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포의 KTX 탈선은 나사풀린 인재(人災)다

People / 최충웅 언론학 박사 / 2018-12-10 15: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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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의 시사터치]
최충웅 언론학 박사.

[일요주간=최충웅 언론학 박사] 개통한 지 1년밖에 안 된 고속철도(KTX) 강릉선에서 아찔한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오전 7시 35분경 승객 198명을 태우고 강릉발 서울행 KTX-산천806호가 출발 5분 만에 탈선했다. 이 사고로 승객 15명과 직원 1명 등 16명이 부상했고, 강릉선 KTX 통행이 양방향 모두 주말 내내 중단됐다.


이번 사고가 최고 시속 100km로 제한된 구간에서 발생했기에 천만다행이지, 만약 KTX 최고 운행 속도인 300km로 달렸거나, 열차가 비탈면으로 굴렀거나, 다리 위에서 탈선 사고가 났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한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은 한파 속에서 큰 충격과 불편을 겪었다.하지만 승무원들은 대피 장소나 대체 교통편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요금 환불 안내만 하자 승객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사고가 나자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선로상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며 날씨 탓으로 돌렸다. 철도 최고 책임자가 관리 책임을 날씨에 떠넘기자는 것은 근무기강 상태나 안전불감증을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들의 초동조사에선 선로전환기 전환상태를 표시해주는 회선 연결이 잘못돼 신호시스템에 오류가 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현장을 찾은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이런 실력으로 남북철도를 연결하겠다고 말하기 민망한 상황이다. 코레일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며 사과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레일은 ‘비상안전경영기간’으로 설정하고 대대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한 직후에 발생한 사고였다.


KTX 탈선은 2011년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 사고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도 선로전환기 작동불량 때문이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3주 사이에 무려 1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역에서 KTX 열차와 포클레인이 충돌한 사고 이후 청주 오송역 단전 사고로 경부선 KTX가 열 시간 이상 멈춰 섰다. 그 다음 날엔 분당선 운행 중단, 대구역 열차 고장 사고 등 최근 3주간 하루걸러 한 번씩 발생한 열차 사고가 모두 코레일 사고였다. 열차 유형으로 보면 KTX 7건, 무궁화 2건, 새마을호·지하철 각 1건 등이다. 운행 노선도 경부선, 호남선, 강릉선 등 전 노선에서 일어났다.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은 개통 이후 지금까지 ‘무사고 안전신화’를 자랑하고 있다. 1964년 개통 후 지진에 의한 2건을 제외하고 탈선 사고가 없었던 점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지진으로 인한 사고 외는 점검 소홀 등의 부주의로 인한 대형 사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시설장비가 우수해서 라기 보다 철저한 안전의식과 투철한 사명감이 이 같은 신화를 만든 것이다.


김현미 장관은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사고재발을 방지를 위해서는 철저한 원인규명과 엄중한 관리자 문책은 필수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철도업무와 아무런 관련도 없고 전문적 지식도 없는 정치적인 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한 것이 사고의 원천이 아니냐는 질타와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남북 철도 연결사업 등 정치적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대규모 수송수단인 열차는 국민의 교통수단이다. 특히 고속철도는 시속 300㎞로 달리므로 아주 조그마한 점검 미숙에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정비와 운행은 물론 시설 공사 등 모든 업무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다. 코레일 조직 전체의 기강 해이가 잇따른 사고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한다.


국토교통부는 잇단 철도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안전사고 종합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관리자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문책해서 향후 다시는 나사 풀린 후진국 형 인재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한다. 이제 그만 부끄러운 사고 공화국 오명은 벗어나야 한다.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 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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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웅 언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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