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의 분위기를 이어 지난 5일 개막을 알린 2011K리그가 축구를 기다려온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2월 24일 챔피언결정전까지 9개월여간의 대정정에 돌입한 K리그는 그동안 지루한 주말을 보낸 팬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생 광주FC의 가세로 총 16개 팀이 참여하는 ‘K리그2011’은 매 라운드 8경기가 열릴 예정이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정규리그 30라운드 총 240경기와 챔피언십 6경기 등 총246경기가 진행된다. 신임 정몽규 총재가 취임식에서 “프로축구를 한국 최고 흥행 스포츠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처럼 새단장을 시작한 K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16개 팀이 골고루 첫 경기를 치른 지난 5일과 6일 주말에는 신생팀 광주를 비롯한 창단한지 얼마되지 않은 팀들의 약진이 돋보여 2011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9만명이라는 역대 개막 최다 관중을 불러들인 올 시즌 K리그에서는 신생팀 광주FC와 상주상무가 관록의 대구FC와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각각 3:2, 2:0으로 가볍게 누르며 반란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가장 주목을 받은 경기는 수원 삼성과 서울FC의 라이벌전 경기였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경기는 시작부터 51,606명이라는 역대 개막 최다관중을 불러들이며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비록 화려한 관중수에 비해 두골을 몰아넣은 수원의 승리로 싱겁게 경기가 마무리됐지만 그 어느 시즌보다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하며 K리그의 새로운 흥행을 예고했다. 이 경기들을 떠나서 일단 ‘K리그2011’은 관중 동원은 물론 첫날 4경기에서 무려 10골이 터지면서 이번 시즌 화끈한 골잔치까지 곁들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K리그, 350만 관중 동원 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는 지난 2월 2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개막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시즌의 돌입을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 시즌 새롭게 가세한 신생팀 광주FC를 포함해 15개 구단 사령탑이 한자리에 모였고 성남은 브라질에서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인 신태용 감독을 대신해 김도훈 코치가 참석했다. 또 이운재, 김은중 등 각 팀의 주축선수들이 함께 자리해 올 시즌 준비과정과 포부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울산의 김호곤 감독과 심판대표 최명용 심판은 올 시즌 350만 관중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5분 더 캠페인’과 과감한 판정, 수준높은 경기력을 선보여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관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지도자-심판 실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참석한 감독들은 올 시즌에 앞서 각자 목표와 각오를 다졌고 한편으로는 시작전부터 보이지 않는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월 22일 현대오일뱅크와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2011 K리그 타이틀 스폰서 협약을 맺고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공식 엠블럼도 확정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엠블럼은 ‘에너지와 인간의 조화’를 기본 컨셉으로 하는 현대오일뱅크 기업 CI에 곡선이 가미된 파란 테두리로 ‘팬’과 함께 ‘축구’로 하나되고, K리그가 세계 초일류기업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로 나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새롭게 도약하는 ‘K리그 2011’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팬의 곁에서 열정과 즐거움이 넘치는 K리그를 통해 축구붐 조성과 현대오일뱅크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몽규 회장 체제로 새단장을 하고 있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또 지난 4일 새로운 K리그 캐치프레이즈를 선보였다. 새롭게 채택된 캐치프레이는 ‘팬들의 뜨거운 열정을 되살려 K리그의 재도약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를 담아 ‘우리의 열정 놀이터, K리그’의 뜻을 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캐치프레이는 K리그가 언제나 즐거운 놀이의 터, 감동의 터, 추억의 터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의 실천 계획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팬과의 직접 소통 확대 ▲K리그 전용 어플리케이션 개발, 배포▲팬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할 다양한 영역의 명예기자 확대 운영▲구단티켓 활용 윈윈 프로모션▲현대오일뱅크 연계 K리그 광고패치 홍도 등을 실행한다.
먼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 SNS 매체 트위터(@kleague)와 ‘축구 놀이터’ 페이스북에서는 팬과 더욱 자유롭게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특색있는 이벤트로 팬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연맹은 이어 현재 개발 중인 K리그 전용 어플리케이션도 4월 초 배포할 계획이다. 점차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통한 팬들의 정보 욕구를 해소하고, 나아가 K리그 어플리케이션이 팬들의 놀이와 문화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올해로 7년째 운영하는 K리그 명예기자도 팬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매체의 소식을 전하고자 대폭 확대키로 했다. 기존의 취재기자에 블로거, 사진, 영상 담당 등 다양한 영역의 패기 넘치는 명예기자를 선발, 축구팬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한다.
