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눈] 이재명 대통령이 새겨야 할 국정수행 세 가지 포인트

칼럼 / 김경훈 편집인 / 2025-06-10 1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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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리민복 시대정신 복원, 비상경제대응에 최선
양극화 해소, 조급한 개혁 지양, 인사가 만사
▲ 김경훈 편집인.
[일요주간 = 김경훈 편집인] 권력은 칼이다. 칼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새로 만들지만 사라지게도 한다. 요리사는 칼로 음식을 만들지만, 살인자는 그것으로 사람을 죽인다. 젖소가 이슬을 먹으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 칼을 정적 제거와 사리사욕에 쓰면 녹슬고 무뎌진다. 오히려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 반면 권력을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쓰면 국가와 국민이 행복해진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권력은 시대정신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에 권력이라는 칼을 휘둘렀고 후유증을 많이 남겼다. 윤석열 정부는 내부 투쟁의 도구와 기득권 방패로 쓰다 사단(事端)이 났다. 시대정신을 망각하고 권력이라는 칼을 잘 못쓰면 탈이 난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더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무소불위 막강한 여대야소를 이끈다. 시대정신에 맞게 막강한 권력의 칼을 어디에 쓸 것인지 국민이 묻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인수위 없이 21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 가동을 약속했다. 어려운 대외여건에서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겠다고 했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중심사회로의 전환 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49,49% 민심 헤아려야

이 대통령은 이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발전전략을 대전환해야 한다. 균형발전, 공정성장 전략, 공정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을 더 크게 키우겠다.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에서 49.42%를 얻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파면으로 인해 헌정사상 두 번째로 치러진 조기 대선은 처음부터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선거 분위기로 기울었고, 그의 낙승이 예견된 선거였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51.55%를 얻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과반에 근접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과반에 근접한 득표였지만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절반에 육박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하면 49.49%로 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약간 앞선다. 이 같은 득표율의 의미를 이 대통령이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대통합과 민생개혁이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뒀으면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승리의 기쁨을 누릴 여유조차 없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않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낮출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 당장 트럼프와 관세 협상에 나서야 하는데, 이는 주한 미군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협상용으로 주한 미군 감축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제와 외교·안보를 포함한 모든 여건이 이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큰 진폭을 보일 수 있다.

돈보다 규제 풀어 기업가정신-국가경쟁력 회생해야

‘지구촌 최강’ 미국과 ‘세계의 공장’ 중국이 우리나라 주력 산업 목덜미를 잡은 지 오래됐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산업과 벤처 투자는 미국과 중국이 휩쓸고 있다. 우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 계엄과 탄핵 등 어수선한 틈에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돼 있다. 지금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영원히 뒤처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다. 수출과 생산, 투자,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 모두 맥을 못 추고, 성장률은 0%대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모든 갈등 이슈를 접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국가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업가정신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기반을 마련해 신산업과 스타트업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규제 혁파와 구조개혁과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꾸고 기초체력을 탄탄히 해야 한다. 측근과 진영을 초월해 최고의 전문가들을 두루 모셔야 한다. 때론 야당에서 유능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기 경제정책을 세 방향에서 추진해야 한다. 첫째,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신용 확대와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땜질식 총수요관리정책을 지양하는 게 좋다. 지방이 어렵다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어주면 안 된다. 둘째, 추경은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지원과 함께 생산성 향상과 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SOC보다 R&D투자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셋째, 기업가정신이 살아날 수 있도록 규제환경을 혁신해야 한다. 복잡한 규제 구조를 재설계해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 돈보다 규제를 푸는 것이 시급하다.

국정운영 키워드는 ‘곤충-새-물고기의 눈’ 균형 감각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운영에서 세 덕목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 첫째, 양극화 해소다. 편견과 혐오, 분열과 반감으로 얼룩진 정파적 양극화의 해소 없이 위기 극복은 어렵다. 상대방 목소리부터 듣고 진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그립다. 둘째, 조급한 개혁은 위험하다.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하는 임기 5년은 턱없이 짧지만 망치기엔 하염없이 긴 시간이다.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 서둘러서는 안 된다. 셋째, 인사(人事)가 만사다. 능력 있는 전문가들로 내각과 참모진을 꾸리고, 언행과 친인척 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의 행복과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애쓰는 대통령, 성공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대통령의 품격이 국가의 미래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세 부류 눈을 골고루 가져주기 바란다. 곤충과 새와 물고기의 눈이다. 곤충의 눈으로 보고, 새의 눈으로 판단하고, 물고기의 눈으로 결단하기를 바란다. 곤충은 눈앞 미시적 흐름을, 새는 높은 곳에서 멀리 보는 거시적 흐름을, 물고기는 조류의 미묘한 변화를 읽어내기 때문이다.

국정수행은 시작이 중요하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잘 떼야 한다. 백 리를 목표로 가려면 구십 리를 가고서야 반쯤 갔다고 여겨야 한다. (행백리자반구십 行百里者半九十) 중단 없이 행해야 진짜다. 이재명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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