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삭제·인사 불이익' 알티베이스, 대법원서 부당노동행위 최종 확정

사회 / 고형준 기자 / 2026-08-19 09: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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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노위·중노위·행정법원·고등법원 이어 5심 거쳐 사측 상고 기각… 3년 다툼 마침표
알티베이스 상고 기각으로 원심 확정… 근로시간면제자 평가·인사권 오남용에 경종
노조 활동 불이익·팀장 발령 모두 위법 인정… 노무법인 필 "평가·보상 기준 명확히 한 판결"
▲ 이창훈 노동조합 지회장 회사앞 피켓팅. (사진=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제공)

 

상용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전문 IT기업인 알티베이스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노조 전임자)인 노동조합 지회장에게 일반 직원과 동일한 실적 중심의 인사평가를 적용해 성과급 불이익을 주고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현업 팀장 발령을 낸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내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알티베이스지회는 대법원 제2부(사건번호 2026두30908)가 지난 12일 알티베이스 사 측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회사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비용 역시 사 측이 부담하도록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지난 2023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2023부노28)와 중앙노동위원회(중앙2023부노125)를 거쳐 서울행정법원(2023구합84526)과 서울고등법원(2025누6997)으로 이어졌던 3년여 간의 법적 다툼이 사 측의 완패로 끝났다.
 

◇ 실적 평가 불이익에 잇따른 현업 발령… 법원 "노조 활동 위축시키려는 부당노동행위"


이번 분쟁은 2021년 5월부터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노동조합 업무를 전담해 온 이창훈 지회장에 대해 회사가 2022년도 인사평가에서 일반 직원과 같은 업무실적 기준을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사 측은 노조 활동으로 실적 달성이 어려운 지회장에게 낮게 매겨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급 불이익을 부여했다. 이에 지회가 2023년 4월 1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내자, 회사는 같은 달 28일 이 지회장을 현업 수행이 필수적인 팀장 보직으로 발령냈다. 지회는 해당 보직 변경 역시 노조 활동을 저해하려는 목적이라며 구제신청 항목을 추가했다.

노동위원회와 행정법원, 고등법원은 일관되게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지회장이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가 아니며, 본인의 의사를 반영해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조 전임자의 지위와 실제 활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적 위주의 평가를 내리고 성과급 불이익을 준 점을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아울러 노조 전념 활동이 불가능한 현업 팀장으로 보직을 변경한 것 역시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지배·개입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측의 청구를 일축했다.

 

◇ "5심 거쳐야 확정되는 부당노동행위"… 화섬식품노조, 노동법원 신설·처벌 강화 촉구


사건을 대리한 노무법인 필 소속 김재민 노무사는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보상 기준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범주를 구체적으로 확립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훈 알티베이스지회장은 노동위원회 판정 이후에도 사 측이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느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며, 회사가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노조를 정당한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 겸 IT위원장 또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가 5심까지 거쳐야 확정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동법원 신설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티베이스지회는 올해 사 측이 동일한 근로시간면제자의 이월 연차휴가를 삭제하고 기사용 연차를 불리하게 처리한 건에 대해서도 지난 7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인정을 받아냈다. 2010년 기업별 노조로 출발한 알티베이스지회는 사 측의 반복되는 탄압에 대응하고자 2024년 9월 산별노조인 화섬식품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했으며, 현재 네이버·카카오·넥슨지회 등과 함께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 진행 경과 및 주요 판정·판결 요약>
 

■ 사건 개요
이 사건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인 노동조합 지회장에 대한 회사의 인사평가와 팀장 인사발령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지회장은 2021년 5월부터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했다. 회사는 2022년도 인사평가에서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인 지회장에게 일반 직원과 동일한 업무실적 중심의 평가기준을 적용했고, 그 결과 낮은 인사평가와 성과급상의 불이익이 발생했다.
 

노동조합과 지회장은 2023년 4월 10일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했다. 이후 회사는 2023년 4월 28일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인 지회장을 현업 수행이 필요한 팀장으로 발령했다. 노동조합과 지회장은 해당 인사발령 역시 근로시간면제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해 구제신청 취지를 추가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2023부노28 / 2023년 6월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회장에 대한 인사평가와 팀장 인사발령을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인사평가에 대해서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업무실적을 평가기준으로 적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불이익을 준 점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팀장 인사발령에 대해서도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게 현업 업무 수행을 요구함으로써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앙2023부노125 / 2023년 9월 27일)
회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부당노동행위 판단을 유지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인사평가에 대해 그 결과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성과급 등의 불이익을 주고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킨 것이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팀장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사실상 현업 업무 수행을 강제함으로써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서울행정법원(2023구합84526 / 2025년 5월 15일)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해 재심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소송에서 지회장이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인사평가는 기존의 평가기준을 적용한 것에 불과하며, 팀장 인사발령 역시 지회장의 의사를 반영한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의 지위와 실제 노동조합 활동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현업 업무실적을 중심으로 인사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성과급에 반영해 불이익을 준 행위의 부당노동행위성을 인정했다.
 

팀장 인사발령과 관련해서도 회사가 주장한 지회장의 현업 복귀 의사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회사가 근거로 제시한 자료 등을 종합하더라도 지회장이 노동조합 활동에 전념할 수 없는 형태의 현업 복귀를 원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서울고등법원(2025누6997 / 2026년 4월 17일)
회사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회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부당노동행위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고등법원 역시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의 특수성과 노동조합 활동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직원과 동일한 업무실적 중심의 인사평가를 적용해 불이익을 준 행위의 부당노동행위성을 인정했다.
 

또한 지회장을 현업 수행이 필요한 팀장으로 발령한 행위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이 인정된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특히 회사가 주장한 지회장의 현업 복귀 의사에 대해서도, 노동조합 업무를 전담하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회사 업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일 뿐 해당 인사발령에 상응하는 현업 복귀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2026두30908 / 2026년 8월 12일)
회사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2부는 회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거나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회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도 회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시작된 부당노동행위 판단은 중앙노동위원회,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일요주간 / 고형준 기자 knc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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