훈계하듯 죄인 다루는 심판관처럼 국회를 운영하니 이러한 현실이 기가 막힌다. 물론 정치인의 정치적 행위는 틀린 것도 불법적인 것도 아니었음에도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 정치를 해야 할 정치지도자가 자신이 부여받은 직함을 무기로 내 편을 위한 정치 행각을 했기에 염치가 없다는 비아냥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내가, 지금 말고 싶은 것은 정치지도자의 인품은 쉽지 않기에 말과 행동의 두려움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정치적 의제를 앞에 놓고 공인은 사인의 사고(思考)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시대적 소망인 서민 생활 안정의 당위를 두고 정치적 몽니를 부리지 말고 주접을 떨지 않아야 신뢰감이 가는 지도자다. 정치인의 삶이란, 어처구니없게도 간단한 것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말 하지 않겠다. 쉬운 말을 비틀어서 아리송하게 하는 자들이 이 세상에는 너무 많고, 그걸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는 몰상식한 자들도 있는데, 그 또한 정치에 관한 일인지라 하는 수 없지만, 다만 연민스러울 뿐이다.

지도자의 품격이 무엇인고 하니, 일언이폐지해서,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지지자를 위하여 자신이 입신양명하는 게 아니다. 부끄럼 없는 당당한 행동, 올바른 정견과 모범 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다. 눈앞 이익에만 매몰돼 쪽박 깨는 일도 서슴지 않고 행하며 국민을 안중에도 없이 당리당략의 이해에 집착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이다. 지도자는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는 의리로 내 편 챙기기보다 더 아름답고 본질적인 국면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도구로 쓰여지는 것, 이 올바른 것들이 없다면 큰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그러니 이제 그만해라! 품격과 신뢰는 인의예지의 기초라 생각한다. 품격을 내던지고 신뢰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그것은 정치지도자가 가야 하는 숙명이다. 눈앞 의리를 챙기는 과대망상은 정치를 바르게 할 수 없다. 이것은 경험칙이다. 이 경험칙은 과거와 미래에도 유효하다. 혼자서 잘난 척하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말아야 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마땅히 국민의 소중함을 알고 두려워하며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여당의 지지가 야당의 지지보다 앞서고 있다.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국민은 30%의 네 편을 들 뿐이다. 다수 국민의 염원을 무시하고 정치적 무리수를 벌이는 것이 과연 민생을 위하는 올바른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가. 채상병 특검, 방통위원장의 탄핵, 수사 검사의 탄핵, 김건희 여사의 특검, 대통령 탄핵소추 등. 지금 야당에서 하는 짓거리마다 정치적 행위지 서민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이런 게 먹고사는 문제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정치가 '민생'과 '현안의 정치적 문제', 두 바퀴로 가야 올바른 정치라 할 수 있을 진데 외 바퀴로 내지르니 울화가 치민다. 국민의 정서를 생각하며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아는 자들만이 마침내 정치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란 걸 알 때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내 주변의 나처럼 못난 사람들도 공정을 원하고 정의를 원하고 도덕을 원한다. 좋다는 것을 다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먹고사는 일이 좀 더 수월해지기를 원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헛소리해대듯이 네 편 챙기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정치적 욕망을 민생으로 위장해 버리는 이런 불합리한 것에 무지한 국민을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다. 정치인이 없는 허상을 만들어 소란을 떨고 기만질을 해대면 세상은 견딜 수 없이 무의미해진다. 내 편 주위에 의해 쪽수의 힘으로 대화를 송두리째 폐기 시키는 불합리를 보며,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사람들에 의하여 여ㆍ야간에 불화는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우리 정치가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금의 사태는 심란하고 또 한심하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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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 논설위원

최철원 논설위원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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