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한콜센터지부 "은행 출신 경영진의 독점·방임 속 터진 노동권 침해"… 사측 약속 이행 여부가 향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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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 고객센터 용역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 행태와 원청의 방임을 규탄하려던 노조의 기자회견이 사측의 전향적인 시정 약속으로 전격 취소됐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로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챗GPT) |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이하 노조)는 24일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연차 및 휴게시간 제한, 포괄임금제에 따른 수당 불투명성 등 상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노조는 지난 21일 배포한 취재요청서를 통해 하나은행 출신 인사들이 경영하는 외주업체에서 고성과 폭언, 화장실 이용 통제 등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나상조 안내 등 무급 상담 외 업무 강요와 타임오프 배정 배제 등 공정대표의무 위반 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비대면 서비스 고도화로 감정노동이 더욱 심화된 현장 상황을 규탄하고, 원청인 하나은행이 무책임한 용역 위탁 구조를 끊어내며 관리·감독 및 원청교섭에 직접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사측이 전향적인 시정을 약속함에 따라 예고됐던 행사는 전격 철회했다.
◇ 노조 “타임오프 배제·단협 미공개”… 원청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
앞서 기자회견문과 취재요청서에서 노조는 용역사의 파행적 지배구조부터 열악한 노동환경, 불투명한 임금 체계, 구조적 책임 전가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문제점을 전방위로 지적했다.
우선 지배구조 및 노동조합 운영과 관련해 부당 노동행위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은행이 서울과 대전에서 5개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고객센터를 운영 중인 가운데, 서울센터 용역사인 A사는 외환은행 행우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출신 인사들이 대표이사를 맡고 지점 출신이 현장대리인으로 근무하는 등 은행 출신들이 경영과 운영을 독점해 왔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노조가 지난 2월 'A사지회(노동조합)'를 신설하고 이를 사측에 통보하자, 회사는 시설·설비·미화 직원 중심으로 10여 년 전 체결된 기존 단체협약이 이미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다수 상담 노동자는 기존 노동조합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일해 왔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이후 4월 9일 교섭단위분리 심문회의를 거쳐 사용자성을 인정받고 교섭을 진행 중임에도, 기존 교섭대표노조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시간을 배분하지 않고 단체협약조차 공유하지 않는 등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청인 하나은행에 수차례 관리·감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치 없이 방관해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 노조 “수당은 불투명, 업무는 과중”… 원청 책임론 제기
현장의 인권 침해와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관리자의 고성과 폭언이 당연시되는 분위기 속에 하루 연차 사용 인원이 엄격히 제한됐으며, 응대율 유지를 이유로 점심시간 화장실 이용까지 통제받아 왔다. 또한 감정노동에 대한 별도의 휴게시간 없이 콜 종료 후 30초 이내에 다음 전화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자동대기방식'이 강제되어 노동자들이 쉬는 시간 없이 콜을 받아내야 하는 감옥 같은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금 산정의 불투명성과 무분별한 업무 전가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A사가 명절이나 대체공휴일이 포함된 달의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함에도 야간·심야 상담사들에게 포괄임금제를 고수해 올바른 야간 및 휴일수당이 지급되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개인정보 처리, 보이스피싱 및 전기통신금융사기 접수 등 책임이 중한 전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인력 부족으로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려 왔으며, 원청은 민감한 업무 책임을 용역사에 전가해 왔다고 덧붙였다. 야간·심야팀 상담사의 경우 하나상조를 통해 전달받은 은행 직원 조사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정당한 대가가 없는 상담 외 업무까지 강요받아 왔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은행 영업점 감소, 비대면 금융 확대, AI 상담 도입 속에서도 고객들이 사람과의 상담을 더 원함에 따라 최전선 상담사들의 감정노동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면 금융 확대와 정부 정책 변화, 잦은 금융상품 개편으로 상담은 한층 복잡해졌으나 원청의 충분한 교육 없이 책임은 상담사에게, 피해는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조는 하나은행이 무책임한 용역 위탁 구조를 중단하고, 원청 사용자로서 용역사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며 원청 직원과 차별 없는 노동조건 및 복리후생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려 했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고형준 기자 knc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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