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업비트 운영 두나무 이사회, 안건 110건 중 반대 '0'건...경영진 견제 전무" [FOCUS]

e금융 / 임태경 기자 / 2024-08-21 16: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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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2022년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도 없어...경영진 견제할 수 없는 취약한 이사회"
"현 두나무 이사회, 대주주의 전횡 막을 수 없으며 대주주의 의견에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을 뿐" 비판
▲두나무 홈페이지 갈무리.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코인 열풍을 타고 급성장해 대기업 반열에 오른 주식회사 두나무(대표 이석우, 이하 두나무)의 사외이사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대주주 견제 등의 역할보다는 거수기 노릇을 하고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장에서 건전한 기업경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사회적 감시가 필요한 시점에 두나무 이사회에서는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할 사외이사의 역할이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운영회사인 두나무는 2017년 10월에 처음 문을 연 뒤 코인 열풍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두나무의 2021년 매출 3조 7000억 원, 영업이익 3조 2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무려 88%였다. 현재 두나무의 최대주주는 창업자 송치형 회장(이사회 의장)과 공동창업자 김형년 부회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자산 5조 원이 넘는 대기업을 발표하고 있는데 2022년 두나무의 총 자산 규모는 10조 8000억 원으로 상호출자금지대상 대기업의 반열에 올라섰다.

 

▲업비트 로고. (사진=newsis)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과거 대기업은 지배주주인 총수나 그 가족뿐 아니라 수많은 소액주주들과 기관투자가와 같은 주주들을 비롯해 채권자, 종업원, 하도급업체 등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회적 조직임에도 마치 총수의 개인기업처럼 일방적, 자의적으로 지배되고 경영됨으로써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손해를 입히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대기업의 경우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과 올바른 기업경영을 위해 건전한 '지배구조'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며 "기업의 지배구조란 경영자를 임명·해임하고 경영자의 행위나 활동을 감시·감독하는 기업 내·외부의 조직과 제도를 말한다. 특히 대기업에 있어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체 110건 이사회 안건 중 반대 '0'건..."대주주 거수기 역할하는 이사회"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두나무의 기업지배구조를 살펴보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최근 3년 간 사업보고서(2021~2023)에 기재된 △이사회 구성현황(사외이사 포함), △이사회 개최 세부내역(회수, 안건, 의결결과) 등을 분석했다.

 

▲ 두나무 이사회 의결 현황.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조사 결과 두나무 이사회는 2021~2023년 총 78회 이사회를 개최했으며 110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의 경우 이사회 개최횟수 29회, 안건 41건 중 찬성 41건, 반대 0건, 2022년의 경우 이사회 개최횟수 24회, 안건 35건 중 찬성 35건, 반대 0건, 2023년의 경우 이사회 개최횟수 25건, 안건 34건, 찬성 34건, 반대 0건이었다. 2021~2023년간 처리안건 총 110건 중 반대는 1건도 없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는 두나무 이사회가 대주주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두나무 이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 소비자주권 "사외이사 역할 전무한 두나무 이사회...대주주 전횡 막을 방법 없어"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하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등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한다. 최근 3년 간의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의 구성을 살펴보면 2022년의 경우 사외이사가 중도에 사임해서 부재했으며 2023년에는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그나마 2021년의 경우 4명의 이사 중 1인의 사외이사가 있었으나 이마저도 독립적인 인사가 아니라 주요 투자자인 카카오 출신의 인사가 사외이사를 맡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할 사외이사의 역할은 두나무 이사회에서는 전무한 셈이다. 두나무 이사회는 대주주인 송치형 의장을 포함해서 대주주에게 반대의견을 낼 수 없는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로서는 대주주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도 없는 상태"라며 "결국 현 두나무 이사회는 대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없으며 대주주의 의견에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이사회. (자료=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공)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향후 두나무의 건전한 기업경영을 위해 "현재 두나무 이사회 내에서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이사의 인원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으며 특히 독립적인 외부인사로 구성된 사외이사의 수를 전체 이사의 1/3 이상 선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경우 회계, 법률, 금융, IT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물로 구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시민사회로부터 외부 인사를 추천받아 사외이사로 참여시켜 지배구조를 건전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이사회가 경영진의 결정을 더욱 철저히 검토하고 견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또 "이사회 내에 독립적인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경영진의 재무 활동 및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감시하도록 해야 한다. 감사위원회는 주로 사외이사들로 구성돼야 하며 재무 전문가가 포함돼야 한다"며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회사가 직면한 잠재적 위험을 식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액주주가 이사회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식을 개선하고 특정 안건에 대해 주주제안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주주권리 강화를 위해서는 △전자투표제 도입,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시가 필요하다. 이사회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사외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해 두나무 측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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