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527.6평 상당 지분 13억6,540만원 매각…현재 자료에는 3,192평 47억8,800만원 제시
335.6평의 차이와 15억9,600만원의 추가 프리미엄…가격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권리’
공유지분·유치권 주장·분묘·인허가·계획도로까지…개발 프리미엄은 누가 만들고 위험은 누가 부담하나

2024년 5월 수원지방법원 경매시장에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초부리 산76-9 외 9필지가 등장했다. 공개 경매자료상 매각대상은 토지지분 약 3,527.6평. 감정가격은 약 26억5,300만원이었지만 실제 매각가격은 13억6,540만원이었다. 평당으로 단순 환산하면 감정가격은 약 75만2,000원, 매각가격은 약 38만7,000원이다. 2년여가 지난 현재 이 일대 7,740평을 둘러싼 자료에는 전혀 다른 숫자가 등장한다. 1차 취득대상으로 제시된 3,192평은 평당 150만원, 총 47억8,800만원. 나머지 4,548평은 평당 100만원, 45억4,800만원으로 산정됐다. 전체 7,740평의 제안금액은 93억3,600만원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13억원대에 매각된 토지가 90억원대 개발용지로 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대조하면 그렇게 단순하게 비교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다. 과거 경매는 전체 토지의 완전한 소유권을 사고파는 일반 매매가 아니라 토지지분 매각이었다. 현재 제안은 7,740평 전체의 권리정리와 개발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면적도 일치하지 않는다. 과거 경매자료의 약 3,527.6평과 현재 1차 취득대상 3,192평 사이에는 약 335.6평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땅값이 몇 배 올랐느냐가 아니다. 2024년 경매 이후 이 땅에 실제로 무엇이 더해졌는가.
▶ 38만원, 75만원, 100만원, 150만원…서로 다른 네 개의 가격
이 토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평당 얼마’라는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가격은 크게 네 가지다. 2024년 지분경매의 환산 매각단가는 약 38만7,000원이다. 당시 법원 감정가격을 환산하면 약 75만2,000원이다. 현재 자료에서 잔여 4,548평에는 평당 100만원이 적용됐고, 먼저 취득하는 3,192평에는 평당 150만원이 적용됐다.
그러나 네 가격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경매 매각가는 지분경매라는 거래조건과 당시 권리·개발 위험을 반영한 가격이다. 감정가는 당시 감정평가의 기준가격이다. 현재 100만원과 150만원은 매도·사업 측이 제시한 거래가격이다. 따라서 과거 38만7,000원과 현재 150만원을 단순 비교해 ‘땅값이 약 4배 상승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확인해야 할 것은 각각의 가격 사이에 어떤 권리와 개발가치가 새로 만들어졌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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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5월 법원 경매에서 13억6,540만원에 매각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초부리 일대 토지지분이 2년여 만에 전체 7,740평, 93억3,600만원 규모의 개발용지 거래 대상으로 제시됐다. 다만 과거 경매와 현재 매각 제안은 면적과 권리범위, 거래조건이 달라 가격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경매 이후 추가로 확보된 권리와 개발 여건이 현재 제안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거래 적정성을 판단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사진=챗GPT) |
▶ 3,527.6평과 3,192평…335.6평은 무엇을 의미하나
첫 번째 취재 쟁점은 면적이다. 공개 경매자료상 매각대상은 약 3,527.6평 상당의 토지지분으로 확인된다. 반면 현재 제출자료가 제시하는 1차 취득면적은 3,192평이다. 차이는 약 335.6평이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이 차이가 단순한 면적 산정방식의 차이인지, 경매대상 지분과 현재 매매대상 권리범위가 달라졌기 때문인지, 경매 이후 추가적인 권리변동이 있었기 때문인지는 확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335.6평이 사라졌다’고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두 숫자가 어떤 지분과 필지를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위치다. 335.6평이 사업부지 외곽에 위치한 토지인지, 진입도로 또는 개발부지 중앙에 포함되는지에 따라 전체 개발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가격을 비교하기 전에 면적과 권리부터 맞춰야 하는 이유다.