늘어난 경기수...체력 안배가 관건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늘어난 경기수다. 광주 FC가 창단하면서 본격적인 16개 팀 시대가 도래 했기 때문이다. 15개 팀이었던 지난해까지는 라운드마다 한 팀이 쉬면서 30라운드에 걸쳐 팀당 28경기씩 모두 210경기를 치렀지만 올해는 쉬는 팀 없이 30경기씩 모두 240경기의 강행군을 펼친다.
늘어난 경기 수만큼 각 구단들의 선수 관리도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LC)에 출전하는 FC서울, 제주유나이티드, 전북현대, 수원 블루윙즈의 경우 ACL과 K리그를 동시에 치러야 하는 입장이라 체력 안배를 위해 효율적인 선수 로테이션을 가동할 전망이다.
2011 K리그, 승강제 실시 ‘예열단계’
올 시즌 K리그는 본격적인 승강제 실시를 위한 예열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013년 K리그 승강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 실업축구연맹 관계자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준비위원회를 통해 올해 말까지 1,2부 참가팀 수 및 선정 조건, 운영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승강제가 실시될 경우 K리그 하위팀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그야말로 살기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부진한 성적이 당장은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2년 뒤 펼쳐질 새로운 생존 문제와는 충분히 직결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중도포기’라는 말은 K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부담감이 큰 만큼 팬들에게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판판정 더욱 엄격
K리그 팀들의 페어플레이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올 시즌 심판 판정은 더욱 엄격해진다. 경기재개지연행위와 항의 및 거친 언행, 심한 반칙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과 후속 조치를 내린다. 특히 지능적으로 팔꿈치를 사용한 반칙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카드를 꺼낸다. 오프사이드 판정 역시 엄격히 적용한다.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전임 심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2013년 승강제 실시를 앞두고 더욱 엄격한 심판 판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정하고 정확한 심판 판정이 올 시즌 K리그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엄격해진 심판 판정으로 인해 경기가 자칫 지루하고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라운드 기록 경쟁 흥행으로 이어져
그라운드에 새로운 흥행 봄바람이 예고되면서 올 시즌 기록경쟁도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가 됐다. 경남의 골키퍼 김병지(40)는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한국축구계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2년 울산에 입단한 김병지는 19시즌 동안 무려 535경기에 출전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열린 전북전 출전으로 K리그 최고령 출장기록도 가지고 있다. 올 시즌에도 경기에 나설때마다 자신이 세운 기록을 계속 경신하게 된다.
제주유나이티드의 김은중 역시 개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해 K리그 MVP인 그는 현재 K리그 통산 97골 4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어 6개의 어시스트만 추가하면 통산 4번째로 50-50클럽에 가입한다. 전북의 공격수 에닝요 역시 51골 40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어 50-50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토종과 용병의 기록경쟁도 지켜볼만하다.
전북 현대의 이동국과 김은중의 100호 골 경쟁도 볼거리중 하나다. 32세 동갑 절친으로 알려진 두 선수는 현재 이동국이 99골, 김은중이 97골을 기록하고 있어 누가 먼저 100호골의 영광을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에서 10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우성용, 김도훈, 김현석, 샤샤, 윤상철 등 5명 뿐이다. 두 선수가 모두 100골을 기록하게 되면 한 시즌에 100호 골을 넣은 선수가 두 명이나 나오는 기록도 나오게 된다.
선수의 개인기록이 아닌 팀의 기록에도 시선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울산 현대는 K리그 통산 386승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4승만 추가하면 K리그 클럽 중 사상 최초로 40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한편 이번 K리그는 10년 만에 외국인 감독이 한명도 없이 순수 국내파 감독 간의 대결구도가 펼쳐지는 가운데 황보관(서울FC), 이수철(상주상무), 최진한(경남FC) 감독 등과 김호곤(울산현대), 허정무(인천유나이티드) 감독 등 신?구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도 한층 재미를 더한다.
그동안 K리그의 흥행성적은 2008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달려왔지만 올해 신임 정몽규 총재 체제 가동, 신생팀 가세, 수많은 기록 경쟁 등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그 어느 시즌보다 화려한 부활을 알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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