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부산 곗돈 100억대 사기극 전말 추적..수백에서 수억 사기…60∼70대 할머니들 피눈물

단독 / 노정금, 박지영 / 2012-01-09 10: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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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옥 보내면 판·검사 친 인척·깡패 동원해 복수”


[일요주간=노정금, 박지영 기자] “동네야채장사할머니, 인형 눈알을 끼우는 부업으로 하루를 보냈던 할머니... 피해자들의 대다수가 60~70대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수술비 마련 희망과 딸자식 시집 장가보낼 희망 물거품, 가슴 치고 땅을 쳐도 하소연 할 곳 찾을 길 없어 절망”

부산시 사하구 괴정2동은 서민들의 고단한 흔적이 배인 언덕배기를 오르고서야 찾을 수 있는 동네였다. 이 동네는 얼마 전 100억대 곗돈사기 때문인지 불안한 정적이 감돌았는데 얼핏 2008년 4월 총선에 밀려 언론과 공권력에 외면당했던 ‘서울시 노원구 상계3동 100억 원대 곗돈 사기’가 떠올랐다.


경찰서는 100여억원을 받아 달아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계주 임모(59ㆍ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갈치생선장수 할머니, 동네야채장사할머니, 인형 눈알을 끼우는 부업으로 하루를 보냈던 할머니, 대다수가 60~70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라 목돈을 만질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곗돈은 수술비를 마련할 희망이었고 딸자식 시집 장가보낼 희망이었고 등 부빌 방 한 칸 마련할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 결말은 가슴을 치고 땅을 쳐도 하소연 할 곳 찾을 길 없는 절망뿐이었다.


이에 <일요주간>은 ‘서민등치기사기사건’의 현재 진행형인 사하구 괴정2동 100억대 계주사기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박현준(39)씨를 만나 이 사건의 전말을 들어봤다.

-어떻게 해서 위원장을 맡게 됐나.
▲월납계 계주 임모씨 황모씨는 이 동네 토박이로 인심 좋고 친절한 평판에 계를 잘 운영해 대부분이 그렇듯 동네 토박이이신 어머니 또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원이셨다. 그리고 누나와 저의 부인 또한 대를 이어 계원이 된 케이스다. 막연하게나마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확인해보니 저희가족만 해도 피해액이 2억 원 대로 어머니께서는 차용증 한 장 안 받고 현찰 9,000만 원까지 빌려주신 상태였다. 작게는 몇 백에서 크게는 몇 천을 넘어 억대까지 이런 피해주민들이 부지기수다. 더욱이 피의자 계주 임모씨를 잡아 관할 경찰서를 갔는데 소식을 듣고 찾아온 피해자들 대부분이 시장에서 생선, 채소, 과일좌판을 해서 먹고 사는 60~70대 동네 할머니들로 고소장을 대필해 줘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 젊은 내가 나서게 됐고 1월 4일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고 있다.

-문제가 된 월납계라는 무엇인가.
▲부산시 사하구 괴정2동 ‘월납계’는 임모씨와 황모씨를 계주로 한 구좌에 37명이 속해 일인당 월 30만 원씩 37번을 넣고 순번대로 1,460만 원을 타먹으며 끝나는 계다. 그리고 계를 탄 사람은 다음 납입액에 10만 원의 이자를 붙여 40만 원을 내는 일종에 일수형이다. 이런 ‘월납 계’를 20구좌 이상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수치상으로 볼 때 피해자 470명에 피해금액이 100억대가 넘어가는데 언제 알게 되었으며 어떻게 대처했나.
▲마지막 37번 계원이 곗돈(1,460만 원)을 타면 끝나는 구좌가 2010년 6월에 있었다. 그런데 계주가 차일피일 곗돈지급을 미뤄 확인해보니 곗돈을 받지 못한 계원이 37번 이외에도 15명 정도가 더 있었고 일부는 곗돈 대신 이자를 받는 상태였다.
그러나 두 계주가 놀면서도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남편들이 사하구 관내에 위치한 대학교교수에 현직 검·판사에 국회위원 친척이 있다며 40년 가까이 잘 운영해 왔던 계인지라 **투자금융에 투자한 돈이 나오면 이자까지 합쳐 갚겠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동네토박이인 계주 임모씨와 황모씨 처럼 피해자를 또한 대부분이 동네토박이 아니면 시집와 30~50년 이상을 산 이웃들이다. 늦게라도 곗돈만 받을 수 있다는데 40년 이상 쌓아온 이웃 간의 관계를 깨고 싶었겠는가.