▶ 같은 7,740평인데 왜 3,192평만 150만원인가
두 번째 쟁점은 현재 제안가격 내부에서 발견된다. 전체 7,740평 가운데 4,548평에는 평당 100만원이 적용됐지만 3,192평에는 150만원이 적용됐다. 전체 7,740평을 평당 100만원으로 평가한 금액은 77억4,000만원이다. 여기에 3,192평에만 추가된 평당 50만원을 계산하면 15억9,600만원이다. 두 금액을 합하면 현재 전체 제안가격인 93억3,600만원이 된다. 결국 가격검증의 핵심은 단순히 ‘평당 150만원이 비싼가’가 아니다. 3,192평에 추가된 15억9,600만원은 무엇의 가격인가.
경매 이후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데 들어간 비용일 수 있다. 공유관계나 점유관계를 정리하면서 발생한 가치일 수도 있다. 실제 토목공사나 설계·인허가 비용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개발이익이 현재 가격에 먼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이를 판단하려면 추가 지분 취득계약과 실제 대금지급 자료, 공사계약서와 세금계산서, 인허가 원본, 도로 관련 행정자료를 서로 대조해야 한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비용과 가치는 같은 것이 아니다. 토목공사에 10억원을 투입했다고 토지가치가 반드시 10억원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적법한 진입도로를 확보하는 데 들어간 직접비용은 크지 않더라도 개발 가능성이 크게 개선됐다면 시장가치는 그 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 따라서 15억9,600만원은 ‘얼마를 썼는가’와 ‘얼마의 가치가 새로 생겼는가’를 나눠 검증해야 한다.
▶ 경매가격이 낮았던 이유도 아직 단정할 수 없다
과거 경매가격 역시 신중하게 봐야 한다. 공개자료상 당시 감정가격은 약 26억5,300만원, 매각가격은 13억6,540만원으로 매각가격은 감정가격의 약 51.5% 수준이다. 공개 경매정보에는 분묘기지권과 유치권 관련 표시도 확인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유치권 때문에 절반값에 팔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분매각 자체의 할인, 공유관계, 유찰 과정, 점유관계, 분묘와 유치권 관련 불확실성, 당시 시장상황과 개발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치권을 주장했다는 사실과 법적으로 유효한 유치권이 성립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법원 감정평가서와 현황조사서, 매각물건명세서를 통해 당시 점유관계와 권리상태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 7,740평보다 중요한 ‘실제로 쓸 수 있는 땅’
개발사업 관점에서는 또 다른 숫자가 필요하다. 유효개발면적이다. 7,740평을 보유한다고 해서 7,740평 전체를 개발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로 편입면적과 법면, 옹벽, 배수시설, 경사지, 분묘 영향구역, 기반시설 등을 제외하면 실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든다. 93억3,600만원을 전체 7,740평으로 나누면 명목상 토지대금은 평당 약 120만6,000원이다. 그러나 유효개발면적이 전체의 70%라고 가정하면 5,418평으로 줄고 토지대금만으로도 유효평당 약 172만원이 된다. 60%라면 약 201만원까지 올라간다.
이는 실제 유효개발면적이 60~70%라는 의미가 아니다. 개발가능면적에 따라 토지 원가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민감도 계산이다. 실제 사업비에는 여기에 취득비용과 금융비, 권리정리비, 도로와 토목공사비, 설계·인허가비 등이 추가된다. 결국 개발사업자가 확인해야 할 숫자는 ‘평당 얼마에 샀느냐’보다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1평을 확보하는 데 최종적으로 얼마가 들어가는가다.
▶ 구적도에 그어진 ‘도시계획도로’…선 하나가 개발가치는 아니다
제출자료의 구적도에는 대상지 동측으로 도시계획도로가 표시돼 있다. 도로는 산지 개발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도면에 도시계획도로가 그어져 있다는 사실과 실제 도로가 개설돼 적법한 접도가 확보됐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도시계획시설 결정번호와 도로 폭, 실시계획인가 여부, 사업시행자, 토지보상 진행상황, 실제 개통일정까지 확인해야 한다. 도로가 대상 토지 일부를 통과한다면 또 다른 계산도 필요하다.
