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작권 전환, 날짜보다 준비가 먼저다

칼럼 / 이재훈 주필 / 2026-10-08 11: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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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10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차량이 세워져 있다. 한미는 17일부터 27일까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한 연례적·방어적 성격의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을 진행했다. (사진=newsis)

전쟁이 터진 뒤에는 연습할 시간이 없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먼저 알아야 한다. 전작권이 무엇이며, 왜 미군 장성이 행사하고 있는가.


전작권의 역사는 6·25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의 남침으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지자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7월 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넘겼다. 연합군의 지휘를 하나로 묶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됐고,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은 한국군에 반환됐다. 현재 평시 우리 군의 작전통제권은 한국 합참의장이 행사한다. 전시에는 미군 장성이 맡는 한미연합사령관이 양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정된 한미 부대를 지휘한다. 미국이 평소에도 우리 군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전작권 전환을 마치 빼앗긴 군사주권을 되찾는 일처럼 설명한다면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자주국방은 구호가 아니라 나라를 지킬 군사적 능력이다. 지휘권을 누가 갖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에서 국민을 지킬 수 있느냐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7일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을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앞두고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전환 목표연도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가 합의한 전환 조건은 분명하다.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안정적인 안보환경이다. FOC 검증 이후에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과 조건 충족에 대한 한미의 판단이 남는다. 목표연도를 정한다고 전쟁을 지휘할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지난 8월 한미연합연습에서는 계획된 연합 야외기동훈련 14건 가운데 7건만 정상 시행됐다. 실전적 훈련과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을 지휘할 능력은 회의실의 평가서가 아니라 반복된 훈련과 검증으로 입증해야 한다.


국민의 불안도 가볍지 않다. 8일 발표된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59.3%가 국가안보 상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30대는 71.5%, 18~20대는 66.0%였다. 전작권 찬반 조사는 아니지만 국민의 안보 불안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 장성이 미래연합사령관을 맡는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탐지하고 대응할 능력은 충분한가. 미국의 정보자산과 증원전력은 차질 없이 활용할 수 있는가. 한국군 주도의 연합지휘체계는 충분히 검증됐는가.


미군 장성이 지휘한다고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군 장성이 지휘한다고 자주국방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전작권 전환이 미군 철수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핵심은 한미연합군이 어떤 지휘체계에서도 침략을 억제하고 전쟁에 승리할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국방부는 전환 일정만 앞세우지 말고 준비 수준과 남은 과제, 전환 이후의 연합방위체계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군사기밀을 공개하라는 뜻이 아니다. 국가안보의 중대한 변화를 판단할 근거는 제시하라는 것이다.


안보는 정치적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이 아니다. 국민의 생사가 걸린 문제다. 전작권 전환의 기준은 정권의 임기가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고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 국방부는 자주국방이라는 구호보다 실력으로, 정치적 일정표보다 검증 결과로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 이재훈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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