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 노동자 “정신적·육체적 건강 모두 잃어...휴식권 보장하라”

현장+ / 김성환 기자 / 2023-01-31 09: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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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장시간 노동에 고통...주 1회 의무휴업 백화점·면세점에 도입해야”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조합 대표들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면세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일요주간 = 김성환 기자] 백화점·면세점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라”며 대형마트와 같은 의무휴업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3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백화점·면세점에 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국회에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6일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내용을 요구했지만 지금도 주요 면세점들은 여전히 ‘연중무휴’ 영업을 자랑하고 있으며, 백화점들은 한 달에 단 하루뿐인 정기휴무를 올해 2월에는 아예 시행조차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통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가 제대로 못 쉬면 매장의 여러 설비도 쉬지 못한다”며 “올해 1월 일어난 NC백화점 야탑점의 천장 균열 발생 사건은 기업의 지나친 이윤추구로 발생한 인재였다. 정기적인 의무 휴점일이 있었다면 주기적인 사전점검과 유지·보수는 훨씬 많았을 것이고, 위험 요인은 사전에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조합 대표들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면세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또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정신적 건강과 육체적 건강을 모두 잃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주 1회 의무휴업을 백화점·면세점에 도입하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이 업종의 일자리 질을 낮게 만드는 주범이 백화점업종의 대기업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이며 면세점업종의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의 유통재벌회사”라며 “입점업체를 보고 취업했는데 백화점의 근무조건 환경 때문에 퇴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구직자를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입점업체와의 교섭은 물론 우리의 근로조건의 수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 면세점과의 교섭을 통해서 판매서비스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안전한 노동환경, 일과 삶 균형을 위한 방안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백화점과 면세점은 사회적 기업으로써 ESG경영 실천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조합 대표들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면세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사 측에 교섭요구서를 전달했다.(사진=일요주간 DB)


정민정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신세계, 롯데 유통재벌들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유통재벌의 이익을 위해 의무휴업을 폐지하려 하고 있다”며 “홍준표 대구 시장을 앞장세워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하고, 의무 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면서 의무휴업을 무력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유통판매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향상될 때 가능하다”며 “노동조건 향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유통판매노동자들의 건강권,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정기 휴점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성진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로레알코리아지부 사무국장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또한 동료들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동 휴식권이 보장되는 유일한 정기 휴무를 백화점 원청인 기업들이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2월은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이유는 1월 1일 신정에 정기 휴무를 진행했고 1월 설날연휴 이틀의 정기 휴무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 사무국장은 “이는 명백히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무시하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조삼모사가 아닐 수 없다”며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휴식권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더 나아가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백화점 원청은 정기 휴무를 축소할 게 아니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동조합 대표들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면세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일요주간 DB)

 

이희주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면세점업종본부 부본부장은 “365일 연중무휴로 근무함에도 평일에 직장인들도 일 끝내고 올 수 있어야 한다며 면세업체는 노동자들과는 한마디 상의 없이 영업시간을 조금씩 늘리더니 저녁 시간마저 빼앗아 갔다”면서 “면세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근하기까지 늦어도 새벽 4시에는 일어나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이 부본부장은 “새벽 4시 다들 고단하게 잠들어있을 시간에 일어나고 저녁 9시 30분에 마감하고 다들 잠들려는 시간에나 집에 도착해 12시에 잠든다고 해도 새벽 4시에는 일어나야 하는, 이 고단한 삶이 뭐든지 노동자와는 상의 없이 결정되고 결론이 나버리는 기계 같은 삶이 아닌 노동자들의 의견이 들어가고 함께 논의되어 결정되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면세업계가 불황에 빠졌다고 영업시간 단축하고 연휴에 휴점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면세 노동자들에게 저녁 시간이 있는 삶을 위해 연휴가 있는 삶을 위해 현재의 영업시간과 앞으로도 연중무휴가 아닌 연휴 당일에는 모두 다 함께 쉴 수 있도록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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