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 "A2 우유, 락토프리 우유와 달라...A2 우유로 100% 전환시 가격 다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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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2우유 가격 비교표(홈플러스 기준).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 이하 서울우유)이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진 A2 우유를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유제품에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가운데 A2 우유로 100% 전환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해 우유 가격만 더 비싸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한 소비자단체의 비판이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서울우유에서 A2 우유를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마치 프리미엄 우유인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소화를 편하게 해 주는 우유’와 차별점이 없다"면서 마케팅 비용 대신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유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품질경쟁력을 위해 프리미엄 및 고급화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2 우유다. A2 우유는 모유와 흡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일반 우유 대비 소화 흡수율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A2 우유는 소화가 쉽고 유당불내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유당불내증은 소장에서 우유에 함유된 유당을 제대로 분해하여 흡수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결핍된 사람에게 나타난다.
서울우유는 지난 5년 간 연구개발 끝에 A2 우유를 출시했다. 서울우유가 출시한 A2우유 제품은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이다.
이와 관련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모든 유제품에 A2 원유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서울 우유를 비롯한 다수의 유업체들은 신성장 산업으로 프리미엄 우유, 일명 A2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유 섭취 시 배앓이나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은 일반 우유를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데 서울우유가 모든 제품을 A2 우유로 전환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며 "우유 가격만 더 비싸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고 흰 우유를 시작으로 A2 원유를 사용한 락토프리, 유기농, 강화우유 등을 내놓으면서 얼마나 가격 인상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A2 단백질 단일 요소 구성 외에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소화를 편하게 해 주는 우유'와 차별점을 찾기 쉽지 않다. 일반 우유와 A2 우유의 차이는 원유 속 단백질이 A1이냐 A2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A2 단백질이 소화에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락토프리 우유보다는 못하다. 즉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A2 우유를 먹고 탈이 나지 않는다고 100%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서울우유 공식 온라인몰에는 사육 환경과 제품의 기능성 관련 유기농, NON-GMO(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은) 사료, 무항생제, 동물복지, 락토프리 여부 등을 묻는 소비자 질문에 '해당되지 않는다'로 대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산 우유와 비교해 사육 환경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소비자들은 최근 목초육, 목초방목 계란 등 방목 환경에서 자란 식품을 선호한다. 넓은 초원에서 방목해 젖소를 기르는 것이 기본인 수입 A2 우유를 국내 환경에서 뛰어넘는 건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내 A2 우유 가격 경쟁력도 문제"라며 "서울우유 A2+ 우유 판매가는 100ml당 504원으로 서울우유의 일반 우유(370원)보다 134원 더 비싸다. 수입산 A2 우유와 비교해도 판매가가 144원 정도 높다"고 꼬집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1조 7529억 원이던 국내 흰 우유 시장은 매년 위축돼 2023년 1조 6591억 원으로 감소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는 2025년에는 1조 6000억 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하며 "국내 우유 소비 감소에도 외국산 우유 수입은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2020년 1만 1476톤에서 작년 3만 7404톤으로 3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올해는 상반기에만 2만 6700톤을 기록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 5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산 우유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싼 가격 때문이다. 대규모 젖소 목장을 운영하는 폴란드·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우유는 L당 가격이 1500~1600원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이면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 관세가 0%가 된다. 저렴한 외국산 우유가 무관세로 들어오면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며 "신제품(A2) 출시에 따른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2026년 밀려오는 해외 유제품에 대항해 A2·푸드마일리지·무지방 우유 등 마케팅 꼼수로는 더 이상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2우유가 단백질 단일 성분만으로 마치 프리미엄 우유인 것처럼 마케팅하는 것은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서울우유는 이러한 마케팅 비용 대신 현재 지나치게 높은 A2 우유 가격을 10% 이상 낮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단체는 "서울우유 등 우유 제조사들은 자체 혁신 없이 지금처럼 신제품 마케팅을 통한 가격 인상이나 해외 멸균우유 흠집 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자체 비용 절감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노력 없이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에 따른 유제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면 남은 길은 공멸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A2 우유는) 시중에 나와 있는 소화가 잘 되는 우유(락토프리)와 다른 우유"라며 "저희도 락토프리 우유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시중에서 통상적으로 우유를 먹었을 때 속이 안 좋은 원인은 유당불내증과 A1 단백질 등으로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나눌 수 있다"며 "유당불내증 때문에 속이 불편한 분들은 락토프리 우유를 섭취하는 게 적절하다. 그러나 단백질 때문에 속이 안 좋은 분들은 락토프리 우유를 먹어도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A2 우유가) 1900톤 중에 30톤(약 1.6%)만큼 소량으로 나오는 프리미엄 우유"라며 "현재 하루 원유 생산량의 2%도 안 되는 원유로 소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생산 설비 등 부분을 (고려하면) 지금은 다른 우유보다 가격이 좀 더 나갈 수밖에 없다. (A2 우유로) 100% 전환됐을 때는 모든 우유의 가격이 지금 저희가 판매하는 가격보다 합리적으로 다운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수입산 A2 우유 가격보다 더 다운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가격 책정은) 생산 원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해외에서 들어오는 우유의 생산 원가가 워낙 더 저렴해서 그 부분은 추후에 좀 더 두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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