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송치된 '뇌물 혐의' 야구 지도자들 복귀 논란…"비리 지도자와 우리 아이를 마주치게 할 순 없다" 학부모들 반발

제보추적 / 임태경 기자 / 2025-11-12 14: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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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야구 명문 A고 야구부, 금품수수 혐의로 지도자 4명 검찰 송치 후 학교 복귀…"무죄 추정" vs "제 식구 감싸기"
▲AI 생성 이미지.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서울에 소재한 야구 명문 A 고등학교에서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된 지도자들이 학교로 복귀하면서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약 4개월간의 수사 끝에 감독 B 씨를 포함한 지도자 4명과 금품 제공 학부모 1명 등 총 5명을 뇌물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는 최근 이들 지도자에 대한 직무 배제 조치를 해제하고 복귀를 허용했다.


학교 관계자 C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른 결정이며 학부모 90% 이상이 복귀를 요청했다”고 해명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그 90%라는 근거조차 공개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료=학부모 D 씨 제공)

◇ “검찰 송치됐는데 복귀?…학부모들은 분노”

고발을 주도한 학부모 D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도자들이 형법 129조 뇌물죄로 검찰 송치된 사실이 학교에도 공식 통보됐는데 불과 한 달 만에 교장이 직무 배제를 해제했다”며 “이건 무죄 추정이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D 씨는 “수사 개시 통보서가 학교로 전달된 뒤 9월 중순 교장이 감독과 수석코치를 직무 배제시켰지만 11월 5일자로 해제 공지가 야구부 밴드에 일방적으로 올라왔다”며 “학부모 공청회나 동의 절차도 없었다. 오히려 복귀 반대 학부모들이 ‘문제 부모’로 낙인찍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D 씨는 또 “고발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보복성 불이익’을 걱정해 아이들이 그 감독에게 지도받는 걸 두려워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복귀를 허용하는 건 교육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자료=학부모 D 씨 제공)


◇ 학교 측 “무죄 추정의 원칙…학생 피해 커”

반면 학교는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기한 직무 배제’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교 관계자 C 씨는 “수사기관이 혐의를 인정해 검찰로 송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기소 전 단계로 아직 유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복귀를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자 부재로 인해 훈련 공백과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다. 남은 학부모 중 90% 이상이 복귀에 동의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학교는 독단적 판단이 아니라 학부모 의견에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이 ‘90% 동의서’에 대해 “사전 공지나 투표 절차 없이 소수 학부모가 임의로 작성한 문서”라고 주장하며 학교의 여론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9월 해당 학교를 현장 조사했으며 야구부 운영 일부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학부모 D 씨는 “교육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학교의 감독 등 지도자 직무 배제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내부에서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 “100년 전통 야구부, 신뢰 잃을 위기” 


학부모 D 씨는 “청렴과 공정의 가치를 지켜야 할 교육기관이 오히려 범죄 혐의자를 두둔하고 있다”며 “교육청이 즉각 감독을 복귀시킨 학교장과 지도자 전원을 직무정지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A 고등학교 야구부 지도자들에 대한 추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2차 고발)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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