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구경회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일명 '아키에 스캔들'로 아베 총리 부부는 사학재단인 모리토모학원이 2016년 재무성으로부터 오사카의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이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한 공무원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무성이 사학재단 스캔들과 관련 국회 제출 공문서 조작을 지시했다고 폭로하면서 아베 총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사학스캔들은 재점화되면서 결국 재무성은 문서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사건의 최대 관건은 누가 문서조작을 지시했느냐가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성 결재문서 조작 파문 이후 아베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면서 아베가 총리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도쿄TV가 지난 23일부터 3일간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에 조사에서 나온 56%보다 무려 1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안전보장관련법으로 지지율이 38%로 떨어졌던 2015년 7월, 자민당이 참패한 도쿄도의회 선거 직후인 지난해 7월 39%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49%로 지난 조사보다 13%포인트 늘었다.
모리토모 학원과 관련된 재무성 결재문서 조작 문제에 아베 총리의 ‘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70%로 조사됐다.
아소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재무성 결재문서 조작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56%나 됐다. ‘사임할 필요가 없다’는 34%였다.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선 ‘필요하다’가 62%, ‘필요하지 않다’가 31%로 조사됐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누가 총재로 적절하겠냐는 질문에는 아베 총리가 24%로 지난 조사인 35%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25%로 뛰어올랐다. 지난 조사보다 8% 상승했다.
차세대 포스트 아베 주자로 떠오르는 고이즈미 신지로 수석부간사장은 22%,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6%였다.
한편 일본을 둘러싼 대외 여건도 좋지 못하다. 먼저 남북,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그 동안 줄곧 미국과 손잡고 대북 압박의 선봉에 섰던 아베 총리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재팬 패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서 한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우방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적으로 유예 한데 반해 일본을 예외에서 제외하면서 아베 내각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제한 조치에 서명하면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훌륭한 내 친구지. 그동안 일본은 얼굴에 살짝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 미소는 ‘우리가 미국을 상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무역)이익을 봐왔다니, 믿을 수 없는 걸~’이라는 미소였다. 하지만 이젠 그런 날은 끝났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은 대충격에 빠졌다. 무엇보다도 트럼프를 떠받들다시피 했던 아베 총리가 난감해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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