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사기의 덫] 오토바이 화물거래 주의...“고장 난 것처럼 속여 저가 매입” [제보+]

제보추적 / 김성환 기자 / 2021-11-12 09: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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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A 씨 “사기죄 성립 안 되거나 소액 소송 때문에 피해자들은 답답” 호소
-시동 켜고 점검하는 듯한 동영상 보낸 뒤 여러 문제 거론하며 저가 매입 수법 사용
▲사진은 해당기사와 관련없음.@newsis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라이더가 늘면서 오토바이 수요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오토바이 신규 등록 대수는 15만 2623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오토바이 판매량은 2019년 11만 1698대, 2020년 14만 3038대, 2021년 15만 2623대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오토바이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오토바이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자 사기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화물거래 관련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A 씨는 오토바이 중고 거래 사기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동안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를 105만 원에 전남 광주의 B업체에 중고 거래로 내놓았다. B업체는 A 씨에게 화물거래 비용을 부담하겠다며 화물거래를 요구했다. A 씨는 선수금 30%를 받고 오토바이를 B업체로 보냈다.

A 씨는 “업체에서 오토바이를 보고 구매할 마음이 없어지거나 단순 변심으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저에게 보내는 화물비용도 부담한다고 해서 믿고 보냈다”며 “그런데 물건을 보낸 후 업체로부터 ‘엔진에 문제가 있다. 핸들이 틀어져 있다. 오토바이를 타다간 중간에 시동이 꺼질 확률이 매우 크다’는 말을 하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오토바이를 105만 원에 샀는데 수리 비용이 60~70만 원이 든다고 해서 부담이 커 갈등했다”며 “그러자 B업체는 저에게 선수금 30%에 5만 원을 더 얹어줄 수 있다면서 원치 않으면 다시 화물거래로 보내주겠다며 제 의사를 물어봤다”고 했다.

A 씨는 멀쩡히 타던 오토바이여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B업체는 A 씨에게 화물비용을 떠넘겼다.

A 씨는 “화물비용은 물론 B업체에서 부담한 비용까지 모두 돌려달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며  “B업체에 대한 신뢰가 바닥나 직접 차를 렌트해서 인천에서 광주에 있는 B업체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B업체를 찾아간 결과 B업체는 20대 젊은 친구들이 운영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들은 사업자등록증을 개인적으로 여러 개 돌려서 쓰고 있었다. 주변 주민들에게 B업체에 대해 물어보니 ‘밤마다 시끄럽게 오토바이를 화물로 거래하는 듯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 씨는 “B업체에 오토바이를 가지러 왔다고 하자 업체 직원이 퇴근해서 지금은 안 된다며 대화를 회피하기 시작했다”며 “결국 미리 부른 화물차 기사에게 비용을 주고 취소시킨 후 다음 날 업체를 찾아가 선입금한 30만 원을 돌려주고 오토바이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A 씨에 따르면 해당 오토바이는 창고 안쪽 구석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토바이까지의 폭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듯한 공간이었다. A 씨는 어쩔 수 없이 밀고 들어갔으나 얼마 가지 못하고 업체 직원에게 밀쳐졌다. A 씨는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지면서 다치기까지 했다.

A 씨는 “계속해서 오토바이를 가져가지 못하게 방해해서 경찰에 신고한다는 경고를 했지만 업체 직원들은 마치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닌 듯 ‘신고하라’며 오히려 당당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제가 당한 수법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오토바이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장거리인 점을 노리고 화물거래 비용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며 “사기단은 장거리인 점을 이용해 화물거래 비용을 거래 당시 지불하고 매입하지 않아도 본인들이 탁송을 반송하는 비용까지 낸다고 한 뒤 오토바이를 먼 거리에서 보내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 “업체들은 오토바이를 받자마자 시동을 켜고 점검하는 듯한 동영상을 보낸 뒤 바로 통화로 시동에 이상이 있다는 등 여러 문제를 거론하면서 저렴하게 매입해 비싸게 되파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폭로했다.

A 씨는 “바이크 네이버 카페를 통해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저를 포함한 피해자들이 법원·경찰 등에 고소해도 사기죄 성립이 안 되거나 소액이라 소송을 할 수 없어 별 소득이 없다”며 “앞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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