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주)디지털인더스 변민선 상무 "과학과 산업의 근간은 측정, 초등생부터 '캘리퍼스' 생활화 해야"

Interview / 김상영 기자 / 2024-05-13 15: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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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들 과학 교육 과정서 기본 측정기의 대부분을 일본, 중국산 사용 중
디지털인더스, KAI 인증 국산 '버니아 캘리퍼스' 개발해 교육기관 통해 보급 나서
견고한 국산 최고급 플라스틱 소재 사용해 유해물질로부터 학생들 안전성 확보
경기도교육청, 과학 강국 위한 교육에 힘쓰는 일환으로 도내 초중교에 보급 나서
과학 강국 지향하는 교육 위해 초등 교육부터 기초 과학 활성화와 양성에 힘써야
▲(주)디지털인더스 변민선 상무. (사진=김상영 기자)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모든 과학과 산업의 근간은 측정이다."

 

한 여성사업가가 전국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국산 캘리퍼스(물체의 외경, 내경, 두께, 높이, 깊이 등을 측정하는 기구) 보급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측정기기 전문 판매업체 (주)디지털인더스(대표이사 송옥희) 변민선 상무는 "대한민국이 과학 강국을 지향하는 진정한 산업보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초 과학이 발전해야 한다"며 "모든 과학과 산업의 근간은 측정이기에 그 첫걸음으로 기초 측정기 '버니어 캘리퍼스' 사용의 생활화"라고 강조했다.

디지털인더스 변민선 상무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사용하는 기본 측정기는 대부분이 일본제 버니어 캘리퍼스나 싸구려 중국산을 활용해 과학 교육을 받고있는 현실을 참담하게 여기고 각고의 노력끝에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한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를 개발해 교육기관을 통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캠페인은 초기 단계로 과학 강국을 위한 교육에 힘쓰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산하 미래과학교육원 등 경기 도내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 보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변민선 상무와 일문일답.>

Q.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A.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측정기 중 캘리퍼스의 100%가 외국 생산제품인데 이 중 일본 제품이 90% 이상 독점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부품소재는 일본산 측정기가 없으면 굴러갈 수가 없다. 국산 반도체 장비생산 시에 대부분의 측정 장비는 일본산 제품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반도체에 들어가는 장비나 부품의 대부분은 일본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의 줄임말)이 발전하지 못한 근간에는 취약한 기초 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 기초 과학의 발전 없이는 온전한 과학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 그래서 초중등생들이 기초 과학의 근간이 되는 측정기(버니어 캘리퍼스)를 사용하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을 목표로 전국 교육청을 상대로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 보급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기초 과학의 가장 기본 도구인 국산 측정기를 많이 보급해서 국산 제품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하고 훌륭한 과학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표다.

 

▲(주)디지털인더스 변민선 상무. (사진=김상영 기자)

 

Q. 현재 국내 보급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A. 이제 시작단계다. 경기도교육청은 과학 강국을 위한 교육에 힘쓰는 일환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활동에도 공감한다고 본다. 현재 경기도 내 초중등학교에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를)보급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뗀 상태이다. 한국폴리스텍대학교에서도 우리 제품(버니어 캘리퍼스)을 구입해 교육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론 각 기업이나 단체에서 마켓팅용으로 보급을 하고 있다.

Q. 흔히 측정기하면 치수를 재는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과학과 산업 분야에서 '버니어 캘리퍼스'가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A. 어떤 제품을 만들때 치수가 한치라도 어긋나면 제품을 조립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측정이 정확해야 제품을 완성할 수 있다. 흔히들 측정기를 단순히 길이나 두께 정도를 재는 장비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큰 오산이다. 정밀한 측정과 관측이 가능해지면서 인류는 우주선을 개발해 우주 정복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도 현미경이라는 초정밀 측정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만큼 측정은 우리 인류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측정 기술이 인류문명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Q. 일본 제품이 점령하고 있는 국내 측정기 시장에서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를 개발에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이 사업을 하면서 모든 과학의 기초가 측정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디지털인더스는 10년 전 '버니어 캘리퍼스'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와 함께 핀 게이지도 개발하여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에서 공식 인증까지 받았다. 현재 일본 제품과 동급이라고 보면 된다. 금형, 사출(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과정) 등 모든 과정을 국내 업체가 완성했다. 일본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생각했다면 만들지 않았다. 오직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를 초중등생들에게 보급해 우리나라 기초 과학이 성장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일념 하나로 측정기를 개발했다.

Q. 국내 측정기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A. 일본 제품의 경우 국내 스몰툴(버니어 캘리퍼스 등) 시장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미경 등 다른 측정기 분야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가 더 크다. 만약 일본 정부가 문재인 정부 때 반도체에 사용되는 소재, 장비 수출을 제한해 국내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준 것처럼 당시와 흡사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일례로 1983년에 국내 5개 기업이 합작 해 국산 캘리퍼스 만들었으나 일본 기업이 제품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진 국내 업체가 파산을 하면서 국산 최초의 캘리퍼스는 사라졌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 있다.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는 레이저 마킹 제조공법으로 오차범위를 최소화했다.(사진=김상영 기자)

Q. 디지털 인더스에서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국산 '버니어 캘리퍼스'의 특징은?
A.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싸구려 제품은 재생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환경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이 제품을 항상 손에 쥐고 사용해야만 하는 학생들에 대한 안전이었다. 본 제품은 재생 소재가 아닌 안전성이 확인되고, 견고한 국산 최고급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학생들을 환경 유해물질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했다. 또한 스텐레스가 아닌 고강도 플라스틱 소재를 채택하여 사용 중 다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했다. 측정치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레이저 마킹 제조공법으로 오차범위를 최소화했기에 학생들이 길이 두께 높이 내경 외경 등을 측정하는데 전혀문제가 없다. 우리 제품은 세계 어느 시장에 출품해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Q. 캠페인을 하는데 있어 정부 기관의 도움을 바라는가?
A. 가장 먼저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캠페인에 힘써주셨으면 한다. 그다음은 산업기관이나 기업의 참여를 희망 한다. 거창한 참여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요즘 정부 기관이나 기업체에서 온라인 설문지 응답에 따른 보상으로 유명브랜드 커피 쿠폰을 많이 나눠주고 있다. 사실 한 잔 마시고 없어지는 커피보다 우리 제품인 ‘버니어 캘리퍼스’ 같은 쿠폰을 나눠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한 번 배포하면 수십 년간 집안에 보관하며 온 가족이 사용할 것이다. 거창한 동참보다는 이러한 방식으로라도 캠페인을 활성화해 준다면 ‘버니어 캘리퍼스’를 전 국민적으로 보급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공업이 죽으면 나라가 죽는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한테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엔지니어가 천대받는 직업으로 전락하면서 기술 현장에는 외국인들 천지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아이돌 그룹이 하루에만 70여 개가 생겨난다고 한다. 엔지니어에 대한 관심은 1도 없다. 엔지니어가 없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과학 강국을 지향하는 교육을 위해서는 초등학생부터 과학도 양성에 힘써야 한다. 그 중심의 가장 기초가 측정이고 측정의 기본은 ‘버니어 켈리퍼스’다. 초등생부터 ‘버니어 캘리퍼스’사용을 생활화하면 훌륭한 과학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수십 수백만 개를 보급해 최고의 과학자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과학자 한 명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것이다. 과학 강국을 위해 우리 모두 힘써야 할 시기다. 과학 강국은 꿈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듯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국민 모두 동참해주시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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