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보잉 F-15EX 항전장비 공급으로 미국 방산시장 첫 진출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25-12-18 11: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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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F-15EX. 한화시스템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공군이 사용 중인 F-15EX와 대한민국 공군이 사용 중인 F-15K에 탑재할 ‘대화면 다기능 전시기(ELAD)’를 공급한다.(사진=한화시스템)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한화시스템이 디지털 항공전자 장비 수출을 통해 미국 방산시장 진출의 첫 성과를 거뒀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이자 미국 대표 방산기업인 보잉이 개발·생산하는 F-15 전투기에 핵심 항전 장비를 공급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본격 합류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은 18일 보잉과 한국 공군의 F-15K, 미 공군의 최신형 전투기 F-15EX에 탑재되는 대화면 다기능 전시기(ELAD)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한화시스템이 미국 본토 방산시장에 처음으로 항공전자 장비를 수출하는 사례로, 국내 항전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기 플랫폼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주도의 산업 협력과 세일즈 외교, 그리고 한화시스템이 축적해 온 항전 장비 기술력이 결합된 결과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1월 F-15K 성능개량을 포함한 대형 국외구매 사업을 추진하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를 목표로 보잉과 산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인 협의와 협력 확대를 통해 한화시스템이 F-15 조종석 대화면 전시기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한화시스템의 대화면 다기능 전시기는 기존에 여러 계기판으로 분산돼 있던 비행·임무 정보를 하나의 대형 화면으로 통합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조종사는 핵심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임무 컴퓨터에 직접 명령을 전달할 수 있다. 조종사의 상황 인식 능력과 임무 수행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이 같은 운용 개념은 최신 전투기 조종석 환경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보잉에 공급되는 ELAD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에 적용 중인 다기능 전시기 개발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F-15EX 기체 특성과 조종석 구조를 반영해 임무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설계·제작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KF-21 사업에서도 임무 컴퓨터, 다기능 전시기, 음성신호 제어관리 시스템, 지형추적컴퓨터 등 핵심 항전 장비 7종을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공급하며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기술 이전을 제한했던 AESA 레이더를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했으며,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와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등도 국산화해 KF-21에 적용 중이다.

미 공군의 F-15EX는 F-15 시리즈의 최신 개량형으로, 높은 무장 탑재량과 긴 항속거리,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의 확장성을 갖춘 전투기다. F-15 계열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수 국가에서 운용 중이며, 조종석 현대화와 성능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화시스템의 항전 장비가 F-15 업그레이드 과정에 본격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에 탑재되는 다기능 레이더를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 공급하며 방산 수출을 확대해 왔다. 필리핀 해군의 호위함과 초계함, 연안경비함 등 13척에도 함정 전투체계를 수출했으며,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에 AESA 레이더 안테나 장치를 공급하며 유럽과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넓혔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보잉과의 계약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며 수출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대화면 다기능 전시기 수출이 자사 항전 장비의 기술력과 품질을 미국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정부와 방위사업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항공전자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공군의 F-15K 성능개량 사업을 비롯해 향후 미국과 글로벌 전투기 업그레이드 및 신형 전투기 사업에서도 ELAD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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