-그래서 계획적인 신용사기라고 보는 것인가.
▲아니다. 그 이후부터가 더욱더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나머지 19구좌 403명 계원의 곗돈을 먼저 타는 사람이 내야할 10만원의 이자에 대한 부담스러움을 들먹이며 2011년 12월 30일에 탈 것을 유도했다. 그리고 2011년 12월 28일까지 곗돈 불입을 종용해 챙기더니 30일 날 “**투자금융에 사기당해 곗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말 같지도 않는 말을 늘어놓았다. 알아보니 일부 피해자들은 계주 임모씨 남편통장으로 곗돈을 납입했으며 남편은 사하구 관내 대학교 행정실 실장으로 근무하다 2011년 12월부로 퇴직한 상태였고, 집은 12월 9일부로 1억 2천에 근저당이 설정하는 등 모든 재산을 지인들 앞으로 돌려놓은 상태였다. 대부분의 곗돈을 현찰로 받아 챙긴 황모씨는 이 사건의 공모시점인 3년 전 아들 3명에게 당시 2억 이상을 호가하는 아파트를 각각 사줬으며 계원들이 이를 수상하게 생각하자 한 달 10만원짜리 월세방을 얻어 놓고 친목을 도모하자며 화투판을 벌려 계원들의 재산 내역이나 동정을 살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곗돈을 건네받아 챙기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두 계주는 남편들과 짜고 임모씨 남편의 퇴직날짜를 D 데이로 잡아 3~4년 동안 주민들의 고혈을 기름 짜듯 짰던 것이다. 심지어 계원명단도 없이 돈만 받아 챙긴 구좌도 있었다.

-이사건의 피해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이 괴정2동 주민으로서 40대에서 70대까지 집안의 가장들인데 40대들은 부모로부터 계를 이어 받은 계원들이며 50대 아주머니들은 시집와 30년 이상 사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60~70대 노인네들인데, 계주에게 곗돈을 현찰로 전달에 곗돈을 불입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이들 대부분이 시장에서 생선이나 야채 장사 하시는 할머니들로 그냥 지내온 40~50년 이상의 세월을 믿고 곗돈을 부은 것이다. 더욱이 한글을 못 깨우쳐 고소장을 대필해 줘야 할 분들도 계셨다.

-일부 계원들이 관할 경찰서에 피의자를 잡아가 배임죄로 고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1월 3일 소식을 전해 듣고 모인 30명의 계주들이 사하경찰서에 피의자 임모씨를 잡아 가 고소를 했다. 그런데 대부분이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로 법적인 상식이 전혀 없다보니 사기, 배임, 공갈, 협박으로 고소해야 할 사건이 어처구니없게도 배임죄로 고소하게 됐다.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나도 그 당시 있었는데 당시 (경찰) 담당자가 정확한 피해 진술이나 내용도 들어보지 않고 모여 있는 피해자들 향해 고소장 견본을 눈높이로 들어 보이며 ‘죄목 란에는 배임이라 쓰는 겁니다’하더니 손바닥으로 자신의 배를 소리 나게 치며 ‘배자가 이 배자입니다’라고 종용했다. 나중엔 다른 경찰서 직원이 견본을 복사해 와 나눠주며 이름하고 피해액만 정확하게 기입하고 나머지는 똑같이 쓰라 했는데 그 견본에도 죄목란에는 배임이라고 씌어 있었다. 그 상황에서도 피의자는 한쪽에 60~70대 할머니들을 모아 놓고 내 들어가면 법적으로 돈 못 받고 나중에 깡패들을 동원에 장사 못하겠다는 등의 협박과 공갈을 했다.

-위원장도 협박을 받았다는데.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으면 ‘**투자금융 삼촌들 시켜 죽여 버린다’는 등의 협박을 받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1월 2일 날 피하려는 계주 임모씨를 집 앞에서 잡았는데 출동한 경찰관들이 있음에도 ‘내 동생들이 검.판사다. 너 장사 못하게 할 테니 각오하라’며 협박을 받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좀 말이 되는가 싶으면 ‘내 형을 살면 당신들은 법적으로 돈 못 받는다. 다른 투자금융에 투자하기로 했으니 카드 와리깡해서 한 달에 1,500만 원씩 갚겠다’며 나를 비롯해 많은 피해자들을 회유를 했다. 뭘 좀 물어볼라치면 서면에서 사채업을 하는 **투자 금융의 삼촌들이나 검.판사 친인척을 들먹이며 공갈과 협박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사건은 사하구 괴정2동 740가구의 가장들의 명예와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이다. 저희 비대위에서는 우선적으로 찾아낸 피해계원 30명의 고소장을 위임받아 사기, 배임, 공갈, 협박 등으로 관할 경찰서에 계주 임모씨와 황모씨 남편들을 고소할 것이다. 최초 배임으로 고소한 내용도 침해된 계원들의 인권이 밝혀지면 이 또한 철저하게 대변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괴정2동의 지도자급인 이들이 지역 주민들을 작정하고 사기를 친 것이기 때문에 사하구청에, 현 집권당지구당에, 부산시청에 찾아가 들어 눕던 시위를 하건 끝까지 투쟁 할 것이다. 특히 지역 최고 지도자인 현 집권당 국회위원을 만나 빠른 해결을 위해 움직여줄 것을 촉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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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금,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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