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으로 안전 체계 확대됐으나 산업안전 수준 아직 갈 길 멀어"
안전관리 인력 40% 증가… "소규모 사업장 지원·제도 정교화 필요"
"위험 노출도 높은 직업군 노동수요 위축... 사고 비용 높인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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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안전관리원 등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newsis) |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 정수환 연구위원)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노동시장과 산업안전 현장에 나타난 변화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법 시행 이후 안전관리 체계가 확대되고 일부 산업재해 감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고위험 직종의 고용 감소 등 부정적 영향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수환 KDI 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 ‘중대재해처벌법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통해 지난 2022년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효과를 노동경제학 관점에서 분석했다.
◇ 기업 80% 이상 안전관리자 뒀지만… KDI “양적 확대 대비 질적 향상은 제한적”
보고서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보건관리체계는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KDI가 자체 실시한 기업 실태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80% 이상이 안전관리자를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75% 이상이 안전관리자를 두고 있었다. 안전 관련 예산과 조직 역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연구진은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양적 확대는 확인됐지만 질적 향상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체계의 실효성이 충분하지 않은 정황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안전관리 인력 고용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고용조사(B형)’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관리 인력 고용은 2024년 기준 약 40% 증가했다. 반면 임금 상승효과는 시행 초기 이후 점차 줄어들어 2024년 하반기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안전관리 인력 공급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 KDI “안전조치 미준수와 처벌 연계성 높여야… 예측 가능한 처벌 체계 마련 시급”
산업재해 감소 효과도 일부 확인됐다. 보고서는 떨어짐·끼임·부딪힘 등 ‘3대 재래형 사고’의 사망사고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업무상 사고 사망자는 2016~2018년 연평균 968명에서 2022~2024년 연평균 838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3대 재래형 사고 사망자는 같은 기간 연평균 105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떨어짐’ 사고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반면 교통사고 사망은 증가했는데, 연구진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 영향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산업안전 수준이 여전히 주요 국가와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자 10만 명당 치명적 산업재해 수는 2022년 기준 3.11건으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상위권 수준이었다.
고위험 직종의 노동수요 감소 현상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위험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의 고용량이 위험도가 낮은 직업군보다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위험 노출도가 높은 직업의 고용은 낮은 직업에 비해 최소 3.2%에서 최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 내 고위험 직군에서 감소 폭이 컸다.
KDI는 정책적 시사점으로 △사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정교한 제도 설계 △안전조치 미준수에 대한 예측 가능한 처벌 체계 마련 △안전관리 인력의 질적 수준 제고 △산업안전 감독 체계 효율화 △소규모 사업장 지원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 “사고 비용 자체를 높이는 방식은 고위험 직종의 노동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안전조치 미준수 행위와 처벌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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