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붓다
홍은택
결가부좌를 풀자
몸이 허공에 뜬다
몸이 땅에서 멀어지고
그림자가 흩어졌다
그림자는 몸에 깃든 영혼
영혼은 빛 속에 드러나는 어둠인데
무릎관절의 저릿한 통증이 애틋하고
내 그림자가 짓는 어둠이 간절해서
그만
땅으로 내려앉아야 할 시간
발밑을 날던 새가 힐끗,
날아가던 곳으로 날아간다

[일요주간 = 이은화 작가] ( 시 감상 ) 깨달음은 언제나 위를 향한다고 믿어왔지요. 부처는 대좌 위에 앉고 영혼은 몸을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롭다고요. 이런 마음은 많은 이들이 공유해 온 생각일 거예요. 그런데 시인은 오름보다 땅으로 내려오는 삶을 갈망합니다. “결가부좌를 풀자 / 몸이 허공에 뜬다”라는 행처럼 “풀다”라는 내려놓음의 행위는 수행의 완성이 아니라 해제에 가깝지요. 애써 깨달으려는 힘을 내려놓는 순간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것, 선불교에서 말하는 무위(無爲)의 체험이 이 두 행에 담겨 있지요.
이어 “몸이 땅에서 멀어지고 / 그림자가 흩어졌다”라고 말합니다. 철학에서 그림자는 부정의 상징이지요. 플라톤의 동굴에서 그림자는 진실이 아닌 허상이며 융의 심리학에서는 억압된 어둠의 자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림자의 흩어짐은 마치 부정성을 극복한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시인은 그 통념을 뒤집습니다. 부처가 되는 것보다 고통을 느끼고 그림자를 가진 인간으로 땅 위에 서 있는 것이 더 간절하다고요. 시인의 깨달음에도 새는 “힐끗,” 바라보며 무심히 날고 세계는 이전과 다름없이 흘러가지요. 「플라잉 붓다」는 초월을 경험한 뒤, 그럼에도 땅을 선택하는 시입니다. 땅이 허공보다 더 깊다는 것을 아는 시인의 선택, 비상보다 착지가 더 어렵다는 시인의 달관적 사유가 담긴 시입니다.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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