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첫 사례..."기업들, 실제 탄소 배출 저감 위해 애써야"
![]() |
▲ 기후솔루션 활동가들이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앞에서 펼친 퍼포먼스. (사진=기후솔루션 제공) |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환경부가 포스코의 탄소중립 브랜드 ‘그리닛’(Greenate)의 일부 표현을 ‘그린워싱’이라 판단하고 시정 행정지도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그린 워싱 가이드라인’(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최초의 ‘그린워싱’ 판단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닛의 ‘그린워싱’(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위반) 신고인인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지난달 28일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환경부는 신고 대상 일부인 ‘그리닛 밸류체인(greenate value chain)’ 제품에 대해 그린워싱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포스코에 27일 시정 행정지도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저탄소 철강제품 ‘그리닛 스틸’을 비롯해 ‘그리닛 테크&프로세스’, ‘그리닛 인프라’ 등 3개의 탄소중립 브랜드를 선보였다. 특히 3개의 브랜드 가운데 그리닛 스틸이 대표 상품으로 그리닛 철강엔 그리닛 서티파이드 스틸(Greenate certified steel, 그리닛 인증 철강), 그리닛 카본 리듀스드 철강(Greenate cabon reduced steel), 그리닛 밸류체인(Greenate Value chain) 등 3개를 서브 브랜드로 내세운 것이다.
그러나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12월 그리닛 스틸의 3개의 서브 브랜드가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미미한데도 불구하고 마치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며 ‘그린워싱’ 혐의로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러한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환경부는 그린워싱 혐의를 심사한 결과 이 가운데 “그리닛 밸류체인을 홍보하고 있는 표현이 탄소 저감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고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해 오인 소지가 있다”며 ‘그린워싱’으로 판단해 일부 표현에 행정지도를 내렸다. 포스코는 ‘그리닛 밸류체인’을 고품질의 제품이라 교체주기가 늘어나고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시설에 제공된다고 하는 이유만으로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해 왔다.
신고를 한 기후솔루션 이관행 외국변호사(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친환경’이 기업의 필수 마케팅 전략이 되면서 무늬만 친환경을 내세우는 ‘그린워싱’이 갈수록 교묘해졌다. 이는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와 같음에도 국내 그린워싱 지침 기준이 모호해 제재를 피해가기 쉽다는 지적이 잇따랐다”며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해 그린워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했고 이번 사례는 개정 이후 첫 그린워싱 판단 사례로 환경부가 그린워싱 방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같다.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들은 기업의 자원과 재원을 위장 친환경 마케팅에 투입하기 보다는 실제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연구 및 투자 활동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스코(POSCO)가 탈탄소를 향한 ‘탄소중립 마스터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그리닛(Greenate)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위)으로 고발당했다. 기후솔루션은 1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와 환경부에 포스코의 그리닛을 그린워싱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 위반)로 신고했다. 이는 지난 공정위와 환경부가 각각 지난 9월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이하 “그린워싱 심사지침”)을 개정하고, 10월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이하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최초의 위반 신고 사례다.
◇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단한 역할 하는 것인 양 포장...실제 탄소배출 저감 거의 없어"
앞서 지난해 12월 기후솔루션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포스코가 현재 탈탄소 정책의 대표로 선전한 그리닛 3개 브랜드('그리닛 스틸', '그리닛 테크&프로세스', '그리닛 인프라') 가운데 2개가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그다지 없는데 마치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며 환경부와 공정위에 그린워싱 위반 신고를 한 바 있다.
당시 기후솔루션은 "그리닛 스틸 브랜드는 '그리닛 서티파이드 스틸'(Greenate certified steel, 그리닛 인증 강철)이다. '탄소배출량 0'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탄소배출 저감은 거의 없으면서 이른바 '서류상'으로 만들어 낸 탄소배출 제로 철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 이명주 철강 부문 책임은 "이런 제품을 탄소배출 0 철강으로 앞세워 홍보하는 것은 쉽게 친환경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전형적인 그린워싱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닛 인증 철강이 탄소배출량 0이 되는 비법은 '매스 밸런스'(mass balance)라는 계산 방식에 있다. 매스 밸런스란 예를 들어 철강 코일 6개를 생산하면서 탄소배출량을 과거 6개 생산할 때 내던 양에서 5개 생산할 때는 내는 양으로 일부 저감하면 1개의 코일을 ‘탄소배출량 0’ 제품으로 둔갑시키는 방식이다. 즉 실제는 모든 제품이 기존 대비 5/6의 탄소를 배출한 것이지만 5개는 탄소배출 제품으로 취급하고 1개는 친환경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포스코의 매스밸런스 방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선 탄소 저감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1년 간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은 7019만 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0.8 %에 불과한 59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도 이를 일부 강철에 '몰아줘서' 무탄소 강철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명주 책임은 다른 서브 브랜드인 '그리너블(Greenable)'은 태양광, 수소,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시설에 쓰인다는 이유로 친환경 브랜드라고 홍보하고 있다며 "탄소배출량은 기존 철강 제품과 아무 차이가 없다. 단지 '친환경적인 곳'에 쓰인다는 이유로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