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모 작가의 인물탐방]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고문수 전무’

People / 정선모 작가 / 2020-12-13 13:46:16
  • 카카오톡 보내기
처음에는 무한사랑 베푼 부친이야기 구상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애환의 가족이야기
세대간 갈등 줄고, 가족간 우의 돈독해져
▲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고문수 전무’와 박영희 여사

● 최근 3대가 함께 모여 문집을 발간했는데?

▼ 저는 주중에는 매일 새벽 5시 30분경 집이 있는 분당에서 서초동 서초성당 근처 헬스장으로 향합니다. 이곳 헬스장에서 가재산님(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 회장)과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3~4년 전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현직에 근무하고 있지만, 무언가 남기고 싶은 의향이 없느냐? 그 어떤 것보다 글을 써서 책으로 남기는 것이 보람 있을 거라고 틈나는 대로 말씀하셨고, 그것이 저의 뇌리에 필(feel)이 꽂혔다고나 할까요.

가재산님의 권유로 인간개발연구원 회원과 부설로 운영하는 글쓰기 대학에 가입하여 3~4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모여 유명작가의 강연을 듣고, 그때그때 회원들이 제출한 원고에 대해 강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나이 70을 넘기다 보니 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고,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글쓰기 대학 초기 때 일입니다. 내가 제출한 작품에 대해 눈물이 핑 날 정도로 지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원문에다 온통 붉은 사인펜으로 수정한 것을 되돌려 받기도 했습니다.

금년도 2월경, 인간개발연구원 창립 45주년 기념 에세이집인 ‘아름다운 만남, 새벽을 깨우다’에 작품 한 편을 실었습니다. 바로 부록에 나와 있는 ‘아버지는 산이었다’라는 글입니다. 글쓰기를 배우는 동안 나의 어린 시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일,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평생의 반려자인 아내에 대한 이야기, 즐거운 인생, 내 삶의 동반자들에 대한 이야기 등 40여 편의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가재산님은 그동안 기록한 내용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였습니다. 우선 금년 말까지 책을 내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부모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나와 주변에 관한 이야기 등을 정리하고, 아버지처럼 나의 자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졌을까? 나의 존재가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각인되어 있을까? 남은 인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등등에 방점을 찍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었습니다. 3대에 걸쳐 함께 쓸 것을 구상한 것은 나중에 생각한 것입니다.

 

▲ 외손녀 한지원의 표지 그림

● 집필 원고를 모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 한 달에 두서너 번 정도 주말에는 온 가족이 우리 집에 모입니다. 이때 가족들 모두 동참하는 책을 발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가족들의 참여를 독려하게 되었습니다.

중간 중간 카톡으로 구글 드라이브로 원고 내용을 올려놓고 독려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빠, 책은 무슨 책이야!” “글 쓰는 소질이 없다.”는 등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도 있었습니다.

찬찬히 원고를 쓰고 있는 도중에 문득 저의 생일날이나 어버이날에 손주들이 카드를 만들어 전해준 것을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친손자(고유찬)가 금년에 고1인데 손자가 태어날 때 아들(고상윤)이 쓴 '아들 분만기'를 그때 당시 ‘싸이월드’에 올린 글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불현듯 이것도 모아서 책에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이 흔쾌히 응하여 ‘아버지 고문수’에 대한 원고를 보내주었고, 며느리가 손주들의 일기와 시 등을, 딸이 외손주들이 그린 그림을 보내왔습니다. 인쇄 들어가기 직전에 며느리와 딸의 원고가 도착하였습니다. 가족 모두가 참여하여 지금처럼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그리고 남다른 느낌과 소회는?

▼ 제가 쓴 책을 남이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한 것이 사실입니다. 3대가 함께 쓴 이 책은 가족과 함께 돈독한 정을 나누며 서로가 품고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책이 많이 발간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만들면서 공감대가 생겨 세대 간의 갈등도 줄어들고, 가족 간의 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책이 출간되어 받아 본 가족들은 이럴 줄 알았으면 몇 편 더 쓸 것을 그랬다면서 무척 기뻐했습니다. 손주들도 자기가 쓴 시며, 그림이 책 속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 고맙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야말로 처음으로 발간한 이 책이 무척 소중하고, 보람된 일을 했다고 느낍니다.

원고를 보내는 것부터 수정할 부분을 주고받는 것 모두를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하였으며, 이러다 보니 핸드폰으로 글쓰기를 익힌 것도 컴맹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가 아주 훌륭한 한 권의 책을 안겨주신 데 대하여 무한한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한 채의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중요하듯이 자신이 직접 쓴 글이 바탕이 되겠지만, 그 집을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꼭 책을 내라며 끊임없이 독려해주신 가재산님, 그리고 도서출판SUN 정선모 대표님을 만난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