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부겸과 빅게임 불발, 선거결과 보수진영 재편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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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훈 편집인 |
오는 6월 3일, 우리는 또 한 번의 선택 앞에 선다. 이날은 단순히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날이 아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대한민국 권력 구조의 균형을 다시 설계하는 정치적 분기점이다. 지역 일꾼 선출을 넘어 정치 전반의 균형을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방선거는 흔히 ‘생활 정치’로 불린다. 도로 하나, 학교 하나, 복지 정책 하나까지 우리의 일상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권력이 바로 지방정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책임자를 포함해 지방의회 의원과 교육감까지 선출된다. 우리의 한 표는 단순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넘어 향후 4년간 삶의 질을 결정짓는 선택이다.
지방선거의 의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언제나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어왔다. 중앙정부에 대한 민심이 지방 권력의 재편으로 나타나는 가늠자다. 집권 세력이 승리하면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가 확인되고, 패배하면 경고장이 된다. 따라서 단순한 지역 경쟁을 넘어 전국적인 정치 지형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더 중요한 점은 ‘견제와 균형’이다. 민주주의는 권력의 분산에서 작동한다. 중앙 권력이 강할수록 지방 권력의 다양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지방정부는 중앙 정책을 보완하거나 때로는 제동을 거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가 무너지면 정치적 긴장은 사라지고, 그 공백은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종반을 치닫고 있지만 여야의 명암교차(明暗交錯)는 뚜렷하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에 편승한 민주당과 달리 공천파동 등 내홍을 겪은 국민의힘은 지지부진(遲遲不進)하다.
◇ 이재명 정부 ‘중간 평가’ 국가권력 균형의 가늠자
이번 6‧3 지방선거는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
첫째, 최근 정치 환경 속 권력 균형의 문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입법 권력의 독주, 사법부에 대한 영향력 등 삼권분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권력은 중앙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축이다. 권력의 분산과 균형을 유지하는 민주주의 근간이다. 건전한 견제세력을 형성할 수 있느냐 여부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둘째, 현명한 유권자는 늘 정치권보다 한발 앞서 판단해 왔다. 민심은 천심이다. 절묘하리만큼 민심은 언제든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어느 한쪽에 힘을 몰아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모든 선거의 결과가 말해준다. 이번에도 국민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정치 지형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보수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따른 정치 지형의 변화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는 상징성이 크다. 이곳은 그동안 보수 정치의 기반이자 ‘심장’으로 불리어왔다. 따라서 보수 진영 전체의 향배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새도 좌우의 날개로 날 듯, 보수와 진보의 균형과 견제는 민주주의 발전의 토대이자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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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왼쪽)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사진=newsis) |
◇ 주호영 불출마 선언, 보수 부활의 밀알 택해
최근 ‘합리적 보수’의 6선 중진 주호영 국민의힘 후보(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컷오프 논란은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어정쩡한 당내 갈등의 희생양 신세가 됐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고심을 거듭하다 지난 4월 2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에 맞설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항마로 거론됐으나, 결국 보수 부활의 밀알을 택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정치에 입문한 주호영 의원은 보수정당의 핵심 실무형 인물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대선 과정에서 비서실장과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고, 초대 특임장관이라는 상징적 직책까지 수행했다. 정치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권력의 핵심 참모형’으로 판을 읽고 조율하는 역할, 즉 전략과 협상에 능하다.
유연한 생존 전략이 그의 장점이다. 2016년 공천 갈등 끝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당선되는 승부수를 던진 경험도 있다. 이후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하며 보수 개혁 노선에 합류했다가, 다시 보수통합 흐름 속에서 복귀했다. 원칙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권력 구조 속에서 생존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경쟁력 논란은 결국 ‘누가 이길 수 있는가’라는 현실 정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 지역 정가에 밝은 선거 전문가들은 대구시장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희비쌍곡선을 움트게 하는 결정판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보수 진영의 재편과 향후 정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6월 3일, 투표용지 위의 이름들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이 만들어낼 변화는 결코 작지 않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결국 ‘지역에서부터’ 완성된다.
일요주간 / 김경훈 편집인 kkh429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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