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의 절규 "허울뿐인 세계 3위 메가허브 공항...인력 증원 없는 1억명 수용시 안전 위협” [FOCUS]

e산업 / 임태경 기자 / 2024-07-31 09: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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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지역지부, 4단계 인력충원·임금협약 등 노동자 처우 개선 촉구...이용객 안전 빨간불 경고
"인천국제공항 증설 개항, 4단계 준공 코앞인데 노동자와 시민안전 위협...인력 1339명 증원 필요"
인천공항지역지부 30일 노동자 시민 안전 위한 경고파업, 사 측 입장변화 없을시 2차 파업돌입 예고
▲ 30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참여하여 4단계 인력충원, 4조2교대,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세계 3위 규모의 공항', '동북아시아 1위의 공항' 이제 곧 맞이할 인천국제공항의 미래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주요 골자로 하는 사업으로 준공까지 94일가량 남았다. 제2터미널 면적은 38만 7000㎡에서 73만 4000㎡로 3단계 공사로 확장된 면적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학재 사장)는 4단계 건설사업이 완료되는 연말부터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국제선 기준)이 7700만 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37.6%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1억 5000만 명),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1억 18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의 대규모 공항이 된다.

◇ "인력 충원 없이 세계 3위 공항 운영 계획 발표 고강도 노동 우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지난 29일 성명서를 통해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런데 이렇게 자랑스러운 순간에도 인천국제공항을 쓸고 닦고 탑승교를 운반하고 전기배전을 책임지고 냉방·난방을 하고 보안검색을 하고 특수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등 인천국제공항이 인천국제공항답게 운영되기 위해 열심히 애쓰는 노동자는 (공항 증설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인천국제공항의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고발했다.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입사 후 2년 내 퇴사율은 25%, 1년 내 퇴사율은 17%에 이른다. 지금도 일이 너무 힘들어 지난 4년 간 매해 평균 806명이 퇴사했다"며 "지난해에는 세계 3위의 공항을 운영할 것에 공포를 느낀 나머지 1037명이 퇴사했다”고 인력 누수를 지적했다.


이어 “인천공항을 운영하는 통합적인 노동이 물 샐 틈 없이 치밀하게 상호작용해야 하는데 노동자가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지친다면 이용객 또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없다”며 “이 모든 책임은 인천공항지역지부 소속 노동자들의 진짜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있다”고 꼬집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에 소속돼 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소수의 정규직과 하청업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으로 인천공항은 설계됐다. 2017년 기준 총 1만 490명 노동자 중 정규직 1265명, 하청업체 비정규직 9225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88%이다”며 “그 후 인천공항지역지부의 헌신적인 투쟁으로 그나마 공사의 자회사에 고용돼 일말의 고용안정을 쟁취했다. 2020년 2월 28일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2022년에도 3개의 자회사와 노동강도를 완화를 4단계 확장 오픈 전에 하기로 합의했다. 서로 노동강도와 근무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세부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게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의 주장이다. 신규 노동자가 최저임금만을 지급받는 등 만성적인 저임금도 여전하다. 노동강도 완화는 고사하고 기존 이용 인원보다 2900만 명이나 공항을 더 이용하게 되는데도 인력충원은 없다고 한다. 

 

◇ "현장 노동자들과 협의해 노동자·시민 안전 보장되는 적정인력 확충해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도 인력의 충원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국제공항은 다중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해 4단계 확장에 따른 합리적 인원을 조속히 충원해야 한다”며 “이에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노동조합 차원으로 ‘인천공항 4단계 필요인력’ 산정을 위한 현장조사단을 지난 5월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조사단은 올해 5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2개월에 걸쳐 인천국제공항현장의 인력부족 실태 및 4단계 필요인력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인천국제공항의 확장되는 면적과 시설 대비 증원이 필요한 현장 인력은 총 1339명으로 집계됐다. 보안검색 필요인력은 현장조사에서 제외했다”며 “4단계 인력충원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소통도 필수적이다. 모·자회사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거나 혹은 4단계 인력충원 시늉만 내고 말 일이 아니다. 현장 노동자들과 협의해 노동자·시민 안전이 보장되는 적정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9 간담회실에서 열린 ‘인천공항공사·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 인력부족실태 증언대회’에서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안석 지부장은 “저는 2007년 1월에 인천공항 탑승교 사업소에 입사를 했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지금까지 18년 동안 근무를 하고 있다”며 “2007년 당시에는 1단계 공항, 제1여객터미널 하나만 있었다. 이후 2단계 공항 탑승동, 3단계 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생겼고 지금은 4단계 공항 개항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안석 지부장은 “2단계 공항, 3단계 공항 오픈할 때 제가 현장에 있었다. 6개월 내지는 7개월 전에 인력충원 계획을 공항공사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발표한다. 그러면 그 계획에 맞춰서 각 사업소가 인력을 뽑는다.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교육하고 현장에 투입하는 기간이 최소 6개월은 걸린다”며 “그런데 올해는 도대체 왜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AI 스마트화, 자동화를 통한 인력 효율화만 이야기하다가 인천공항지역지부가 총파업 투쟁을 선포하고 4단계 인력충원이 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하니까 그제야 공사는 언론을 통해 인력충원 계획은 있으나 발표는 못 한다고 입장을 알렸다. 계획이 있는데 도대체 왜 발표를 못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 숫자가 너무 민망해서 발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부는 지난 2일 결의대회를 통해 인천공항 노동자 처우개선 및 시민 안전 지키는 올해 투쟁을 선포하고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구사항을 전달한 바 있으나 공항공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에 의거 귀 단체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인력충원 등 요구사항에 대하여 귀 단체와 협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오는 30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1차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출정식 후 당일 오후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공항 노동자 포럼’을 이어서 개최한다. 당일 파업에 돌입하는 조합원이 900명, 당일 파업출정식에 참석하는 조합원이 1600명으로 예상한다. 900명의 조합원이 일당을 포기하고 하루치 임금을 포기하고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2013년 우리 지부가 19일 간 전면파업을 진행했을 당시에도 우리 투쟁은 대한민국의 현실, 비정규직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올해도 우리는 노동자·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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