도로 편입으로 개발가능면적이 감소하는 대신 잔여토지가 적법한 접도를 확보하면서 가치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로가 생기니 호재’라는 접근보다는 도로 편입으로 잃는 면적과 접도 개선으로 얻는 개발가치를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
▶ 1차 47억8,800만원을 지급한 뒤 사업이 멈추면
현재 구조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는 ‘성공했을 때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다. 중간에 사업이 멈추면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느냐다. 1차로 47억8,800만원을 지급해 3,192평을 취득한 뒤 잔여 4,548평의 권리정리가 실패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3,192평만 독립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 정상적으로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지, 다시 공유물분할이나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잔여 공유자 일부가 매각을 거부하거나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홀드아웃’ 문제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남은 지분이 진입도로 또는 사업부지 핵심부에 있다면 전체 지분의 작은 비율만으로도 사업을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잔여 4,548평에 적용된 45억4,800만원은 계약으로 확보된 확정원가인지, 현재 단계의 산술적인 예상가격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개발 프리미엄은 누가 받고, 개발위험은 누가 부담하나
여기서 가격 문제는 계약구조의 문제로 이어진다. 3,192평에 평당 150만원을 적용한 이유가 이미 완료된 권리정리와 인허가, 토목공사 등 개발완성도 때문이라면 해당 프리미엄을 받는 측이 어느 범위까지 그 완성도를 책임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잔여지분 확보가 실패하거나 점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인허가 승계 또는 도로 확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모든 위험을 매수자가 부담한다면 구조는 달라진다. 매도자는 개발 프리미엄을 받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개발위험은 매수자가 떠안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거래에서 가격과 책임은 따로 볼 수 없다. 권리와 개발가치가 완성된 만큼 가격을 지급하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은 선행조건이나 단계별 지급 등으로 위험을 배분하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 결국 93억3,600만원은 비싼가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93억3,600만원이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고, 반대로 적정한 개발용지 가격이라는 근거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판단을 위해서는 세 가지 검증이 필요하다. 경매 이후 실제 추가로 투입된 비용과 새롭게 완성된 권리를 확인해야 한다. 비슷한 용도지역과 지목, 규모, 접도·개발상태를 가진 실제 토지거래와 비교해야 한다. 또 계획된 개발사업의 완성 후 예상가치에서 건축·토목·금융·세금·인허가비와 적정 개발이익을 차감해 현재 토지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역산해야 한다. 세 가지 방법이 비슷한 가격대를 가리킨다면 현재 제안가격의 설득력은 높아진다. 그렇지 않다면 그 차이가 무엇의 가격인지 다시 설명돼야 한다.
▶ ‘얼마에 샀나’보다 ‘무엇을 완성했나’
용인 초부리 산76 일원은 단순한 임야 매매로 보기 어렵다. 다수의 공유지분과 경매 이력, 점유·유치권 주장, 분묘 문제, 인허가와 토목공사 주장, 계획도로와 잔여지분 확보가 동시에 얽혀 있다. 따라서 이 토지의 가치는 단순한 평당가격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매가격은 과거의 위험을 반영할 수 있고 현재 매도가격은 미래의 기대를 반영할 수 있다. 그 사이에서 실제 부동산 가치를 만드는 것은 소유권과 점유, 적법한 접도와 인허가, 토목공사와 실제 개발가능면적이 얼마나 완성됐는가다.
결국 취재가 확인해야 할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2024년 5월 경매 이후 이 땅에는 어떤 권리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그것을 증명할 문서는 무엇인가. 그 답이 확인돼야 13억6,540만원의 경매가격과 93억3,600만원의 현재 제안가격 사이에 놓인 간극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이 토지가 ‘경매에서 매입된 지분’에서 ‘개발 가능한 자산’으로 실제 전환됐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일요주간 / 이누리 부동산 전문 기자 yinuri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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